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CARI, Climbing of All Routes in Insu-peak) 프로젝트의 오늘 순서는 '동양'이다. 총 8피치의 바윗길인 이 루트를 부분적으로 등반해본 적은 몇 차례 있으나, 정코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등반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 캐리 프로젝트를 할 때, 기범씨는 모든 루트를 정코스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오늘같은 평일이 아니면 루트 중간에서 다른 팀들과 엉키는 귀찮은 일이 자주 발생하기 마련이다. 아프리카 코트디브와르 의료봉사를 떠나야 해서 함께하지 못한 구선생님의 빈 자리가 허전했지만, 한적한 인수봉 남면에서 기범씨와 둘이 오롯히 등반에 집중하면서 '동양' 루트를 오르는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했다. 등반 중에 가끔 작업용 헬기가 우리 주변을 지나 백운산장 인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