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806

수락산 내원암장 - 2025년 4월 2일(수)

이번 학기엔 수요일에 강의와 회의가 잡혀있지 않다. 무엇보다 암벽이 한적한 수요일에 등반을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다. 그 기대감은 현실로 다가왔다. 올해의 첫 수요등반을 수락산 내원암장에서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인수봉과 선인봉 등 북한산 일대의 암벽장들은 봄철 해빙기 이용 금지 기간에 걸려 있는 상태이다. 기범씨, 구선생님, 나, 이렇게 셋이서 오붓하게 팀을 이루었다. 평일이라서 다른 팀들이 안 올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많은 클라이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교 동문산악회에서 단체로 오신 김선생님도 반갑게 만날 수 있었다. 등반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생각보다는 잘 오를 수 있었다. 그만큼 등반이 즐거웠던 하루였다.

암빙벽등반 2025.04.02

수락산 봄꽃과 함박눈 - 2025년 3월 29일(토)

다시 찾아온 꽃샘추위가 반가울리 없는 토요일 아침이다. 계절을 역행하는 쌀쌀한 날씨와 경북지역의 큰 산불로 인해 선뜻 산에 갈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주말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집을 나선다. 당고개역에서 학림사 진입로를 따라 수락산에 든다. 길가에서 만개한 진달래꽃이 반겨주는 가운데 때아닌 눈송이가 하나 둘 휘날린다. 귀임봉에서 도솔봉으로 향하는 능선에 올라서자마자 눈발은 짙어진다. 한겨울의 눈보라처럼 시야를 가릴 정도의 함박눈이 쏟아진다. 수락주릉에 올라서서 덕릉고개 방향으로 꺽는다. 눈보라를 정면에서 맞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불암산 둘레길에 접어드니 언제 눈이 내렸나 싶게 평온한 봄날이다. 변화무쌍한 일기 탓에 겨울과 봄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국내트레킹 2025.03.29

남산자락숲길 - 2025년 3월 28일(금)

어느 가을날 버티고개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따라 오르면서 반대 방향은 서울숲까지 길게 이어진다는 것을 알고 언젠가는 한 번 걸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버티고개에서 개나리산으로 유명한 응봉산을 거쳐 서울숲에 이르는 이 코스는 요즘같은 봄철이 제격일 듯했다. 아내와 함께 서울식물원을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하철 6호선이 버티고개역을 통과한다는 걸 깨달은 순간 즉흥적으로 이 길을 걸어보기로 결정했다. 이 둘레길의 정확한 명칭은 '남산자락숲길'이다. 오늘은 버티고개에서 매봉산과 금호산을 거쳐 무학봉까지 걸었다. 기대한 대로 개나리와 진달래꽃이 한창이었다. 내친 김에 서울숲까지 가면서 응봉산 일대의 개나리축제도 둘러보고 싶었으나 일몰시간이 가까워지고 도심을 통과하는 구간이 많아 신당역에서 ..

국내트레킹 2025.03.29

서울식물원과 궁산 - 2025년 3월 28일(금)

사계절 중에서 봄은 아마도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일 것이다.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뎌내느라 움츠렸던 생물들이 활기를 되찾는 계절이기에 봄은 여느 계절보다 더 큰 기대감을 품고 있다. 유난히 변덕스런 날씨 탓에 올해는 봄이 올듯 말듯 밀당을 하는 형국이다. 봄을 기다리는 조바심의 근원은 어서 빨리 봄꽃을 보고싶은 욕구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화원에서라도 봄의 따스한 기운을 먼저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서울식물원을 찾아갔다. 강서구 마곡동의 한강변에 드넓게 자리한 서울식물원에서 비로소 환한 봄을 맞이한 기분이 들었다. 서울식물원과 궁산을 잇는 둘레길을 발견하여 소악루와 겸재정선미술관을 구경할 수 있었던 것도 큰 기쁨이었다.

국내트레킹 2025.03.29

선인봉 '박쥐-표범-청악' - 2025년 3월 22일(토)

비로소 기다리던 따스한 봄날이 도래했건만 개강 이후의 과로가 누적된 탓인지 내 몸은 물 먹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오늘 등반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망설이면서 스스로도 반신반의 하게 되는 복잡한 심경이다.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 하니 그저 악우들 얼굴이나 보자는 생각으로 집을 나선다. 약속 장소인 도봉산 광륜사삼거리에 약속 시간인 08시 직전에 도착한다. 그런데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은경이는 나보다 더 몸이 안 좋아 보인다. 곧이어 기범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정시에 도착하니 반가운 마음에 두 약골들은 잠시나마 생기를 되찾은 듯한 표정으로 그를 맞이한다. 기범씨와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줄을 묶는 날인 만큼 몸이 좋지 않더라도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활력을 되찾아 보자는 다짐을 하면서 어프로치..

