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2

인수봉 남면 '동양-청맥-여정' - 2025년 6월 11일(수)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이다. 어프로치를 끝내고 인수봉 남면 '여정'길 앞의 넓은 공터에 도착하여 망중한을 즐기는 순간이 더이상 좋을 수가 없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안에 몸을 숨기고 산 아래를 굽어보는 눈길 속에 저절로 감사함이 묻어난다. 평일 아침 시간의 인수봉 주변을 고요한 평화로움이 감싸고 있다. 암벽등반을 하지 않고 이렇듯 한가로운 휴식만 하고 있어도 세상 근심은 모두 사라질 듯하다. 구선생님이 아프리카 코트디브와르 의료봉사를 떠나는 일로 오늘 등반에 합류하지 못했다. 기범씨와 둘이서 '동양'길 4피치를 두 피치씩 끊어서 오른 후, 고난도인 '청맥' 루트에서 연습했다. 마지막으로 '여정'길 크랙에서 연습 한 판 더하고 하산했다. 피로가 쌓인 몸에도 불구하고 예상과는 달리 크랙등반 자세가 많이..

암빙벽등반 2025.06.12

선인봉 [소나무 없는 '박쥐'] - 2025년 6월 8일(일)

선인봉 암벽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던 소나무가 사라졌다. 지난 4월 19일, '박쥐' 루트 3피치 확보점에 늠름하게 서있던 노송이 강풍에 넘어져 약 13톤의 낙석이 발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우리팀이 3월 22일에 박쥐길을 등반할 때만 해도 소나무는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낙석 발생지에 대한 안전조치가 완료된 후, 5월 24일부터 재개방한 선인봉 남동벽을 오늘 다시 찾게 되었다. 표범길 아래의 베이스캠프 주변은 여기저기 처참한 낙석의 흔적들이 남았고, 소나무가 사라진 암벽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휑한 느낌이었다. 석굴암 종루의 지붕이 반파된 모습도 위에서 보니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금요일인 현충일부터 이어진 3일 연휴의 마지막 날, 기범씨와 함께 둘이서 선인봉 등반에 나섰다. 낙석 안전조..

암빙벽등반 2025.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