국내트레킹 447

도봉산 단풍 - 2024년 11월 17일(일)

어제 오후부터 내린 비로 하루 사이에 10도 정도가 뚝 떨어진 쌀쌀한 늦가을 날씨로 돌변했다. 우이능선의 테라스에 올라설 때만 하더라도 비 온 후의 신선한 공기에 만족하면서도 찬바람에 대비하여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데 도봉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단풍의 향연을 즐길 수가 있었다. 도봉산에도 이렇게나 고운 단풍이 가득했었나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은행나무 이파리는 절정의 노랑 빛깔을 자랑하고 있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계곡 양안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국내트레킹 2024.11.17

[서울둘레길 2.0] 6코스(고덕산 코스) - 2024년 11월 14일(목)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둘레길 6코스에 접어든다.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만 걷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광진교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리를 건너간다. 도보길로 재탄생한 광진교를 건너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올해부터 유난히 가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아내는 울긋불긋한 가을 색채가 무척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고 한다. 한강 고수부지의 미루나무 가로수길은 맨발걷기를 위한 흙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집 가까이 있다면 매일 걷고 싶은 길이라서 부러운 마음 한가득이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부근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화려한 노랑빛깔의 향연 중이다. 고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오솔길은 정겹게 이야기 나누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몸상태만 괜찮았다면 7코스까지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감기 들린 몸..

[서울둘레길 2.0] 4코스(망우·용마산) ~ 5코스(아차산) - 2024년 11월 1일(금)

평일 오후 시간을 이용해 아내와 함께 서울둘레길을 이어가기로 한다.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에서 내려 만두와 떡을 사서 배낭에 챙겨 넣은 후, 곧바로 서울둘레길에 접어든다. 지난 번에 걸었던 길을 신내역까지 중복해서 걸어도 좋다. 신내역 이후부터는 새로운 길이다. 양원역 주변에서 방심하다가 길을 잃는다. 서울둘레길은 시내 구간을 통과할 때 길 찾아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교차로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금새 길을 잃을 수 있다. 신호등을 건너기 직전과 직후에 이정표를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중랑캠핑숲에서 점심을 먹고 망우역사문화공원과 함께 예전보다 잘 정비된 망우산 허리길을 따라 망우산과 용마산 사이의 깔딱고개 쉼터에서 오늘의 첫 스탬프를 찍는다. 깔딱고개의 가파른 570개 계단을 올라서니 한강..

[서울둘레길 2.0] 3코스(불암산 코스) - 2024년 10월 25일(금)

서울둘레길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서든 지하철역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2주 전에 걸었던 서울둘레길을 이어 가기로 한다.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 조성된 국화정원을 잠시 구경한 후, 지난 번 종점이었던 불암산전망대부터 이어진 서울둘레길에 올라섰다. 학도암 아래의 벤치에서 떡을 곁들인 모닝커피를 마신 후, 쉬엄쉬엄 걸어서 공릉산백세문을 통과하여 산길을 벗어났다. 3코스 종점인 화랑대역 주변의 공릉동 근린공원에서 스탬프를 찍고, 멋진 조각작품이 보이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조금 더 걸어도 좋을 듯하여 둘레길 지도 상에 4-1코스로 표기되어 있는 묵동천변길을 따라 걷다가 신내어울공원에서 오늘의 두 번째 스탬프를 찍었다. 서울둘레길이 지나는 신내역에서 6호선 지..

홍천 공작산 - 2024년 10월 19일(토)

홍천 공작산(887m)엔 오늘이 처음이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산이라고 한다. 공작산은 진즉부터 한 번은 오르고 싶은 산으로 나의 뇌리에 남아 있던 곳이다. 애초엔 공작고개에서 출발하여 공작산 정상을 다녀온 후, 수타사로 이동하여 산소길을 걸어보는 일정을 계획했었다. 그런데 막상 공작고개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홍천군에 들어서면서부터 흩날리기 시작한 이슬비가 그치지 않을 기세다. 하는 수 없이 수타사로 가서 산소길을 먼저 가볍게 걷기로 한다. 수타사 계곡 양안을 둘레길처럼 이어놓은 산소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광 좋은 산책길이다. 어제 내린 비로 한껏 풍성해진 계곡물과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주변 숲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비가 완전히 그친 것을 확인한 후 다시 공작고개로 돌아와..

