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이 예정된 날에는 일기예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최근 예보는 시시각각 변하는 게 날씨 생방송이 따로 없다. 이틀 전에 확인한 바로는 오늘 날씨가 맑음이었는데, 어젯밤에는 오전 한때와 오후 시간에 비가 내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자칫하면 피치 중간에서 비 맞은 생쥐꼴이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안고 아침에 인수봉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마냥 가벼울 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기범씨가 이끄는 수요등반에 참여하게 된 이번 봄 시즌 내내 변덕스런 주말과 달리 수요일 날씨만은 최고였는데, 그 운도 이제는 다해 가는구나 싶었다. 이럴 땐 그간의 행운에 감사하면서 다가올 현실에 대해 담담히 대처하는 마음 자세가 상책이다. 기범씨는 오늘의 캐리(CARI, Climbing of All Routes 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