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425

제천 자드락길 6코스(괴곡성벽길) - 2022년 11월 4일(금)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온 때는 내가 두 번째 안식년을 보내고 있던 2017년 11월이었다. 꿈만 같던 그 시절로부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발고도 4130미터에 자리한 ABC(Annapurna Base Camp)까지 이어진 트레일을 8박 9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걸었던 당시 멤버들의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들이 모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남이 자유롭지 못 했던 코로나 공백기 이후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온 오늘 모임의 숙소는 옥순대교와 옥순봉 출렁다리 사이에 절묘하게 자리를 잡은 펜션이었다. 주위를 둘러싼 청풍호반의 수려한 풍광 하나만으로도 펜션은 더없이 좋은 휴식 공간이자 추억 속에 길이 남을 장소였다. 요즘 틈틈이 보고 있는 책 안에는..

국내트레킹 2022.11.06

남양주시 철마산 단풍 - 2022년 10월 15일(토)

지하철 4호선의 종점이 진접역까지 확장된 이후로는 처음으로 당고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통과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속하는 오남역에서 하차하여 오남저수지까지 1시간 여를 걸어서 이동했다.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 보도를 걸어야 하는 이 구간은 오남역 3번 출구에서 연계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남저수지에서 복두산을 통해 천마지맥에 이르는 익숙한 등산로는 언제든 걷기 좋은 오솔길이다. 간간히 피어난 단풍을 구경하면서 철마산 정상에 올랐다. 천마지맥길 주변은 단풍과 함께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철마산에서 내마산으로 가는 길 중간에 점심을 먹고 광릉내의 신창아파트로 하산하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왔다. 4킬로미터 가까이 길게 이어진 하산로의 초반부는 ..

국내트레킹 2022.10.18

북한산 산성주릉의 단풍 - 2022년 10월 14일(금)

틈만 나면 산길을 걷고 싶은 가을날이다. 금요일 오후 시간에 짬을 내어 익숙한 칼바위 능선길에 들었다. 칼바위 정상에서 산성주릉에 올라 대동문 방향으로 걸었다. 성벽길 주변에서 간간히 꽃처럼 피어난 단풍을 만날 수 있었고, 동장대 주변의 억새는 가을의 서정을 일깨워 주었다. 내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50K/100K'라는 산악마라톤(Ultra Trail Running) 대회가 진행된다는 표식이 보였다. 100 킬로미터에 이르는 전체 코스를 내 구미와 체력에 맞게 몇 구간으로 나누어 천천히 완주해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있겠지 싶었다. 용암문에서 도선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 것으로 산성길을 벗어났다. 명산인 북한산이 곁에 있어서 산행하기 더없이 좋은 가을날 오후를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

국내트레킹 2022.10.18

북한산-안산-서울불꽃축제 : 2022년 10월 8일(토)

산에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게 뻔할 정도로 청명한 가을 아침이다.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인 한로(寒露)답게 차가워진 공기가 신선함을 더해 준다. 한글날의 대체공휴일까지 3일 간의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지만 내일부터는 일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예보이다. 주중의 바빠진 업무로 인해 미처 암벽등반 약속을 잡지 못한 오늘은 산길을 오래 걸어 보기로 한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서 곧바로 칼바위 능선 끝자락을 타고 이어진 등산로에 접어든다. 아침 8시 즈음에 칼바위탐방안내소를 통과하여 중간에 한 번 쉬고 칼바위 정상의 테라스에서 커피타임을 갖는다. 저 멀리 용문산 너머의 가평 산군에 펼쳐진 운해가 이채롭다. 칼바위 정상에서 바라보는 삼각산과 도봉산의 봉우리들이 오늘 따라 유난히 선명하다. 산성주릉에 올라서서 보..

국내트레킹 2022.10.09

불암산과 수락산 둘레길 우중 산행 - 2022년 10월 3일(개천절)

시월의 서막을 알린 3일 간의 황금연휴 중 절반은 비가 내렸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는 개천절인 오늘 아침부터는 차분히 강수량을 늘려 나갔다. 집안에 들어 앉아 연휴의 남은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기가 아까웠다. 이른 아침에 간단히 행장을 꾸려 불암산으로 향했다. 제법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바람은 잠잠해서 우산 쓰고 둘레길을 걷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비를 피하면서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둘레길 중간에 심심찮게 있었다. 정자에 앉아 빗줄기 구경하면서 커피와 차를 마셨던 순간들이 소중했다. 점심 무렵엔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불암산과 수락산 둘레길을 따라 도봉산 입구까지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중간에 하산했다. 빗소리 들으며 천천히 우산 쓰고 걸었던 4시간 즈음의 우중 산행을 ..

