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서울둘레길 22

[서울둘레길 2.0] 20코스(북한산 강북) ~ 21코스(북한산 도봉) - 2025년 3월 9일(일)

개강 첫 주의 분주함과 쌓인 피로로 마냥 쉬고만 싶은 일요일 아침이다. 창밖을 밝게 비추는 햇살이 집안에서 늘어지게 쉬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아내와 상의하여 마지막으로 남겨 놓은 서울둘레길 20코스와 21코스를 해치우고 완주 인증서도 받아보기로 한다. 우리집 바로 뒤의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서울둘레길 20코스는 아내와 내가 수십 차례는 걸었던 구간이니 새로울 것은 없으나, 우이동의 솔밭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인근의 백운시장에서 꽈배기와 팥도너스, 떡 등의 간식거리도 산다. 혈당 높이는 음식이라고 의식적으로 피했던 것들이라서 그런지 쉬어가던 참에 먹은 간식이 곱절은 맛깔스럽다. 서울둘레길 21코스 도봉산 구간의 둘레길은 휴일 봄날을 즐기려는 단체 나들이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시장통을 방불..

[서울둘레길 2.0] 16코스(봉산·앵봉산) ~ 17코스(북한산 은평) - 2025년 3월 7일(금)

어제는 왼쪽 손목이 아파서 고생한 하루였다. 정형외과에서 석회가 끼어 통증을 유발한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사 치료를 받고 하룻밤 자고 나니 그런대로 움직일만 했다. 마침 강의가 없는 날이니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컨디션을 회복해 보자는 마음이 동했다. 아내와 함께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차하여 지난 주에 걸었던 15코스의 후반부에 속한는 불광천 구간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16코스에 접어들며서부터 봉산과 앵봉산의 긴 능선이 이어지는 산길이 좋았다. 17코스가 연결되는 구파발역에서 잠시 알바를 한 후에 은평뉴타운을 가로지르는 구파발천변길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에 다시 진입할 수 있었다. 그 이후 구간은 익숙한 북한산둘레길 구름정원길 코스여서 길 찾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루종일 대기질..

[서울둘레길 2.0] 13~14코스(안양천), 15코스(노을·하늘공원) - 2025년 2월 27일(목)

하늘은 청명했다. 봄바람은 시원했다. 어제의 황사로 인해 답답했던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 상태까지 좋아졌다. 포근한 봄날인데도 아지랑이 하나 없이 거칠 것 없는 시야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선물처럼 찾아온 하루였다. 개강 전 마지막으로 서울둘레길을 걷기엔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완벽한 날씨였다. 강북구의 우리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석수역까지 가는 길은 예상보다 멀었다. 서울시와 안양시가 경계를 이루는 석수역에서 걷기를 시작했다. 안양천을 통해 한강으로 합류하는 물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3코스와 14코스를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편안했다. 서울둘레길 15코스 시작점인 가양대교 남단에 도착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피곤하긴 했지만 다음 번에 다시 한강을 건너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

[서울둘레길 2.0] 11코스(관악산) ~ 12코스(호암산) - 2025년 2월 1일(토)

지난 주 토요일부터 6일 동안 이어진 설날 연휴 기간과 주말 사이에 낀 금요일인 어제는 사실상의 휴일 같은 분위기였다. 직장인들이 하루 휴가를 내면 최장 9일 동안 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까닭이다. 어제는 아내와 함께 집 뒤로 북한산둘레길과 같은 길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9코스를 걸었다. 그런데 눈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내렸다. 더 길게 걷고 싶었으나 둘레길을 얕잡아 보고 아이젠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화계사 일주문에서 탈출해야 했다. 오늘은 눈산행을 염두에 두고 잘 준비하여 관악산과 호암산 둘레로 이어진 서울둘레길 11코스와 12코스를 걷기로 한다. 사당역 4번 출구에서 관음사로 향하는데 예전의 기억과 달리 관음사 경내를 거치지 않는 경로로 이정표가 안내한다. 별 생각 없이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

[서울둘레길 2.0] 19코스(북한산 성북·강북) - 2025년 1월 31일(금)

설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 어머니께서 KTX로 귀향하셨다. 우리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보내는 동안 아내는 효도한답시고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드렸다. 그 덕분에 나도 맛난 명절 음식들로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칼로리를 섭취한 탓에 체중은 순식간에 2kg 가까이 불어났다. 오늘부터는 다시 건강을 생각하는 식생활과 운동 패턴으로 돌아와야 한다. 아침부터 눈발이 날리는데도 불구하고 아내와 함께 집 뒤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을 걷기로 한다.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서울둘레길 19코스는 아마도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이 산책하던 길일 것이다. 오늘은 솔샘역에서 접근하는 경로를 따라 일주일 전에 걸었던 성북구의 명상길과 강북구로 넘어오는 솔샘길에서 이어지는 흰구름길 구간을 걷기로 한다. 구름전망대에서 컵라면을 먹을 때만..

