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앨범 114

북한산 단풍 - 2023년 10월 28일(토)

이렇다 할 단풍을 구경하지 못하고 올 가을을 넘기는 건 아닌가 싶었으나, 노적봉 등반을 위해 접근하는 동안 북한산에서 뜻하지 않게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었다. 모처럼 화창한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북한산의 등산로는 산객들로 붐볐다. 도선사에서 용암문에 이르는 구간과 노적봉 주변의 단풍이 특히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산행앨범 2023.10.28

감악산의 봄꽃과 야생화 - 2023년 4월 8일(토)

이틀 전에 내린 단비가 대지를 깨끗이 씻어 준 까닭에 산뜻한 감악산은 다채로운 봄의 생명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산길 바닥에 깔려 있는 노란 민들레꽃을 밟지 않기 위해 조심해서 걸어야 했다. 지면 가까운 곳에서는 산괴불주머니, 개별꽃, 피나물꽃, 여러 빛깔의 제비꽃, 노란색과 보라색 꽃잎을 가진 각시붓꽃, 현호색, 야생 금낭화 등의 들꽃들 뿐만 아니라 연둣빛 새순으로 피어난 고사리 등속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눈을 들어 위를 보면 절벽 사이에 피어난 진달래꽃과 아름드리 나무를 별무리처럼 장식한 산벚꽃이 화사한 봄날을 축복해 주고 있었다. 화려한 봄꽃의 향연 속에 때이른 연둣빛 새이파리들까지 축제에 가세하고 있었다.

산행앨범 2023.04.09

구름과 안개에 둘러싸인 설악산 - 2022년 7월 10일

설악산 토왕골에서 노적봉 동벽을 오르는 등반 내내 주변 풍광을 볼 수가 없었다. 자욱한 운무에 가리워진 토왕골의 절경을 감상할 수 없다는 건 설악산 등반의 알짜배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멀리 볼 수 없을 때에도 설악은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운무 사이로 잠시 잠깐이나마 얼굴을 보여준 토왕성폭포와 선녀봉 일대의 침봉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신비감마저 들었다. 젖은 암반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육담폭포와 비룡폭포의 청아한 물줄기는 맑고도 시원했다. 등산로 주변엔 이슬비를 머금은 솜다리꽃과 꿩의다리꽃이 그 어느 때보다 싱싱하고 앙증맞은 자태로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산행앨범 2022.07.11

북한산의 봄꽃 - 2022년 4월 16일(토)

북한산 노적봉 등반을 위해 오갔던 산길은 그야말로 꽃길이었다. 도선사에서 용암문으로 향하는 등산로 주변엔 진달래꽃이 한창이었다. 아침나절 산을 오를 때와 오후에 등반을 마치고 하산하던 순간의 햇살 비추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분홍 빛깔을 발하며 진달래꽃은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예년보다 열흘 정도 늦게 핀 봄꽃과 갑자기 따스해진 날씨에 일제히 돋아난 연둣빛 새순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다. 발길따라 눈길이 머무는 낮은 땅에는 노랑제비꽃, 현호색, 괘불주머니 등과 같은 앙증맞은 들꽃이 산길을 걷는 나그네를 환하게 반겨주고 있었다. 도선사 계곡엔 산벚꽃이 만개하여 고된 하산길 막바지까지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산행앨범 2022.04.17

북한산의 단풍 - 2020년 10월 17일

가을날의 화창한 날씨 덕에 밝은 햇살을 조명 삼고, 푸른 하늘을 배경 삼은 북한산의 단풍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도선사주차장에서 백운대로 향하는 등산로를 올라가다가 한숨 돌리게 되는 하루재에서부터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인수봉 주변의 단풍은 특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의 화려함 이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철인 것이다. 일교차가 커서 겨울 산행에 준하는 등산복과 장비를 준비해야 함은 물론, 넘치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등반 능력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나 자신부터 마음 속에 항상 새겨둘 일이다.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져서 악우들을 남겨두고 등반 중간에 나 홀로 먼저 산을 내려오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

산행앨범 2020.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