국내트레킹 2022.10.03

강촌 둘레길 - 2022년 9월 3일(토)

예상보다 힘겨웠던 조각상 릿지 등반을 안전하게 마무리하고 강촌시가지로 내려와서 먹은 춘천닭갈비와 막국수의 맛은 일품이었다. 과식을 절제할 의지는 부족하여 식후 산책을 다녀온 후에 귀경하기로 했다. 강촌 주변엔 걷기 좋은 산책로가 즐비하다. 강촌테마랜드 주변을 둘러보다가 북한강으로 흘러드는 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갔다. 강변 산책로를 따르다가 구곡폭포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를 걸었다. 한적하기 그지 없는 숲길이 계곡 옆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산책하는 시간이 더없이 평화로웠다. 돌아오는 길에는 시냇물에 발을 담그며 징검다리에서 물수제비를 뜨는 여유로운 시간도 누려 보았다.

국내트레킹 2022.09.04

안산 자락길 - 2022년 8월 14일(일)

오른쪽 무릎 뒷쪽 통증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한 시간 이상 걸으면 통증이 시작되어 걷기에 지장을 줄 정도이다. 소위 오금이라고 부르는 뒷무릎에 문제가 생긴 듯하다. 몸살감기 기운도 좀 있어서 클라이밍은 잠시 쉬기로 하고 걷기 좋은 안산 자락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서촌에서 시작하여 수성동 계곡을 통해 인왕산 둘레길을 걷다가 무악재 하늘다리를 건너서 안산 자락길에 들어섰다. 작년 여름엔 반시계 방향으로 돌았었는데, 이번엔 시계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메타세콰이어 숲을 지나서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안산 정상에 올랐다. 광복절 하루 전날이라 사람들이 많았던 서대문독립공원으로 하산하는 길이 몹시나 힘겨웠다. 오금 통증이 심해져 절뚝거리며 천천히 내려와야 했다. 걷는 데 지장이 있으면 가고 싶은 곳에 맘 놓고..

국내트레킹 2022.08.24

경주 토함산 - 2022년 8월 1일(월)

울산에서 영덕 블루로드 해벽으로 향하는 네비게이션 경로 중간에 경주가 있었다. 동해에 접한 해벽은 오전에 쏟아지는 햇살이 따가울 것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두를 필요는 없지 싶었다. 어차피 여행과 등반을 겸한 '여름 등반여행'이니 경주를 지나는 만큼 오랜만에 불국사를 둘러 보기로 했다. 불국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아침 8시 5분인데, 관람시간은 9시부터라고 했다. 석굴암을 먼저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토함산 자락을 굽이도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서 석굴암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 즈음이다. 석굴암도 9시에 문을 연다고 하여 기다리는 동안 토함산에 잠깐 다녀오기로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정상까지 올라갈 생각은 없었으나, 등로가 산책로처럼 유순하고 걷기 좋았다. 왕복 2.8 km 거리라는 ..

국내트레킹 2022.08.07

청도 운문사 - 2022년 7월 31일(일)

여름 휴가 기간에 떠난 등반여행의 둘째 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영남알프스 신불산 자락에 있는 등억온천단지 내의 숙소에서 억새로 유명한 간월재에 다녀오고 싶었으나 산행 출발지인 배내고개부터 구름 속이어서 시야가 거의 없었다. 즉흥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곳이 운문사였다. 배내고개로 향하던 중에 갈림길 도로 표지판에서 청도를 보고 불현듯 운문사가 떠올랐던 것이다. 유홍준 씨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고 언젠가는 꼭 와보고 싶던 운문사였다. 과연 듣던 대로 운문사는 비구니승들의 절집답게 모든 것이 정갈하고 단아한 풍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진입로부터 시작된 명품 소나무숲과 운문사를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는 처진소나무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국내트레킹 2022.08.07

광릉 숲길 - 2022년 7월 16일(토)

한낮에 제법 장시간 동안 세차게 쏟아진 소나기로 인해 예상보다 일찍 운악산에서의 암벽등반을 마무리 하게 되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중간에 하늘은 다시 맑아져 있었다. 너무 일찍 귀가하는 듯하여 평소에 자동차로 지나치면서 눈여겨 봐 두었던 광릉숲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오늘부터 연꽃축제가 시작된 봉선사에서 출발하여 광릉수목원 정문까지 3km의 숲길을 왕복해서 걸었다. 자동차 도로와 나란히 이어진다는 것이 좀 아쉬웠으나, 아름드리 나무들 사이로 잘 조성된 산책로는 부담 없이 걷기에 더없이 편안한 길이었다.

국내트레킹 2022.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