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서울둘레길 16

[서울둘레길 2.0] 10코스(우면산) - 2024년 12월 17일(화)

양재 시민의 숲에서 우면산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0코스를 걸어보기로 한다. 지난 주 목요일에 9코스를 끝냈으니 4일 만에 다시 찾은 '매헌시민의숲'이다. 급할 것 없으니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려 하는데 공사로 인해 임시 휴관 중이다. 양재천을 건너 우면산 능선길로 진입한다. 우면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둘레길은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꺽여서 내려가는 경로이다. 최근에 완공된 우면산 자락길과 만나서 나란히 진행한다. 국립국악원 이후로 2단계 자락길 공사가 한창인 구간에서는 길을 찾는 데 잠시 애를 먹기도 한다. 사당역까지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 편하게 이어진다.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를 오가는 쌀쌀한 기온 속에서도 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딱히 할 일이 정해져 있지 ..

[서울둘레길 2.0] 9코스(대모산·구룡산) - 2024년 12월 12일(목)

수서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대모산 입구인 서울둘레길 9코스 초입이 보인다. 새롭게 재단장할 모양인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바로 옆의 임시 등산로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능선길로 들어선다. 따스한 햇살이 간간히 비춰 주지만 대모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벗어나 산허리길로 접어드니 응달이 많아진다. 불국사를 지나 양지바른 식탁과 벤치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구룡산 구간도 서울둘레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는 산허리길이다. 능인선원의 거대한 금불상과 연화상이 나목들 사이로 반짝이는 풍경이 이채롭다. 산길을 벗어나 '양재시민의 숲'으로 이어지는 보도는 공사중인 구간이 많아서 둘레길 이정표를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양재천으로 흘러드는 여의천을 따라 윤봉길의사 기념관..

[서울둘레길 2.0] 7코스(일자산) ~ 8코스(장지천·탄천)

이번 겨울의 첫눈은 강렬했다. 11월 마지막 주초부터 서울에 내린 눈은 첫눈의 설레임보다 눈으로 인한 일상의 불편과 피해를 먼저 걱정해야 할 정도의 폭설이었다. 누적 강설량이 40cm가 넘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17년 이래 최고로 많이 내린 첫눈이라고 했다.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인 오늘까지도 주변은 온통 하얀 빛깔이었다. 설산으로 변한 북한산으로 눈산행을 가고 싶었으나, 통제된 등산로가 많아서 아직은 위험해 보였다. 둘레길은 괜찮을 듯하여 아내와 함께 서울둘레길 트레킹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고덕역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서울둘레길 7코스인 일자산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산길 중간에서 아이젠을 착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잔설이 얼어붙은 등산로는 미끄러웠다. 단풍은 아직까지 화려한데 그 위로 하얀 눈이 쌓..

[서울둘레길 2.0] 6코스(고덕산 코스) - 2024년 11월 14일(목)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둘레길 6코스에 접어든다.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만 걷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광진교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리를 건너간다. 도보길로 재탄생한 광진교를 건너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올해부터 유난히 가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아내는 울긋불긋한 가을 색채가 무척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고 한다. 한강 고수부지의 미루나무 가로수길은 맨발걷기를 위한 흙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집 가까이 있다면 매일 걷고 싶은 길이라서 부러운 마음 한가득이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부근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화려한 노랑빛깔의 향연 중이다. 고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오솔길은 정겹게 이야기 나누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몸상태만 괜찮았다면 7코스까지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감기 들린 몸..

[서울둘레길 2.0] 4코스(망우·용마산) ~ 5코스(아차산)

평일 오후 시간을 이용해 아내와 함께 서울둘레길을 이어가기로 한다. 지하철 6호선 봉화산역에서 내려 만두와 떡을 사서 배낭에 챙겨 넣은 후, 곧바로 서울둘레길에 접어든다. 지난 번에 걸었던 길을 신내역까지 중복해서 걸어도 좋다. 신내역 이후부터는 새로운 길이다. 양원역 주변에서 방심하다가 길을 잃는다. 서울둘레길은 시내 구간을 통과할 때 길 찾아가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교차로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금새 길을 잃을 수 있다. 신호등을 건너기 직전과 직후에 이정표를 확인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중랑캠핑숲에서 점심을 먹고 망우역사문화공원과 함께 예전보다 잘 정비된 망우산 허리길을 따라 망우산과 용마산 사이의 깔딱고개 쉼터에서 오늘의 첫 스탬프를 찍는다. 깔딱고개의 가파른 570개 계단을 올라서니 한강..