국내트레킹 2024.10.20

[서울둘레길 2.0] 2코스(덕릉고개 코스) - 2024년 10월 11일(금)

지난 주에 아내와 함께 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걸었던 산길의 종착점이 총 연장 156.5 킬로미터에 이르는 서울둘레길의 기점인 서울창포원이었다. 발길 닿는 대로 산책하듯 편한 발걸음을 옮겼던 그때 서울둘레길이 기존 8개 코스에서 21개 코스로 세분화 되어 새롭게 단장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창포원의 안내센터에서 서울둘레길 2.0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아내와 나는 스탬프북과 지도를 각각 한 부씩 가져왔었다. 서울둘레길이 8개 코스로 나눠져 있던 시기에 나는 이미 한 차례 두서 없는 완주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득 21개로 세분된 코스를 아내와 함께 스탬프 찍어 가면서 차례대로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서울둘레길 2코스 시작점인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

[서울둘레길 2.0] 1코스(수락산 코스) - 2024년 10월 5일(토)

암벽등반 약속이 없는 토요일이다. 집안에 머물기엔 창밖의 가을날씨가 너무나 좋다. 아내와 함께 즉흥적으로 의기투합하여 수락산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가 32년 전에 처음으로 신혼살림을 차렸던 상계역 주변의 아파트를 둘러보면서 당시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것으로 하이킹을 시작하여 상계동 주택가를 벗어나 수락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서울둘레길에 올랐다.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 서울둘레길 출발점인 서울창포원까지 걸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새롭게 세분된 서울둘레길 1코스였다. 기존 8개 코스를 21개 코스로 세분화 한 서울둘레길 2.0이 탄생한 것이다. 나는 순서에 상관 없이 스탬프 찍는 건 관심도 두지 않은 채 마음 내키는 대로 8개 코스로 나누어서 서울둘레길을 완주한 경험이 있지만, 21개 코스로 새롭게..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화적연 → 비둘기낭 폭포] - 2024년 9월 21일(토)

지리한 무더위와 열대야가 물러나고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제부터 비로소 가을의 선선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밤 사이 비는 폭우로 변했다. 시간 당 100 밀리미터가 넘는 기록적인 강수량을 보인 지역도 있다고 했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듯하다. 극단으로 치닫는 기후위기를 대할 때마다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이런 때일수록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 소중함을 스스로 깨닫는 행동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생각 속에서 운악산 우중산행을 계획하고 아침 8시에 서울을 나설 때만 해도 빗줄기는 제법 굵직했다. 포천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 몸상태도 별로인 듯하여 즉흥적으로 목적지를 변경하기로 했다. 지난 겨울, 화적연 가는 길에 예기치 못한 폭설로 돌아서야만 했..

국내트레킹 2024.09.22

두타산 무릉계곡 - 2024년 8월 17일(토)

두타산 무릉계곡 일대에 베틀바위전망대와 두타산협곡마천루를 잇는 등산로가 새롭게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진즉부터 접하고 기회가 닿으면 한 번 올라봐야지 하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광복절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떠나온 여름 등반여행의 마지막 날에 이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원래는 영덕 블루로드해벽에서 등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3일 연속 암벽등반을 하는 것보다 하루 정도는 도보 산행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설악산 부럽지 않은 절경을 자랑하는 베틀바위 부근의 암릉미와 두타산협곡마천루에서 내려다본 무릉계곡의 협곡미는 가히 일품이었다. 수도골 석간수 인근의 루프가 인상적인 암벽에 설치된 하강고리를 발견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언젠가는 무릉계곡 일대에 개척되어 있는 암장들과 멀티피치 바윗길에서 등반할..

국내트레킹 2024.08.18

도봉산 - 2024년 7월 27일(토)

오후에 비가 쏟아질 거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암벽등반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우중산행을 대비하여 도봉산 산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기범씨와 은경이가 함께 우이남능선 8부 능선 높이에 자리한 테라스에 올라서 한참 동안의 망중한을 즐긴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지만 확트인 시야로 저멀리 팔당댐 하류의 한강 물줄기까지 선명하게 펼쳐진다.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은 산 아래의 찌는 듯한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준다. 우이암의 우람한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면서 보문능선 상의 바윗턱에서 한가한 점심시간을 누렸다. 우리 일행이 도봉산 입구로 하산하여 버스에 오른 직후에 장대비가 쏟아진다. 수유역에 내려 뒷풀이 하러 홍어삼합집으로 향할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말끔히 그쳐 주었다.

국내트레킹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