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425

북한산 [형제봉능선-산성주릉-소귀골] - 2024년 1월 20일(토)

우이경전철 북한산보국문역에서 일행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정릉천변 산책로를 거슬러 오른다. 오랜만에 기영형이 함께 한 산행이다. 흐린 하늘이지만 춥지 않은 날씨에 시야는 좋은 편이다. 정릉탐방안내소 앞 주차장에서 둘레길을 따라 형제봉으로 향한다.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던 코로나 시절에 강의 녹화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가끔 나홀로 산책하던 이 오솔길도 참 오랜만에 밟아본다. 고도를 높일수록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형제봉 바로 아래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대성문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부터는 아이젠 없이는 한발을 떼기도 힘들 정도의 빙판길이다. 정릉골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면서 눈길을 걸을 땐 모처럼 제대로 된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맛본다는 기분이 든다. 서울 시내와 한강 ..

국내트레킹 2024.01.20

도봉산 신년 산행 - 2024년 1월 6일(토)

새해 들어 첫 주말이다. 애초엔 운악산 산행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왼쪽 다리가 불편했다. 걸음을 내딛기 위해 다리를 올릴 때마다 왼쪽 가랑이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성배씨가 운악산 산행에 동참하고 싶어 했으나, 아무래도 내 다리 상태를 믿을 수가 없었다. 자고 난 후에도 다리가 여전히 불편하면 나는 이번 주말 산행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은 가까운 도봉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하여 공지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경미한 통증은 남아 있으나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는 판단 하에 나도 산행에 참석하겠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광륜사 삼거리에서 9시 정각에 일행들을 만났다. 평소 실내암장에서 함께 운동하는 4명의 악우들이다. 은경, 성배, 준수, 나, 이렇게 넷이서 오붓하게 다락능선..

국내트레킹 2024.01.06

북한산둘레길 함박눈 산행 'Adieu 2023' - 2023년 12월 30일(토)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오전 9시에 우이동에서 육모정고개로 향하는 넓은 진입로를 걷는 동안엔 우산을 써야할 정도의 함박눈으로 변했다. 눈발은 하루종일 끊이지 않았다. 서울의 누적 강설량은 12.2cm로 13년 만의 폭설이라고 했다. 영봉에 올라 인수봉을 조망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우이령 입구에서 내려와 도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어차피 사방이 흐린 하늘에 전망은 없을 것이니 둘레길을 걸으면서 차분하게 함박눈을 즐겨보자는 생각이었다. 연산군묘 앞의 근린공원엔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팔각정에서 잠시 눈을 피하다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갈한 원당마을한옥도서관을 구경했다. 도서관 안에서 바라본 중정이 멋졌다. 소복히 쌓이는 하얀 눈이 운치를 더해 주었다...

국내트레킹 2023.12.31

광릉숲 둘레길 - 2023년 12월 16일(토)

화적연에서 비둘기낭 폭포에 이르는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4코스를 걷고 싶었다. 하지만 아침 8시에 서울을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의정부에서부터 간간히 날리기 시작한 눈발은 구리포천고속도로를 빠져나와 43번 국도 상의 38선 휴게소를 지날 때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졌다. 미처 제설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함박눈이 내린 탓에 차량 통행이 많은 4차선 국도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하여 운전하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자동차들도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적연으로 꺽어지는 2차선 도로는 노면이 하얗게 변해 있어서 진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안전운행을 위해 오늘 계획한 트레킹 일정은 취소하기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로 곧장 돌아오기엔 아쉬움이 남아서 광릉숲 둘레..

국내트레킹 2023.12.17

수락산 - 2023년 12월 3일(일)

얼마 만의 산행인 지 모르겠다. 지난 11월은 내겐 너무나 힘겨운 나날들이었다. 초순 경에 찾아든 감기 바이러스는 지금까지도 내 몸에서 떠날 줄 모르고 있다. 열흘 전에는 독감에 걸려 응급실까지 다녀와야만 했다. 1998년도 12월의 싱가폴 출장길에서 독감에 걸린 후 25년 만에 맛본 독감 증세는 혹독했다. 체온은 40도에 육박했고 온몸의 감각기관이 일제히 통점으로 변한 듯했다. 극심한 통증은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한 것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것이었다. 독감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동안 어제까지 주말에도 입시업무를 감당해야 했다. 2주 남은 이번 학기가 어서 빨리 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쇠약해진 몸을 추스려 보기 위해 수락산에 올랐다. 오전 10시의 약속 시간보다 20여 분 일찍 당고개역에 도착했다. ..

