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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산막이옛길 - 2023년 10월 26일(목)

충북 괴산군을 대표하는 둘레길로 '산막이옛길'에 대한 명성은 매스컴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한번 걸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나의 뇌리 가장자리에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모처럼 생긴 평일의 여유시간을 아내와 함께 하는 가을 여행으로 장식하고 싶어서 갈 곳을 구상하던 중 문득 떠오른 곳이 바로 산막이옛길이었다. 우리 부부의 31주년 결혼기념일이 지난 주에 있었지만, 그날은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대충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예년보다 늘어난 입시업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탓이다. 아내에게 조금은 미안했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떠난 여행의 목적지로 충북 괴산군을 정하고, 산막이옛길과 문광저수지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괴산댐으로 인해 생긴 강 같은 호수 주변에 공원 산책로처럼 잘..

국내트레킹 2023.10.26

괴산 문광저수지 은행나무 - 2023년 10월 26일(목)

산막이옛길을 트레킹 하고 괴산호 유람선 관광을 즐긴 후에 늦은 점심을 먹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괴산읍에서 가까운 문광저수지를 둘러보았다. 요즘 한창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군락지가 문광저수지에 있다는 소식을 매스컴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평일인데도 주차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저수지 둑방을 따라 조성된 은행나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다른 곳보다 유난히 일찍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들이 그런대로 볼만했다.

국내여행기 2023.10.26

파주 웅담리 암장 - 2023년 10월 21일(토)

우리 나라의 가을 날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변덕스러워졌는지 모르겠다. 아침 8시에 만나기로 한 악우들과의 약속에 맞춰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갑자기 소나기성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일기예보 상에는 전혀 없었던 비가 내린 것이어서 조금은 황당한 기분이었다. 악우들과 함께 플랜 B를 염두에 두면서 일단 파주의 암장을 향해 내 차를 운전했다. 걱정도 잠시 동부간선도로에 진입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반짝이는 아침 햇살이 환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 걸친 도봉산 선인봉 일대의 풍경은 한 폭의 동양화가 따로 없었다. 우리가 암장에 도착한 후로는 등반하기에 더없이 좋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지속되었다. 요즘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인수봉에서 멀티피치 등반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으나, 바위에 부지런히 매달린..

암빙벽등반 2023.10.22

가을비 속의 북한산과 도봉산

주말이나 공휴일에 내리는 비는 클라이머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야외 활동 하기 더이상 좋을 수 없는 요즘 같은 가을날의 비는 불청객이 분명하다. 지난 월요일은 10월 9일, 한글날이었다. 모처럼 인수봉 등반을 위해 이른 아침에 산에 올랐으나, 하루재를 지나 대슬랩으로 접근하던 중 예보에 없던 비가 내려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토요일인 오늘도 자연암벽에서 등반하고 싶었으나, 하루종일 가을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여서 도봉산으로 우중산행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우이동에서 원통사에 오른 후 무수골로 내려오는 길지 않은 코스를 걸었다. 금쪽 같이 아까운 가을날에 제대로 된 등반을 즐기지 못하는 갑갑함은 있었으나, 어느덧 추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들과 가을 들꽃을 바라보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국내트레킹 2023.10.14

강촌 유선대 암장 - 2023년 10월 7일(토)

모든 것이 완벽한 하루였다. 화창하고 선선한 초가을 날씨는 등반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유선대 암장은 우리팀이 여유로운 마음으로 안전하게 등반에 집중할 수 있는 평화로운 환경이었다. 여느 때와 달리 '그리움' 루트 3피치를 군더더기 하나 없이 만족스러운 자유등반 방식으로 올랐다. 청명한 대기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 삼악산과 북한강 물줄기를 내려다 본 유선대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시원했다. 유선대 암장이 처음인 소영씨도 즐겁게 등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광릉 부근의 '동이만두'에서 오랜만에 건강하고 맛깔난 음식과 함께 한 뒷풀이 자리는 훈훈했다. 집에 와서 TV를 통해 지켜본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이강인 선수가 속한 우리 축구 대표팀이 결승인 한일전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야구의 자랑..

