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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4년 1월 1일(월)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푸른 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난 '청룡의 해'라고 한다. 한글 발음으로 '값진 년'과 같아서 더욱 좋은 한 해가 될 듯한 예감이다. 신정 공휴일이니 인천의 디스커버리 클라임스퀘어에서 리드 등반을 즐기고 싶었다. 때마침 인공암벽에서 사용할 45미터 길이의 새 로프를 개시할 수 있는 기회했다. 그동안엔 60미터 로프를 인공암벽에서도 사용했었다. 선물로 받은 빌레이 안경도 처음으로 사용해 보았다. 안경 위에 착용했는데도 생각보다 잘 보여서 편리했다. 연말 휴가 기간 동안 실내암장에서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탓에 뜻하는 만큼 지구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오후에 5.10c 그레이드의 루트에 도전할 때는 오른쪽 전완근에 경미한 쥐가 나기도 했다. 등반 능력은 평소보다 ..

암빙벽등반 2024.01.01

북한산둘레길 함박눈 산행 'Adieu 2023' - 2023년 12월 30일(토)

아침부터 눈이 내렸다. 오전 9시에 우이동에서 육모정고개로 향하는 넓은 진입로를 걷는 동안엔 우산을 써야할 정도의 함박눈으로 변했다. 눈발은 하루종일 끊이지 않았다. 서울의 누적 강설량은 12.2cm로 13년 만의 폭설이라고 했다. 영봉에 올라 인수봉을 조망하려던 애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우이령 입구에서 내려와 도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어차피 사방이 흐린 하늘에 전망은 없을 것이니 둘레길을 걸으면서 차분하게 함박눈을 즐겨보자는 생각이었다. 연산군묘 앞의 근린공원엔 어린이들과 주민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팔각정에서 잠시 눈을 피하다가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정갈한 원당마을한옥도서관을 구경했다. 도서관 안에서 바라본 중정이 멋졌다. 소복히 쌓이는 하얀 눈이 운치를 더해 주었다...

국내트레킹 2023.12.31

구례 겨울 여행 - 2023년 12월 27일(수)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다. 어제는 나주 고향집에 계신 어머님을 찾아뵙고 하룻밤을 묵었다. 요늘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여행 삼아 구례를 방문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사정이 좋아져서 구례를 들렀다 가더라도 오늘 안에 집으로 귀환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광주에서 여고를 다니던 시절에 지리산 왕시루봉에 올랐던 오랜 추억을 갖고 있는 아내에게 섬진강과 지리산을 품고 있는 구례의 관광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2022년 2월에 용서폭암장에서 등반할 때 구례를 여행 했었다.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아서 아내와 함께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었다. 당시에 돌아다녔던 일정을 상기하여 오산의 사성암에서 구례 여행을 시작했다. 오산 정상에서는 왕시루봉이 마주 보였다. 노고단에서 이어진 지리산 주능선 끝자락의 천왕봉도 ..

국내여행기 2023.12.28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3년 12월 25일(월)

간밤에 눈이 내렸다. 몇 년 만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라고 했다. 애초의 계획 상으로는 이번 연휴 때 어머님을 찾아뵈러 고향집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호남지방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하여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갑자기 생긴 공휴일의 빈 시간을 클라이밍이나 등산 없이 허송하는 게 싫었다. 집 안에서 읽던 책이나 마저 읽을까 하다가 이틀 전에 갔던 인천의 디스커버리 암장에 다시 가서 운동하기로 했다. 암장으로 향하는 길엔 함박눈이 흩날렸다. 이런 날엔 눈산행을 갔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운전하면서 조금은 긴장했으나 대로여서 눈이 쌓이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이라 젊은 클라이머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은 암장은 이틀 전보다 한결 붐비지 않았다. 좀 더 익숙해진 암장에서 여유로운 마음..

암빙벽등반 2023.12.26

운현궁과 송현동 - 2023년 12월 24일(일)

오후 시간에 성북천과 청계천을 따라서 걸었다. 아내와 함께 걷다가 지치거나 몸을 녹이고 싶으면 시가지로 올라왔다. 황학동 풍물시장을 처음으로 둘러 보았다. 종로 5가의 한 커피숍에서 잠시 쉬고 난 후에 종로 3가와 익선동을 배회하기도 했다. 안국동과 북촌으로 방향을 잡았다. 낙원상가를 통과해서 운현궁을 처음으로 구경했다. 학창시절에 감명 깊게 읽었던 김동인의 소설 이 떠올랐다. 소설의 주인공인 흥선대원군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북촌은 관광지답게 제법 많은 인파들로 활기가 넘쳤다. 우리 부부도 관광객들 틈에 끼어 꿀호떡을 사먹고 송현동 녹지공원도 구경했다. '솔빛축제'란 이름으로 전시된 조명 작품들의 야경이 볼만할 것 같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려는 인파들 틈에 섞이는 게 부담스러워 해가 지..