[서울둘레길 2.0] 18코스(북한산 종로) - 2025년 1월 24일(금)

아파트 창문을 통해 찬란히 쏟아지는 겨울 햇살이 더이상 좋을 수는 없다. 별안간 이 좋은 걸 답답한 실내에서만 누리고 있자니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히 점심을 차려 먹고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서울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시계 방향 순서대로 진행한다면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11코스인 관악산 구간을 걸어야 할 차례지만, 오후 시간만 허락된 상황에서 굳이 전철을 오래 타고 이동 거리가 멀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그래서 집에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코스인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을 걷기로 한다. 아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포함된 곳이기도 하고, 나도 가본 적이 오래된 코스를 택했다. 집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정릉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한산둘레길에 들어선 후, 명상길, 평창마..

[서울둘레길 2.0] 10코스(우면산) - 2024년 12월 17일(화)

양재 시민의 숲에서 우면산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0코스를 걸어보기로 한다. 지난 주 목요일에 9코스를 끝냈으니 4일 만에 다시 찾은 '매헌시민의숲'이다. 급할 것 없으니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려 하는데 공사로 인해 임시 휴관 중이다. 양재천을 건너 우면산 능선길로 진입한다. 우면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둘레길은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꺽여서 내려가는 경로이다. 최근에 완공된 우면산 자락길과 만나서 나란히 진행한다. 국립국악원 이후로 2단계 자락길 공사가 한창인 구간에서는 길을 찾는 데 잠시 애를 먹기도 한다. 사당역까지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 편하게 이어진다.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를 오가는 쌀쌀한 기온 속에서도 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딱히 할 일이 정해져 있지 ..

[서울둘레길 2.0] 9코스(대모산·구룡산) - 2024년 12월 12일(목)

수서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대모산 입구인 서울둘레길 9코스 초입이 보인다. 새롭게 재단장할 모양인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바로 옆의 임시 등산로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능선길로 들어선다. 따스한 햇살이 간간히 비춰 주지만 대모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벗어나 산허리길로 접어드니 응달이 많아진다. 불국사를 지나 양지바른 식탁과 벤치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구룡산 구간도 서울둘레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는 산허리길이다. 능인선원의 거대한 금불상과 연화상이 나목들 사이로 반짝이는 풍경이 이채롭다. 산길을 벗어나 '양재시민의 숲'으로 이어지는 보도는 공사중인 구간이 많아서 둘레길 이정표를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양재천으로 흘러드는 여의천을 따라 윤봉길의사 기념관..

[서울둘레길 2.0] 7코스(일자산) ~ 8코스(장지천·탄천) - 2024년 11월 29일(금)

이번 겨울의 첫눈은 강렬했다. 11월 마지막 주초부터 서울에 내린 눈은 첫눈의 설레임보다 눈으로 인한 일상의 불편과 피해를 먼저 걱정해야 할 정도의 폭설이었다. 누적 강설량이 40cm가 넘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17년 이래 최고로 많이 내린 첫눈이라고 했다.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인 오늘까지도 주변은 온통 하얀 빛깔이었다. 설산으로 변한 북한산으로 눈산행을 가고 싶었으나, 통제된 등산로가 많아서 아직은 위험해 보였다. 둘레길은 괜찮을 듯하여 아내와 함께 서울둘레길 트레킹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고덕역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서울둘레길 7코스인 일자산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산길 중간에서 아이젠을 착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잔설이 얼어붙은 등산로는 미끄러웠다. 단풍은 아직까지 화려한데 그 위로 하얀 눈이 쌓..

[서울둘레길 2.0] 6코스(고덕산 코스) - 2024년 11월 14일(목)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둘레길 6코스에 접어든다.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만 걷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광진교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리를 건너간다. 도보길로 재탄생한 광진교를 건너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올해부터 유난히 가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아내는 울긋불긋한 가을 색채가 무척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고 한다. 한강 고수부지의 미루나무 가로수길은 맨발걷기를 위한 흙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집 가까이 있다면 매일 걷고 싶은 길이라서 부러운 마음 한가득이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부근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화려한 노랑빛깔의 향연 중이다. 고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오솔길은 정겹게 이야기 나누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몸상태만 괜찮았다면 7코스까지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감기 들린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