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37

강마을 봄나들이 - 2025년 3월 14일(금)

오늘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 수학의 날(International Day of Mathematics, IDM)'이다. 원주율 파이(π, pi)의 근사값인 3.14에서 유래한 날짜인 것이다. 젊은 친구들에겐 화이트 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날이지만, 수학을 전공한 우리 부부에겐 수학의 날로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아무려면 어떤가? 수학의 날에 수학자들은 쉬어야 한다는 논리와 화창한 날씨를 핑계 삼아 아내와 함께 모처럼 봄마중을 나가보기로 한다. 오랜만에 팔당호반의 다산유적지와 양수리 일대를 돌아보는 드라이브 코스를 다녀오기로 한다.  아직 눈에 띄는 봄풍경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꽃망울이 영글어 가는 산수유와 갯버들을 보면서 봄이 무르익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양지바른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나의 이야기 2025.03.16

고향 나들이와 오트밀 건강빵

설 명절이 다가오니 성묘를 다녀오기로 했다. 추운 겨울인 설날은 어머님이 상경하셔서 우리집에서 쇠기로 되어 있으니, 평일에 짬을 내어 아내와 둘이서 성묘를 겸한 1박 2일 일정의 고향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광주의 공원묘지에 잠들어 계신 장인·장모님의 묘소와 나주 선산에 자리한 아버지의 묘소에 참배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성묘를 마치고 저녁 땐 동생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남평 드들강변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모임을 가졌다. 요즘엔 농촌에 있는 식당들도 도회지 못지 않게 정갈하고 운치 있는 레스토랑 같아서 함께 한 시간이 더욱 즐거웠다. 이번에 고향집을 오갈 땐 처음으로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었다. 북부간선도로의 중랑IC에서 진입하여 큰누나네 집이 있는 남안성까지 시원하게 뻗..

나의 이야기 2025.01.17

딸의 결혼식

지난 주 토요일, 9월 7일에 딸의 결혼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늦은 오후 시간인 5시 10분부터 시작된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모든 예식 절차가 사소한 문제 하나 없이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되었다. 결혼식의 첫 번째 순서는 '리마인드 웨딩'이었다. 먼저 1989년에 결혼식을 올린 신랑의 부모가 손을 잡고 곡선으로 이루어진 '버진로드'를 따라 입장하고, 뒤이어 1992년에 결혼식을 올린 우리 부부가 입장한 순서였다. 버진로드는 신부가 입장하는 길을 뜻한다. 주례 없는 결혼식이 대세인 요즘에 생긴 절차인 듯한데 여러모로 의미도 있고 자연스런 순서란 생각이 들었다. 딸의 결혼식은 우리 부부에게는 근래에 가장 크고 중요한 가족행사였다. 이를 잘 감당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신 많은 분들의 애..

나의 이야기 2024.09.12

<사람과 산> 9월호에 실린 나의 글과 사진

지난 여름에 다녀왔던 미국 등반여행을 담은 나의 글과 사진이 9월호에 실렸다. 나의 생각과는 다른 잡지사의 편집이 조금 아쉬운 감은 있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산악매거진을 출판해야 하는 잡지사의 현실적인 고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므로 충분히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세세한 등반기와 사진은 내 블로그의 '해외등반여행' 코너에 총 13편으로 잘 정리해 두었으니 별로 아쉬울 건 없다. 의 기사는 블로그에 있는 내용을 기사 형식에 맞게 간추려서 요약본으로 쓴 것이고, 사진은 잡지사의 편집부에서 선택한 것임을 밝혀둔다. 아래는 온라인 판으로 나온 기사와 종이책으로 나온 출판본 중에서 관련 부분을 촬영한 장면들이다. http://www.sansan.co.kr/news/articleView.html?..

나의 이야기 2024.09.10

[독후감] 캠프 4 - Steve Roper 지음

'요세미티 스타일을 만든 초기 등반가들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책 는 정말 가치 있는 등반서적이다. 요세미티 원정 등반을 떠나기 한 달 전 즈음에 우연히 알게 된 이 책을 읽고 출국한 것이 내게는 큰 행운이었다. 모든 책을 정독하는 습성 때문에 나의 책 읽는 속도는 느린 편이다. 그래서 4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이 책을 완독하지 못하고 요세미티로 떠나야만 했다. 학기말의 분주한 업무 속에 미국 원정 등반까지 준비해야 했던 탓에 전체 10장으로 구성된 내용 중에서 6장까지만 읽고 출국할 수 밖에 없었지만, 요세미티 밸리에 들어선 순간부터 이 책 속에 나오는 등반지들을 거의 다 알아볼 수가 있었다. 마치 스크린에서만 보던 연예인이나 영화배우를 실제로 만난 것처럼 정말 신기하고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었..