암빙벽등반 2023.10.08

인수봉 '우정B-패시' - 2023년 10월 3일(화)

수미쌍관(首尾雙關)은 주로 시에서 많이 사용되는 문학적 구성법이다. 첫 연과 끝 연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으며 반복되는 구성법으로 주제를 강조하거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서 흔히 사용한다. 6일 동안 길게 이어진 연휴 기간 동안 네 차례 다녀온 등반을 정리하면서 문득 이 용어가 떠올랐다. 추석 날 인수봉을 시작으로 10월 1일 매바위 암장, 10월 2일 자운 암장으로 이어진 연휴 등반의 대미를 개천절 날에 인수봉을 등반하는 것으로 장식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남부의 매바위와 서울 남부의 자운 암장 나들이는 잠시 기분전환 삼아 바람 쐬듯 다녀온 여행을 겸한 등반이었다. 삶의 터전 가까이에 자리한 인수봉이야말로 우리 악우들의 진정한 모암(母巖)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기범, 은경, 나, 이렇게 셋이 인수봉에서..

암빙벽등반 2023.10.04

관악산 자운암장 - 2023년 10월 2일(월)

어제 군포시 수리산의 매바위 암장에서 중요한 볼일을 보던 중 기범씨는 관악산의 자운암장이 별안간 뇌리에 꽂혔다고 했다. 그 순간 몸 속의 찌꺼기와 함께 다음 날 등반지에 대한 고민까지 말끔히 사라져 개운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애초의 계획은 강촌의 패밀리 암장이었는데, 나도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았던 터라 자운암장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새로운 암장에 간다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그렇게 결정된 연휴 세 번째 등반지인 관악산의 자운암장은 서울대학교 교정에서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경전철 신림선 관악산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캠퍼스를 통과하는 동안 오래 전 대전의 국책연구소에 취업하기 직전 서울대학교에서 1년 계약직의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젊은 날의 추억이 떠올랐다. 유전공학연구소 정류장에서 내려 지..

암빙벽등반 2023.10.04

군포 수리산 매바위 암장 - 2023년 10월 1일(일)

추석 연휴부터 개천절까지 6일 동안 길게 이어진 이번 연휴야말로 내게는 자연 암벽에서 등반을 원 없이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추석날 저녁의 인수봉 보름달 등반을 포함한 4일을 기범씨와 함께 가능하면 교통 체증이 없는 수도권 내에서 등반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 두 번째 등반지는 군포 수리산에 자리한 매바위 암장이다. 기범, 은경, 나, 이렇게 셋이서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매바위 암장을 찾아갔다. 매바위 암장은 2년 전에 등반한 이후로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기범씨는 갈비뼈 골절 수술 후 재활 중이고, 은경이는 허리가 온전치 않은 상태이다. 나 또한 회전근개 부분파열과 척추관 협착증 때문에 어깨와 허리가 부실한 상황이므로 3명 모두가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서로를 걱정해 주면서 등반에 임했..

암빙벽등반 2023.10.04

인수봉 추석 보름달 등반 - 2023년 9월 29일(금)

해마다 추석이 다가올 무렵이면 기범씨는 내게 인수봉 정상에 올라가서 보름달을 보자고 꼬드겼다. 그때마다 나는 고향집에 다녀와야 해서 "참석불가"라는 멘트를 날려야만 했다. 내가 못 갈 줄 뻔히 알면서도 놀리듯이 추석 보름달 등반 계획을 내게 알렸던 게 분명하다. 자기는 추석 당일에도 등반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몸이란 걸 은근히 과시하는 기범씨가 한편으론 얄밉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엔 내 사정이 달라졌다. 작년 가을에 아들 녀석이 결혼한 후로는 명절을 머나먼 고향집이 아닌 우리집에서 쇠기로 했다. 고향집에는 2주 전에 미리 다녀왔다. 처음으로 추석 당일에 등반할 수 있는 여유가 내게도 찾아온 것이다. 때마침 기범씨도 매년 하던 추석날 보름달 등반을 어김 없이 공지했고, 나는 홀가분하게 "참석가능"..

암빙벽등반 2023.09.30

인수봉 대슬랩 - 2023년 9월 23일(토)

이번 토요일은 등반 계획이 오락가락 했다. 원래는 실내암장에서 같이 운동하는 4명이 노적봉 '오아시스의 미인길'을 등반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중간에 참가인원이 들쭉날쭉 했다. 소영씨는 토요일에 근무라 하고, 은경이는 급성 요통이 발병하여 일상생활이 힘든 지경이어서 등반은 언감생심이었다. 목요일까지는 성배씨가 참석하기로 하여 준수씨와 나를 포함한 3명이 최종 참가자로 결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에 갑자기 성배씨가 직장 일로 토요일에 출근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등반 취소를 고심할 무렵에 기영형으로부터 등반을 같이 가자는 연락이 왔다. 우여곡절 끝에 기영형, 준수씨, 나, 이렇게 셋이서 토요일 아침 8시 30분에 우이동에서 만나 인수봉 등반에 나설 수 있었다. 기영형이 내일 등산학교 학생들과 인..

암빙벽등반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