암빙벽등반 2025.03.23

원주 여심바위 - 2025년 3월 15일(토)

지난 주말에 가기로 하고 날씨 탓에 실천하지 못 했던 원주의 여심바위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다. 종일토록 흐릴 거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의외로 햇살이 좋아서 충분히 봄날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처음에 응달진 루트에 매달렸을 때만 해도 바위가 차가워서 손이 시려울 정도였으나, 두어 차례 오르내린 후에는 괜찮아졌다. 암장 주변을 흘러가는 강물의 반짝이는 윤슬이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비록 둔한 몸짓으로 만족스러울 만큼의 등반은 아니었지만 '봄길'을 유유자적 걷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암빙벽등반 2025.03.16

강마을 봄나들이 - 2025년 3월 14일(금)

오늘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 수학의 날(International Day of Mathematics, IDM)'이다. 원주율 파이(π, pi)의 근사값인 3.14에서 유래한 날짜인 것이다. 젊은 친구들에겐 화이트 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날이지만, 수학을 전공한 우리 부부에겐 수학의 날로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아무려면 어떤가? 수학의 날에 수학자들은 쉬어야 한다는 논리와 화창한 날씨를 핑계 삼아 아내와 함께 모처럼 봄마중을 나가보기로 한다. 오랜만에 팔당호반의 다산유적지와 양수리 일대를 돌아보는 드라이브 코스를 다녀오기로 한다.  아직 눈에 띄는 봄풍경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꽃망울이 영글어 가는 산수유와 갯버들을 보면서 봄이 무르익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양지바른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나의 이야기 2025.03.16

[서울둘레길 2.0] 20코스(북한산 강북) ~ 21코스(북한산 도봉) - 2025년 3월 9일(일)

개강 첫 주의 분주함과 쌓인 피로로 마냥 쉬고만 싶은 일요일 아침이다. 창밖을 밝게 비추는 햇살이 집안에서 늘어지게 쉬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아내와 상의하여 마지막으로 남겨 놓은 서울둘레길 20코스와 21코스를 해치우고 완주 인증서도 받아보기로 한다. 우리집 바로 뒤의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서울둘레길 20코스는 아내와 내가 수십 차례는 걸었던 구간이니 새로울 것은 없으나, 우이동의 솔밭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인근의 백운시장에서 꽈배기와 팥도너스, 떡 등의 간식거리도 산다. 혈당 높이는 음식이라고 의식적으로 피했던 것들이라서 그런지 쉬어가던 참에 먹은 간식이 곱절은 맛깔스럽다. 서울둘레길 21코스 도봉산 구간의 둘레길은 휴일 봄날을 즐기려는 단체 나들이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시장통을 방불..

파주 웅담리 암장 - 2025년 3월 8일(토)

이틀 전의 팔목 통증으로 인해 주말등반을 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정형외과에서 주사 치료를 받은 것이 효과가 좋았다. 어제부터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어졌다. 원래는 원주의 여심바위에 가고싶었는데, 그쪽 일기가 내 몸상태만큼이나 고르지 않은 듯하여 집에서 가까운 파주의 암장을 가기로 했다. 개강을 하자마자 봇물 터지듯 쏟아진 업무 탓에 암장 운동을 할 겨를이 없었던 만큼 등반이 잘 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쉬운 루트라도 매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함으로 다가온 하루였다. 무엇보다 등반 중에도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밝고 화사했던 봄볕이 더없이 좋은 치유의 선물이었다.

암빙벽등반 2025.03.09

[서울둘레길 2.0] 16코스(봉산·앵봉산) ~ 17코스(북한산 은평) - 2025년 3월 7일(금)

어제는 왼쪽 손목이 아파서 고생한 하루였다. 정형외과에서 석회가 끼어 통증을 유발한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사 치료를 받고 하룻밤 자고 나니 그런대로 움직일만 했다. 마침 강의가 없는 날이니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컨디션을 회복해 보자는 마음이 동했다. 아내와 함께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차하여 지난 주에 걸었던 15코스의 후반부에 속한는 불광천 구간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16코스에 접어들며서부터 봉산과 앵봉산의 긴 능선이 이어지는 산길이 좋았다. 17코스가 연결되는 구파발역에서 잠시 알바를 한 후에 은평뉴타운을 가로지르는 구파발천변길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에 다시 진입할 수 있었다. 그 이후 구간은 익숙한 북한산둘레길 구름정원길 코스여서 길 찾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루종일 대기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