나의 이야기 2024.08.09

안성 누나집에서 - 2024년 6월 8일(토)

어머님 생신을 겸한 가족모임을 안성의 큰누나집에서 가졌다. 어머니 슬하의 우리 4형제 부부와 큰누나 아들 가족, 내 아들 부부가 모인 제법 왁자지껄한 모임이었다. 아내와 나는 오전에 일찍 도착하여 소나기가 오락가락 내리는 중간에 누나네 집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안성에서는 제일 큰 호수 인근에 자리한 동네라서 주변 경관이 좋았다. 수도권과 가깝고 제2경부고속도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여기저기 파헤쳐진 흔적들이 아쉽기는 했으나, 오랜만에 농촌의 정취를 엿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 부지런한 큰누나 부부는 집안 정원 뿐만 아니라 텃밭과 농사 짓는 넓은 밭까지 잘 관리하고 있었다. 밀을 보고 보리와 구별하지 못하는 나를 돌이켜보면서 이제는 한낱 전원생활을 그리워하는 도시인일 뿐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이야기 2024.06.10

'장사익과 친구들' 효 콘서트 - 2024년 5월 21일(화)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주최한 효 콘서트에 자랑스런 아들을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우수 직원으로 선정된 사원들과 부모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가정의 달인 5월 중 21일은 둘이 하나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이라고 한다. 아들의 직장인 하나은행의 명칭을 담은 이번 효 콘서트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도 모두 하나가 된다는 뜻을 지닌 "하나·같이"였다. 날짜 선정에서부터 초청 가수까지 여러모로 정성스럽게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답게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 세상에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뻔한 사실을 깨닫고 확인하는 순간은 상대적으로 드물지 싶다. 돌이켜 보면 부모로서 고마울 정도로 독립심이 강해서 스스로 자기 앞길을 잘 헤쳐나갔던 대견한 아들이다. 오늘의..

나의 이야기 2024.05.24

대전 유성구 수통골 - '버들치'의 기원

블로그 에서 '버들치'는 다음(Daum)과 네이버(Naver)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나의 닉네임이다. 이 명칭을 사용하게 된 동기를 밝히려면 내가 대전에서 거주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나의 첫 정규직 직장이었던 한 국책연구소가 대덕연구단지 내에 자리한 까닭에 7년 남짓을 대전의 유성구 주민으로 살았다. 돌이켜 보면 당시는 격동의 시기였다. 취직 후에 곧바로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고, 20세기에서 21세기로, 1천년대에서 2천년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전환기였다. 젊음의 열정을 불태워 불철주야 연구업무에 매진하던 그때 우리 연구원들의 목표는 "국부창출"이었다. 옆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았지만, 아내와 함께 오손도손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 또한 이 때였다. 당시에 유년기를 보내..

나의 이야기 2024.04.22

북한산 자락길 주변의 봄꽃 - 2024년 4월 11일(목)

요새는 봄꽃 구경을 위해 멀리 찾아 다닐 필요가 없다. 아내가 거의 매일 산책하는 집 뒤의 북한산 자락길 주변에도 수많은 봄꽃들이 만개해 있기 때문이다. 5년도 넘게 사용하던 휴대폰과 통신사를 최근에 바꿨다. 단말기 기종은 예전보다 저렴한 보급형 폰이지만 그간의 기술 발달로 인해 내장 카메라의 성능은 오히려 향상 되었다. 새 휴대폰 카메라를 시험해보자는 생각으로 자락길 근처의 봄꽃들을 촬영해 보았다. 꽃샘추위 기간이 길었던 탓인지 올해의 봄꽃은 순서를 가리지 않고 일제히 만개한 듯했다. 오늘 산책에서 본 봄꽃들 중 주인공은 할미꽃과 복사꽃이었다. 철쭉과 라일락도 때이른 꽃을 피웠다. 산에는 산벚꽃이 제철이다. 앞으로는 신록이 더욱 푸르러 산의 아름다운 풍모를 뽐낼 것이다.

나의 이야기 2024.04.12

강북문화예술회관 - 2023년 12월 7일(목)

어제까지 이번 학기 맡은 강의를 모두 끝냈다. 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치르고 성적처리를 마치면 이번 학기 학사 일정도 얼추 마무리 될 것이다. 11월부터 시작된 감기 기운이 아직까지도 끝날 줄 모르고,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던 지독한 독감까지 경험했던 터라 종강을 하고 난 후의 홀가분함은 여느 학기와는 사뭇 달랐다. 강의가 없는 오늘은 하루 쉬어 가기로 하고 모처럼 찾아온 평일의 한가함을 즐기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집에서 이어지는 북한산둘레길을 걸었다. 점심 때가 되어 둘레길을 벗어나 빗물마을을 산책하고 국립재활원 앞의 단골 식당에서 구수한 청국장을 사먹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식후에도 걷기를 계속하여 수유동 일대를 어슬렁 거리는 동안 가오리역 인근의 강북문화예술회관을 둘러 보았다. 건물 밖에서 슬쩍 ..

나의 이야기 202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