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춘천 인어바위 암장 - 2021년 8월 28일(토)

빌레이 2021. 8. 28. 20:58

의암댐을 사이에 두고 삼악산 맞은편에 있는 드름산 절벽에 최근 개척되어 인기가 높은 인어바위 암장을 처음으로 찾아가 보았다. 몇 차례 등반한 적이 있는 의암바위 암장에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좌측의 호수 방향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가니 인어바위 암장에 금방 닿을 수 있었다. 등산로 입구의 공터에 주차하고 10분이 채 걸리지 않은 거리였다. 암장을 둘러보고 느낀 소감은 춘클릿지, 의암바위, 인어바위를 엮어서 드름산 암벽공원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을 아끼지 않고 계신 '춘천클라이머스' 회원분들의 아름다운 열정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라는 것이었다.

 

새로운 암장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빌레이 포인트나 휴식 장소 등 주변이 완전히 정돈되지 않은 부분은 눈에 띄었으나 개척하신 분들의 노고가 상당했을 것이란 점은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호반의 도로가에 있는 인어동상 위에 위치해서 명명된 듯한 인어바위 암장은 의암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수려한 풍광이 그 어느 암장에 비길 수 없을 만큼 으뜸이었다. 비록 노곤한 나의 몸 상태 탓에 등반 열정은 쉽사리 살아나지 않아서 고난도 루트엔 붙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나 아름다운 자연 속의 암장에서 하루를 여유롭게 보낼 수 있었다. 이렇듯 좋은 장소에 멋진 암장을 개척해주신 '춘천클라이머스' 관계자분들의 애정어린 노력에 깊이 감사드리는 바이다.     

 

▲ 인어바위 암장에 도착해서 의암호수가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과 함께 즐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확행이었다.  
▲ 가장 쉬운 루트인 '연습2, 리지(Ridge, 5.9, 26m)'에서 먼저 몸을 풀었다.
▲ '연습2, 리지' 루트의 초반부를 오르고 있다. 화강암과는 달리 날카로운 암질에 적응해야 했다.
▲ '연습2, 리지' 루트는 중간부의 오버행 턱을 넘어서는 구간이 살짝 부담스러웠다. 온사이트 완등.
▲ 맨 우측의 첫 번째 루트인 '보물상자(5.9, 10m)'. 자연 친화적인 조약돌로 루트 표시를 한 정성이 돋보였다.
▲ '보물상자'는 쉬운 난이도에 걸맞게 홀드가 적절히 있어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온사이트 완등.
▲ '보물상자' 루트는 톱앵커 직전이 오버행이지만 사선 크랙의 홀드가 아주 좋아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 
▲ '2020(5.10c, 12m)' 루트는 사진 상에서 등반 중인 곳 다음 홀드가 너무 작아서 톱로핑으로도 완등하지 못했다.
▲ 아침엔 흐렸던 날씨가 점심 땐 어느 정도 맑아졌다.
▲ 맞은편의 삼악산 풍경을 바라보며 먹었던 점심이 맛이 없을 수가 없었다. 
▲ 캠을 사용해야 하는 루트인 '연습3, 걸리(Gully, 5.10a, 26m)'에서 친구는 막걸리가 떠올랐다고 한다. ㅎㅎ
▲ '연습3, 걸리' 루트는 3분의 2 지점까지 볼트가 없다. 온사이트 완등.
▲ 자연바위 느낌이 물씬 풍기는 '연습3' 루트는 식후 소화용 등반으로 제격이다. 중간에 BD 2호 캠을 사용했다.
▲ '연습3' 루트에서는 톱로핑 하강보다는 등반자가 스스로 두줄 하강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 '연습3' 루트의 정상에 올라서면 확 트인 전망을 만날 수 있다.
▲ 의암호 건너편은 삼악산이다. 예전에 자주 올랐던 산을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감회가 남달랐다. 
▲ '연습3' 루트 좌측으로 멋진 소나무와 의암호수의 풍경이 펼쳐진다.
▲ '연습3'의 톱앵커에서는 바로 좌측 루트인 '돌대문 오르는 길' 위에 있는 석문을 볼 수 있다. 정작 '돌대문 오르는 길' 루트의 톱앵커에서는 이 석문이 보이지 않는다.
▲ 개인적으로 오늘 가장 즐겁게 올랐던 '돌대문 오르는 길(5.10b, 25m)'은 아주 등반성 높고 재미 있는 루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 '돌대문 오르는 길' 초반부는 페이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발을 확실히 찍지 않으면 자칫 미끄러질 수 있다.
▲ '돌대문 오르는 길'은 페이스, 크랙, 오버행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를 맛볼 수 있어서 오르는 재미가 컸다. 온사이트 완등.
▲ '돌대문 오르는 길'이 재미 있어서 온사이트 완등 후에 연습 삼아 톱로핑으로 한 차례 더 올랐다.
▲ 톱로핑으로 오를 땐 홀드를 알고 동작이 과감해질 수 있으니 한결 수월한 등반이 가능했다.
▲ '돌대문 오르는 길' 루트가 재미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밑에서 보면 홀드가 없을 듯한데 막상 올라가면 적당한 홀드가 보인다는 것이다. 
▲ '돌대문 오르는 길' 루트에서도 마지막 하강은 하강기를 이용해서 스스로 내려왔다. 
▲ 전체 개념도에는 없는 '돌아가는 땡길(5.10c)'은 맨 좌측에 있는 오버행 루트로 최근에 추가된 모양이다.
▲ 친구가 온사이트로 완등한 '돌아가는 땡길'에 톱로핑으로 붙어 보았다.
▲ '돌아가는 땡길'은 둘째 볼트부터 고정 퀵드로가 설치되어 있으니 부담 없이 오버행 등반에 도전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홀드가 양호해서 완력만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완등할 수 있으리란 느낌이 들었다. 
▲ 암장 중앙벽 아래에 개념도가 설치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현재 개척되어 있는 루트 외에도 좌측 너머로 새로운 루트들을 개척할 예정이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암장을 찾는 모든 클라이머들이 환경보호와 등반예절을 실천하여 인어바위 암장이 춘천의 새로운 명품 암장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