국내트레킹 2023.12.03

북한산 칼바위 - 2023년 11월 11일(토)

감기몸살 때문에 힘겨운 한주간이었다. 주초부터 기침과 콧물이 시작되더니 점점 심해졌다. 다행이 열은 나지 않아서 독감은 아닌 듯했다. 예정된 강의와 세미나 뿐만 아니라 11월에 몰려 있는 여러 자잘한 일정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느라 병원에 갈 시간이 좀체 나지 않았다. 금요일 오후 늦게서야 이비인후과에서 약을 처방 받았다. 금주부터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는 주말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했다. 감기를 핑계로 주말 산행을 거르기는 싫었다. 겨울 등산 복장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집에서 가까운 칼바위에 오르기로 했다. 예상대로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나의 아지트인 칼바위 테라스에 걸터 앉아 햇볕바라기 하는 시간이 더없이 좋았다. 그 어느 때보다 지친 몸으로 하산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깊은 잠 속..

국내트레킹 2023.11.12

괴산 산막이옛길 - 2023년 10월 26일(목)

충북 괴산군을 대표하는 둘레길로 '산막이옛길'에 대한 명성은 매스컴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한번 걸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나의 뇌리 가장자리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모처럼 생긴 평일의 여유시간을 아내와 함께 하는 가을 여행으로 장식하고 싶어서 갈 곳을 구상하던 중 문득 떠오른 곳이 바로 산막이옛길이었다. 우리 부부의 31주년 결혼기념일이 지난 주에 있었지만, 그날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대충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예년보다 늘어난 입시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탓이다. 아내에게 조금은 미안했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난 여행의 목적지로 충북 괴산군을 정하고, 산막이옛길과 문광저수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괴산댐으로 인해 생긴 강 같은 호수 주변에 공원 산책로처럼 잘..

국내트레킹 2023.10.26

가을비 속의 북한산과 도봉산

주말이나 공휴일에 내리는 비는 클라이머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야외 활동 하기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요즘 같은 가을날의 비는 불청객이 분명하다. 지난 월요일은 10월 9일, 한글날이었다. 모처럼 인수봉 등반을 위해 이른 아침에 산에 올랐으나, 하루재를 지나 대슬랩으로 접근하던 중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토요일인 오늘도 자연암벽에서 등반하고 싶었으나, 하루종일 가을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여서 도봉산으로 우중산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우이동에서 원통사에 오른 후 무수골로 내려오는 길지 않은 코스를 걸었다. 금쪽 같이 아까운 가을날에 제대로 된 등반을 즐기지 못하는 갑갑함은 있었으나, 어느덧 추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들과 가을 들꽃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국내트레킹 2023.10.14

가평 조무락골과 석룡산 - 2023년 7월 1일(토)

장마철답게 많은 비가 내린 한주간이었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계속되던 비가 멈추고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정도의 찜통 더위가 시작되었다. 다행히도 이번 주말엔 비 예보가 없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걱정될 뿐이다. 회전근개 힘줄 손상으로 오른쪽 어깨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암벽등반은 언감생심이다. 몸이 아프면 일상의 좋은 습관이 흐트러져 마음까지 나태해지게 마련이다. 운동량은 줄어들고 평소엔 눈길도 주지 않던 간식까지 섭취하니 체중이 늘어 모든 일에 게을러지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불현듯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자기반성이 몰려든다. 이제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멘탈을 단단히 챙겨야 할 때이다. 마음을 다잡아 다시금 선순환의 고리를 되찾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7월의 첫날 여름산행지로..

국내트레킹 2023.07.02

불암산-수락산 여름산행 - 2023년 6월 24일(토)

세상 사는 일이 참 쉽지 않다. 내 계획대로 내 입맛에 맞게 일이 술술 잘 풀리는 경우는 지극히 드물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간다면 그것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세상은 결코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유유히 흘러갈 뿐이라는 진리를 항상 마음에 새기면서 일상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 머리 속으로는 이러한 삶의 태도를 잘 알고 있지만, 막상 내게 닥친 현실을 지혜롭게 극복해내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은 일이다. 지난 월요일까지 성적처리를 마치고 모처럼 학기말의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개운해진 마음도 잠시 실내암장에서 운동을 시작한 저녁 무렵부터 오른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간 온몸에 누적된 피로가 어깨 통증이라는 증상으로 나타난 것일 게다. 이제 기다리던..

국내트레킹 202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