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 약속이 없는 토요일이다. 집안에 머물기엔 창밖의 가을날씨가 너무나 좋다. 아내와 함께 즉흥적으로 의기투합하여 수락산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가 32년 전에 처음으로 신혼살림을 차렸던 상계역 주변의 아파트를 둘러보면서 당시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것으로 하이킹을 시작하여 상계동 주택가를 벗어나 수락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서울둘레길에 올랐다.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 서울둘레길 출발점인 서울창포원까지 걸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새롭게 세분된 서울둘레길 1코스였다. 기존 8개 코스를 21개 코스로 세분화 한 서울둘레길 2.0이 탄생한 것이다. 나는 순서에 상관 없이 스탬프 찍는 건 관심도 두지 않은 채 마음 내키는 대로 8개 코스로 나누어서 서울둘레길을 완주한 경험이 있지만, 21개 코스로 새롭게 단장된 둘레길을 아내와 함께 다시 걸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스탬프북과 지도를 배부 받아 창포원에 있는 스탬프를 찍었다. 내심 이제부터 틈나는 대로 다음 코스를 이어가볼 작정을 한 것이다. 오늘 우리 부부는 서울둘레길 1코스인 수락산 코스를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전망 좋은 쉼터나 앉기 좋은 벤치가 있으면 주저함 없이 쉬어가면서 느리게 걸었다. 자식들이 모두 분가했으니 앞으로는 우리 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잘 지내야 한다. 아내와 함께 소소한 잡담 나누면서 숲길을 걷고 벤치에 앉아 쉬던 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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