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들이 이런 맛에 다들 프로젝트 등반을 하는 모양이다. 현재의 내 클라이밍 실력으로는 도무지 완등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거인암장의 'JK(5.10d)' 루트를 오늘은 세 번째 도전 만에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올랐다. 완등한 순간의 기쁨은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었다.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자유등반 방식으로 완등하는 것을 일컫는 레드포인트(red point) 등반의 가치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자유등반 난이도로는 한 단계 차이일 뿐이지만 5.10c와 5.10d는 체감 난이도가 상당히 달랐다. 자연암벽에서 5.10c까지는 컨디션이 좋은 날 온사이트로 완등한 적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달포 전인 지난 7월의 마지막 날에 붙어 보았던 5.10d 난이도의 'JK' 루트는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