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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웅담리 암장 - 2024년 2월 18일(일)

태백산 눈꽃산행을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온 직후라서 조금 피곤했지만, 가능하면 주말 등반을 거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했다. 일기예보는 저녁 무렵부터 비가 올 거라 하여 낮 시간엔 등반이 가능할 듯했다. 첫 오름짓에선 손을 호호 불면서 등반할 정도로 바위가 차가웠다. 오전엔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런대로 암벽에 붙을만 했다. 햇볕 없는 겨울 등반은 즐거움이 반감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점심을 먹고나니 더이상 벽에 붙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듯 잔뜩 찌푸린 하늘과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주변 공기는 일찍 철수하자는 우리들의 결정을 쉽게 거들어 주었다. 남은 오후 시간엔 감악산 둘레길에 인접한 신암저수지와 조소앙 선생 기념관 주변을 산책했다. 비는 오후 3시 경부터 본격적으로 쏟아..

암빙벽등반 2024.02.18

영월 동강과 서강 - 2024년 2월 17일(토)

어제는 환상적인 태백산 눈꽃 산행을 기분 좋게 마친 후, 원래 약속된 숙소인 태백에 있는 이상무님 지인분의 쎄컨드 하우스로 이동하던 중 네비게이션이 엉뚱하게 영월의 비슷한 지명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동강변의 숙소에 여장을 풀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뜻하지 않게 잡은 동강변의 숙소는 여러모로 훌륭했다. 간밤엔 내년 2월에 예정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와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비롯한 알쓸신잡 얘기들로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영월군 동쪽과 서쪽을 흐르는 동강과 서강 하류를 구경할 수 있었다. 아침 산책길에선 숙소 주변을 휘돌아 흐르는 동강변을 거닐었다. 맛깔난 다슬기해장국으로 아점을 해결한 후에는 서강변에 위치한 한반도지형을 둘러보았다. 주천강, 평창강, 동강이 서로 다른 곳에서 발원하여 남한강으로..

국내여행기 2024.02.17

태백산 눈꽃 산행 - 2024년 2월 16일(금)

안사장님의 차에 동승하여 아침 7시 30분에 동서울을 출발했다. 제천휴게소를 지나 강원도에 접어들자 주변 경치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2차선 도로에서 바라본 풍광은 북유럽의 어느 숲을 옮겨다 놓은 듯 다분히 이국적이다. 하루 전 내린 눈과 밤새 얼어붙은 상고대가 보여주는 순백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이 길을 달리는 드라이브만으로도 이번 여행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은 듯했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일행들이 모여 태백산의 품에 들었다. 박사장님 내외분, 뷰티박, 안사장님, 나, 이렇게 5명이 오늘의 산행에 동참했다. 이상무님은 저녁 때 숙소에서 합류하기로 하셨다. 해발고도가 920m인 유일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태백사와 유일사를 거쳐 장군봉 정상(1,567m)과 천제단을 ..

국내트레킹 2024.02.17

불암산 [산머루산다래-실버 암장] - 2024년 2월 12일(월)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이번 설 명절엔 내가 귀향하지 않은 대신 어머니께서 상경하셔서 처음으로 우리집에서 명절을 쇠셨다. 진즉부터 추운 설 명절만이라도 장남집에서 쇠실 것을 권유 드렸었다. 하지만 명절 때 고향집을 떠날 수 없다고 그동안은 완강히 버티셨다. 팔순이 한참 지나 노쇠해진 후에야 어쩔 수 없이 당신의 고집을 꺽으신 모양새를 보면서 한편으론 애잔한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에 우리집에 오신 어머니를 모시고 가족들이 함께 모여 화목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었으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은 큰누나가 집에 와서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하여 나는 맘 편히 산에 갈 수 있었다. 오전 10시 반에 당고개역에서 악우들을 만나 산머루산다래 암장의 양지바른 곳에..

암빙벽등반 2024.02.13

불암산 암장들 [산머루산다래, 실버, 거봉] - 2024년 2월 3일(토)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축구 경기의 열기가 뜨거운 요즘이다. 토너먼트 첫 경기였던 사우디와의 16강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조규성 선수의 천금 같은 동점골 덕택에 연장까지 이어진 혈투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조현우 골키퍼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4:2 승리를 따냈다. 심야에 펼쳐졌던 그 경기를 끝까지 관전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았다. 간밤에 호주와 격돌한 8강전 역시 사우디전 못지 않은 매우 드라마틱한 경기였다. 이번엔 답답한 마음을 참으면서 끝까지 TV를 시청한 보람이 있었다. 호주전 경기의 킥오프 시간은 0시 30분이었다. 1대 0으로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 선수가 얻어낸 PK를 황희찬 선수가 시원한 동점골로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

암빙벽등반 2024.02.04

강촌 유선대 암장 - 2024년 1월 27일(토)

