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서울둘레길 2코스(덕릉고개 코스) - 2024년 10월 11일(금)

빌레이 2024. 10. 11. 20:50

지난 주에 아내와 함께 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걸었던 산길의 종착점이 총 연장 156.5 킬로미터에 이르는 서울둘레길의 기점인 서울창포원이었다. 발길 닿는 대로 산책하듯 편한 발걸음을 옮겼던 그때 서울둘레길이 기존 8개 코스에서 21개 코스로 세분화 되어 새롭게 단장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창포원의 안내센터에서 서울둘레길 2.0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아내와 나는 스탬프북과 지도를 각각 한 부씩 가져왔었다. 서울둘레길이 8개 코스로 나눠져 있던 시기에 나는 이미 한 차례 두서 없는 완주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득 21개로 세분된 코스를 아내와 함께 스탬프 찍어 가면서 차례대로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서울둘레길 2코스 시작점인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부터 3코스 중간에 있는 불암산 산림치유센터까지 걸었다.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상계역에서 다시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경로였다.

 

서울둘레길 2.0은 지하철역에서 구간별 스탬프함인 빨간 우체통까지 이르는 접근로 상에 원형 안내판과 주황색 리본이 잘 설치되어 있다는 것이 개선된 점으로 보였다. 오늘 코스는 익히 잘 아는 길이었지만 확실한 안내 표시가 있어 당고개역에서 서울둘레길에 올라서는 데에 한결 큰 도움이 되었다. 불암산 철쭉동산과 나비정원이 들어서 있는 산림치유센터는 탁족하기에 안성맞춤인 인공 시냇물까지 구비되어 있으니 걷기의 종착지로 이보다 더 완벽한 곳은 없을 듯했다. 갖가지 화려한 문양의 나비들을 구경하며서 동심에 빠져들 수 있었던 나비정원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즐거워 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도 짬이 날 때마다 서울둘레길 도보여행을 이어가리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오늘 길을 걷는 동안 아내와 나눈 대화 중에는 아내의 중학시절 국어 선생님으로 근무하셨던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과 연관된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단순히 취미삼아 걷는 둘레길이 아니라 새로운 재미를 찾으면서 건강과 가정의 행복을 위한다는 의미가 더해진다면 한층 더 유익한 서울둘레길 도보여행이 될 것이란 대화도 나누면서 '취미, 재미, 의미'가 라임도 잘 맞는다는 걸 발견하는 기쁨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