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른 장마에 한낮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다. 이번 주말엔 암벽등반의 열정은 잠시 내려놓기로 한다. 성하의 풍성한 숲길에 드리워진 나무그늘과 시원한 산바람이 불어주고 탁트인 조망을 선사하는 암릉길이 반겨주는 북한산의 품속에서 하루를 길게 주유해보기로 한다. 집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빨래골 근린공원을 들머리로 하여 산길로 접어든다. 근린공원 화단의 수국과 나리꽃을 비롯한 여름꽃들 사이를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하얀나비들이 한없이 정겹다. 아침산책을 하고 내려오는 성희씨 부부를 만나 반갑게 인사 나눈다. 삼성암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살랑살랑 불어주는 산바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주고 산 아래에서 겪었던 모든 시름을 연기처럼 사라지게 만드는 시원함이 깃든 산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