주초부터 목요일까지는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내심 주말에 악우들에게 예고했던 야외 암벽등반 계획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망설임이 있었다. 햇볕이 없거나 낮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오지 않는다면 실내 인공암벽을 찾기로 하고 우선은 강촌의 유선대 암장으로 등반지를 결정하여 공지했다. 유선대 암장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를 대비한 플랜 B로는 예전에 둘러본 적이 있는 춘천 봄내체육관의 인공암벽장에서 운동하는 것을 염두에 두기로 했다. 다행히 금요일 오후부터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왔고, 토요일에도 춘천지역의 일기예보는 맑음이었다. 겨울 햇살을 받아 환하게 반짝이고 있을 유선대 암벽에서 악우들과 함께 등반할 수 있는 희망이 부풀어 오른 것이다. 아침 8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9시..

암빙벽등반 2024.01.28

북한산 [형제봉능선-산성주릉-소귀골] - 2024년 1월 20일(토)

우이경전철 북한산보국문역에서 일행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정릉천변 산책로를 거슬러 오른다. 오랜만에 기영형이 함께 한 산행이다. 흐린 하늘이지만 춥지 않은 날씨에 시야는 좋은 편이다. 정릉탐방안내소 앞 주차장에서 둘레길을 따라 형제봉으로 향한다.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던 코로나 시절에 강의 녹화를 하다가 쉬는 시간에 가끔 나홀로 산책하던 이 오솔길도 참 오랜만에 밟아본다. 고도를 높일수록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형제봉 바로 아래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대성문으로 이어지는 능선길부터는 아이젠 없이는 한발을 떼기도 힘들 정도의 빙판길이다. 정릉골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을 온몸으로 견디면서 눈길을 걸을 땐 모처럼 제대로 된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맛본다는 기분이 든다. 서울 시내와 한강 ..

국내트레킹 2024.01.20

파주 웅담리 암장 - 2024년 1월 13일(토)

새해 들어 첫 자연암벽 등반에 나섰다. 한겨울에도 맑은 날씨에 낮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간다면 따스한 햇살을 정면으로 받는 남향의 암벽에서는 등반을 즐길 수가 있다. 이 모든 조건이 만족된 이번 주말에 적절한 등반지로 파주의 웅담리 암장을 선택했다. 찬바람을 피할 수 있어 가장 아늑한 2암장에서 5명의 악우들이 하루를 즐겁고 알차게 등반했다. 은경이와 나는 3, 4년 전부터 겨울시즌에도 가끔은 암벽등반을 감행해 왔었다. 하지만 준수씨는 자연암장 나들이 자체가 처음이고, 성배씨와 소영씨는 비시즌이라 할 수 있는 한겨울의 암벽등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무슨 일이든 첫 경험은 가슴 설레임을 동반하기에 아주 소중한 기억으로 남기 마련이다. 위험 요소가 상존할 수 밖에 없는 자연암벽에서는 무엇보다 안전과 질서가..

암빙벽등반 2024.01.14

생일날의 한탄강 여행 - 2024년 1월 12일(금)

오늘은 음력으로 쇠는 내 생일날이다. 어느새 환갑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실 앞에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게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이 나를 특별히 기억해 주는 날인 만큼 생일은 기쁜 날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여유로운 방학 중이라서 평일인데도 생일이라는 핑계로 잠시 짬을 낼 수 있었다.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를 겸한 짧은 겨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지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한탄강 일대로 정했다. 한탄강(漢灘江)은 클 한(漢), 여울 탄(灘)의 한자를 써서 '큰 여울의 강'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한 시간 반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포천의 화적연을 시작점으로 하여 연천의 재인폭포, 좌상바위, 아우라지 베개용암, 신답리 고분을 차례로 둘러보는 코스를 ..

국내여행기 2024.01.14

도봉산 신년 산행 - 2024년 1월 6일(토)

새해 들어 첫 주말이다. 애초엔 운악산 산행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어제 오후부터 갑자기 왼쪽 다리가 불편했다. 걸음을 내딛기 위해 다리를 올릴 때마다 왼쪽 가랑이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성배씨가 운악산 산행에 동참하고 싶어 했으나, 아무래도 내 다리 상태를 믿을 수가 없었다. 자고 난 후에도 다리가 여전히 불편하면 나는 이번 주말 산행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은 가까운 도봉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하여 공지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경미한 통증은 남아 있으나 그런대로 걸을만 하다는 판단 하에 나도 산행에 참석하겠다는 메시지를 날렸다. 광륜사 삼거리에서 9시 정각에 일행들을 만났다. 평소 실내암장에서 함께 운동하는 4명의 악우들이다. 은경, 성배, 준수, 나, 이렇게 넷이서 오붓하게 다락능선..

국내트레킹 2024.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