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활바위 암장은 오늘처럼 마땅히 가고 싶은 곳이 떠오르지 않을 때 별다른 부담 없이 찾기 좋은 등반지다. 불암산역에서 덕암초등학교 옆길을 따라 경수사를 향해 걷고 있는데, 뒤따라 올라온 차 속에서 가을씨가 창문을 내리고 인사를 건네왔다. 재작년 미국 서부와 요세미티 원정 등반을 함께 다녀온 이후로 처음 보는 가을씨와의 만남이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그렇잖아도 가끔은 보고 싶던 얼굴을 이렇듯 우연히 만날 수 있다는 것 또한 신기한 일이지 싶었다. 가을씨는 홍대클라이밍센터 암벽반 동기인 강헌씨와 팀을 이뤄 '암운장구' 루트를 올랐다. 우리팀은 바로 우측에서 나란히 이어지는 '민생길(민수생각)' 루트를 등반했다. 활바위 암장의 여러 멀티피치 중에서 오늘 유일하게 비어 있는 곳이라 처음으로 올라본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