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이다. 어프로치를 끝내고 인수봉 남면 '여정'길 앞의 넓은 공터에 도착하여 망중한을 즐기는 순간이 더이상 좋을 수가 없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안에 몸을 숨기고 산 아래를 굽어보는 눈길 속에 저절로 감사함이 묻어난다. 평일 아침 시간의 인수봉 주변을 고요한 평화로움이 감싸고 있다. 암벽등반을 하지 않고 이렇듯 한가로운 휴식만 하고 있어도 세상 근심은 모두 사라질 듯하다. 구선생님이 아프리카 코트디브와르 의료봉사를 떠나는 일로 오늘 등반에 합류하지 못했다. 기범씨와 둘이서 '동양'길 4피치를 두 피치씩 끊어서 오른 후, 고난도인 '청맥' 루트에서 연습했다. 마지막으로 '여정'길 크랙에서 연습 한 판 더하고 하산했다. 피로가 쌓인 몸에도 불구하고 예상과는 달리 크랙등반 자세가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