국내여행기 2023.12.26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3년 12월 23일(토)

주말 산행이나 암벽등반은 엄두도 못 내고 집 밖에 나가는 것마저 부담스러운 맹추위의 기세가 등등하다. 아침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실내에서 리드등반이 가능한 암장에서 운동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 마전역에 있는 '디스커버리클라이밍 클라임스퀘어 ICN'을 찾아 가기로 했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여 1시간 즈음 후에 암장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개장시간인 10시보다 30분 전에 도착한 것이다. 암장에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으나, 영업 전이라서 그런지 5층 버튼이 작동되지 않는다. 잠시 차 안에서 기다린 후, 9시 50분 경에 입장할 수 있었다. 개장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많았던 탓에 휴식 라운지의 테이블은 순식간에 점령 당했다. 우리팀은 마지막 남은 테이블을 간신..

암빙벽등반 2023.12.23

광릉숲 둘레길 - 2023년 12월 16일(토)

화적연에서 비둘기낭 폭포에 이르는 포천 한탄강 주상절리길 4코스를 걷고 싶었다. 하지만 아침 8시에 서울을 출발할 때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의정부에서부터 간간히 날리기 시작한 눈발은 구리포천고속도로를 빠져나와 43번 국도 상의 38선 휴게소를 지날 때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졌다. 미처 제설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함박눈이 내린 탓에 차량 통행이 많은 4차선 국도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하여 운전하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자동차들도 거북이 운행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적연으로 꺽어지는 2차선 도로는 노면이 하얗게 변해 있어서 진입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안전운행을 위해 오늘 계획한 트레킹 일정은 취소하기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서울로 곧장 돌아오기엔 아쉬움이 남아서 광릉숲 둘레..

국내트레킹 2023.12.17

연천 재인폭포 - 2023년 12월 10일(일)

한탄강은 임진강의 제1지류이자 한강의 제2지류로 휴전선 이북의 북한에서 발원하여 철원, 포천, 연천 지역을 차례로 흐른다. 한탄강이 특별한 이유는 여느 강과 달리 화산지대를 관류하여 제주도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현무암과 주상절리로 구성된 협곡이 길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어느 겨울날 철원의 진산인 금학산 정상에서 시원스레 펼쳐진 철원평야를 조망하던 중 발견한 이색적인 풍광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평평한 지대에 움푹 패인 까만 협곡이 아름다운 곡선으로 굽이치던 장장 134.5km에 이르는 한탄강의 일부분을 본 순간이었다. 한탄강 일대는 2015년 환경부에 의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데 이어, 2020년 7월 7일엔 국내에서 4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 국가지질공원과 유네스코 인증을 ..

국내여행기 2023.12.10

파주 웅담리 암장 - 2023년 12월 10일(일)

이번 주말은 겨울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은 기온이 유지되었다. 12월 날씨로는 이례적이라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낮 기온이 영상 15도를 웃돌았다. 금요일 오후엔 석사학위 논문심사를 마치고 삼청동의 레스토랑에서 대학원 제자들과 함께 송년회를 겸한 모임을 가졌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두터운 외투가 갑갑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토요일인 어제 오후엔 평소 다니던 실내암장에서 개최한 클라이밍 페스티발에 참가했다. 개인적으로 편한 시간대에 같은 암장을 이용하는 클라이머들이 모처럼 한 날 한 시에 모여 즐겁게 어울릴 수 있었던 유쾌한 시간이었다. 단체전으로 진행된 경기에서 내가 속한 조가 5개 팀 중 1등을 차지하여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북극 주변의 찬공기를 가두어 주는 역할을 하는 제..

암빙벽등반 2023.12.10

강북문화예술회관 - 2023년 12월 7일(목)

어제까지 이번 학기 맡은 강의를 모두 끝냈다. 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치르고 성적처리를 마치면 이번 학기 학사 일정도 얼추 마무리 될 것이다. 11월부터 시작된 감기 기운이 아직까지도 끝날 줄 모르고,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던 지독한 독감까지 경험했던 터라 종강을 하고 난 후의 홀가분함은 여느 학기와는 사뭇 달랐다. 강의가 없는 오늘은 하루 쉬어 가기로 하고 모처럼 찾아온 평일의 한가함을 즐기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집에서 이어지는 북한산둘레길을 걸었다. 점심 때가 되어 둘레길을 벗어나 빗물마을을 산책하고 국립재활원 앞의 단골 식당에서 구수한 청국장을 사먹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식후에도 걷기를 계속하여 수유동 일대를 어슬렁 거리는 동안 가오리역 인근의 강북문화예술회관을 둘러 보았다. 건물 밖에서 슬쩍 ..

나의 이야기 202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