[서울둘레길 2.0] 3코스(불암산 코스) - 2024년 10월 25일(금)

서울둘레길의 장점 중 하나는 어디서든 지하철역에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2주 전에 걸었던 서울둘레길을 이어 가기로 한다.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에 조성된 국화정원을 잠시 구경한 후, 지난 번 종점이었던 불암산전망대부터 이어진 서울둘레길에 올라섰다. 학도암 아래의 벤치에서 떡을 곁들인 모닝커피를 마신 후, 쉬엄쉬엄 걸어서 공릉산백세문을 통과하여 산길을 벗어났다. 3코스 종점인 화랑대역 주변의 공릉동 근린공원에서 스탬프를 찍고, 멋진 조각작품이 보이는 벤치에서 점심을 먹었다. 조금 더 걸어도 좋을 듯하여 둘레길 지도 상에 4-1코스로 표기되어 있는 묵동천변길을 따라 걷다가 신내어울공원에서 오늘의 두 번째 스탬프를 찍었다. 서울둘레길이 지나는 신내역에서 6호선 지..

[서울둘레길 2.0] 2코스(덕릉고개 코스) - 2024년 10월 11일(금)

지난 주에 아내와 함께 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걸었던 산길의 종착점이 총 연장 156.5 킬로미터에 이르는 서울둘레길의 기점인 서울창포원이었다. 발길 닿는 대로 산책하듯 편한 발걸음을 옮겼던 그때 서울둘레길이 기존 8개 코스에서 21개 코스로 세분화 되어 새롭게 단장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울창포원의 안내센터에서 서울둘레길 2.0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아내와 나는 스탬프북과 지도를 각각 한 부씩 가져왔었다. 서울둘레길이 8개 코스로 나눠져 있던 시기에 나는 이미 한 차례 두서 없는 완주를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런데 문득 21개로 세분된 코스를 아내와 함께 스탬프 찍어 가면서 차례대로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 서울둘레길 2코스 시작점인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

[서울둘레길 2.0] 1코스(수락산 코스) - 2024년 10월 5일(토)

암벽등반 약속이 없는 토요일이다. 집안에 머물기엔 창밖의 가을날씨가 너무나 좋다. 아내와 함께 즉흥적으로 의기투합하여 수락산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 부부가 32년 전에 처음으로 신혼살림을 차렸던 상계역 주변의 아파트를 둘러보면서 당시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것으로 하이킹을 시작하여 상계동 주택가를 벗어나 수락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서울둘레길에 올랐다. 당고개공원 갈림길에서 서울둘레길 출발점인 서울창포원까지 걸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새롭게 세분된 서울둘레길 1코스였다. 기존 8개 코스를 21개 코스로 세분화 한 서울둘레길 2.0이 탄생한 것이다. 나는 순서에 상관 없이 스탬프 찍는 건 관심도 두지 않은 채 마음 내키는 대로 8개 코스로 나누어서 서울둘레길을 완주한 경험이 있지만, 21개 코스로 새롭게..

서울둘레길 6코스(금천-구로-영등포-강서구 18.2km) - 2023년 1월 7일(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없다. 사람의 생각도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수 년 전 서울둘레길 전구간이 완공 되었을 때, 산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6코스는 아예 걸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부터 8코스까지 전체 156.5km를 완주했다는 인증서를 받기 위해 스탬프 찍으면서 계획적으로 걷는다는 것도 내 체질에 맞지 않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평지의 도보길을 걷는 것에도 나름의 재미가 붙었다. 3주 전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3코스인 강동-송파구 구간도 대부분 완만한 산길과 하천변을 따르는 코스였지만 젊은 날의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이후로 유일한 미답지인 6코스를 답사하여 서울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해 보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둘레길 3코스(강동-송파 25.6km) - 2022년 12월 17일(토)

서울둘레길 3코스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출발하여 광진교 위로 한강을 건너고, 강동구의 고덕산과 일자산, 송파구의 성내천과 장지천을 거쳐 탄천에 합류한 후, 강남구의 수서역에서 끝나는 장장 25.6 킬로미터에 이르는 도보길이다. 언젠가는 걸어봐야지 하고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강추위로 산행이 망설여진 이번 주말에 결행하게 되었다. 하루에 완주하겠다는 목표의식보다는 그저 편하게 걷다가 허리통증이 오거나 걷는 게 즐겁지 않을 때에는 언제든 도중에 그만두고 따뜻한 카페를 찾아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설레임과 지리적으로 환해지는 즐거움이 더해져서 그런지 서울둘레길 이정표인 주황색 리본을 따라서 걷다보니 별다른 어려움 없이 완주하게 되어 잔잔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