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창문을 통해 찬란히 쏟아지는 겨울 햇살이 더이상 좋을 수는 없다. 별안간 이 좋은 걸 답답한 실내에서만 누리고 있자니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히 점심을 차려 먹고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서울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시계 방향 순서대로 진행한다면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11코스인 관악산 구간을 걸어야 할 차례지만, 오후 시간만 허락된 상황에서 굳이 전철을 오래 타고 이동 거리가 멀어지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는 없을 듯했다. 그래서 집에서 곧바로 진입할 수 있는 코스인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구간을 걷기로 한다. 아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길이 포함된 곳이기도 하고, 나도 가본 적이 오래된 코스를 택했다. 집에서부터 걷기를 시작하여 정릉천을 거슬러 올라가 북한산둘레길에 들어선 후, 명상길, 평창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