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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관음봉 - 2024년 3월 9일(토)

개강 첫 주가 흘렀다. 예년보다 한 강좌 늘어난 시간표에 적응하느라 심신이 피곤한 한주간이었다. 여유 없이 빡빡하게 짠 일정으로 알차게 다녀온 울산-영덕 1박 2일 등반여행의 피로가 겹친 탓에 내몸은 힘들어 했다. 몸살감기에 입술은 부르터서 개강 앓이를 호되게 치렀다. 주말의 암벽등반은 생각할 여력조차 없었다. 순탄한 흙길로 길게 이어진 한적한 산길을 마냥 걷고 싶었다. 천마지맥이 먼저 떠올랐으나 아직은 눈길일 듯했다. 대안으로 낮은 언덕이 이어지는 남양주시 오남읍에서 시작하는 관음봉 등산로를 걸어보기로 한다. 어남이고개에서 출발하여 관음봉을 찍고 된봉 능선으로 하산하여 영락동산에서 산길을 벗어나 마을길을 잠시 통과하여 원점으로 회귀하는 코스를 따랐다. 예상대로 한적하고 순탄한 흙길이 계속 이어진 오솔길..

국내트레킹 2024.03.10

영덕 축산항 죽도산 - 2024년 3월 2일(토)

영덕군 축산항에 인접한 죽도산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섬과 육지 사이의 얕은 바다에 모래 퇴적물이 쌓여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陸繫島, land-tied island)가 되었다. 영덕 블루로드 해벽에서 클라이밍을 마치고 죽도산을 산책했다. 그늘진 해벽이 쌀쌀하여 일찍 철수하고 그때까지 햇볕이 내리쬐고 있는 죽도산 전망대에서 석양을 보는 것으로 이번 1박 2일 울산-영덕 등반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고 싶었다. 하지만 죽도산 정상의 전망대는 공사중으로 통행제한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해파랑길에서 이어지는 죽도산 둘레길을 따라 섬을 한바퀴 도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편하게 이어지는 데크길을 따라 악우들과 함께 거닐면서 등반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꽤나 운치있는 일이었다.

국내트레킹 2024.03.03

경주시 양남면 주상절리 (해파랑길 10코스) - 2024년 3월 2일(토)

우리나라에서 주상절리 해변은 제주도에만 있는 줄로 알았다. 동해안에도 현무암과 주상절리 해변이 있다는 걸 이번에야 처음으로 알았다. 파도소리길은 해파랑길 10코스인 경주 구간으로 울산시 북구 정자동에서 경주 양남면에 이르는 동해안을 잇는 도보길이다. 이 길의 후반부인 양남면의 읍천항 주변에 1.7km에 달하는 해안 주상절리군이 있다. 연휴를 맞아 울산-영덕 1박 2일의 등반여행을 온 일행들의 숙소가 울산과 영덕의 중간 지점인 경주의 읍천항에 있었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영덕으로 출발하면서 도로 상에 있는 주상절리 안내판을 보고 잠시 들러서 구경만 하고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해파랑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못할 정도로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양남면의 주상절리군은..

국내트레킹 2024.03.03

영덕 블루로드 해벽 - 2024년 3월 2일(토)

창밖으로 동해바다가 보이는 경주시 양남면의 숙소에서는 밤새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강풍이 불었다. 세찬 바람과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계획했던 영덕 블루로드 해벽에서의 등반은 아무래도 접어야 할 것 같았다. 차분하게 마음먹기로 하고 숙소에서 아침을 먹은 후 출발하여 기온이 영상으로 오를 때까지 영덕으로 가는 길 중간에 있는 포항의 내연산 산행을 가볍게 다녀올 심산이었다. 그런데 잠깐 눈요기나 할 요량으로 들렀던 숙소 바로 앞의 주상절리길이 전혀 예상치 못한 환상적인 풍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해파랑길 10코스 말미에 2km 남짓 이어진 주상절리길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내연산 산행 계획은 저멀리 사라져버렸다. 예정된 계획에서 잠시 벗어나 즉흥적으로 현지의 풍물에 동화되어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느끼는 것 ..

암빙벽등반 2024.03.03

울산 문수산 병풍바위 - 2024년 3월 1일(금)

삼일절이 금요일인 덕택에 3일 동안의 연휴가 주어진다. 개강 직전에 선물처럼 찾아온 마지막 연휴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남녘으로의 1박 2일 등반여행을 계획한다. 울산 문수산 병풍바위와 영덕 블루로드 해벽에서 클라이밍을 즐기고, 자투리 시간에 주변 관광지도 둘러보는 일정이다. 4일 후면 경칩이라 포근한 봄날을 기대했건만 날씨는 우리의 여행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하다. 일기예보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전국적으로 강풍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거라며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협박성 멘트를 동반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현지 환경이 클라이밍에 적합하지 않으면 해파랑길 트레킹이나 관광으로 대체하자는 플랜B를 염두에 두면서 원래의 계획을 밀어부치기..

암빙벽등반 2024.03.03

디스커버리 클라임스퀘어 ICN - 2024년 2월 24일(토)

오전엔 감기 기운이 가시지 않아서 몸이 무겁고 조금은 힘에 겨웠다. 쉬운 난이도의 루트를 몇 차례 올라 땀을 어느 정도 흘리고 나니 몸이 좀 풀리는 듯했다. 오후엔 그런대로 벽에 매달릴만 했다. 리드 등반 루트를 12개 올랐다. 오후 3시 무렵부터는 악우들과 함께 볼더링 문제를 풀면서 놀았다. 몸상태가 온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운동한 덕에 감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듯했다. 오늘은 안쪽의 리드벽이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최근에 루트 셋팅을 새롭게 한 듯한 창문쪽의 톱로핑벽이 예전보다 많이 북적거렸다.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열심히 매달렸다는 뿌듯함은 남았으나, 고난도 루트엔 붙어볼 마음조차 동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었다.

암빙벽등반 2024.02.25

서울의 춘설 - 2024년 2월 22일(목)

봄이 오는 걸 시샘하는 폭설이 서울에 내렸다. 입춘과 우수가 지났으니 이번에 내린 눈은 춘설이라 하겠다. 하룻새 내린 눈이 16cm에 이른다고 했다. 서울에서도 강원도 못지 않은 설경을 만날 수 있었다. 자동차 정기 종합검사를 받고 점심을 먹은 음식점이 북한산둘레길에 인접해 있는 쌀국수집이었다. 아내와 함께 잠시 둘러본 주변 설경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풍경사진 2024.02.25

파주 웅담리 암장 - 2024년 2월 18일(일)

태백산 눈꽃산행을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온 직후라서 조금 피곤했지만, 가능하면 주말 등반을 거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했다. 일기예보는 저녁 무렵부터 비가 올 거라 하여 낮 시간엔 등반이 가능할 듯했다. 첫 오름짓에선 손을 호호 불면서 등반할 정도로 바위가 차가웠다. 오전엔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런대로 암벽에 붙을만 했다. 햇볕 없는 겨울 등반은 즐거움이 반감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점심을 먹고나니 더이상 벽에 붙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금세라도 비가 쏟아질듯 잔뜩 찌푸린 하늘과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주변 공기는 일찍 철수하자는 우리들의 결정을 쉽게 거들어 주었다. 남은 오후 시간엔 감악산 둘레길에 인접한 신암저수지와 조소앙 선생 기념관 주변을 산책했다. 비는 오후 3시 경부터 본격적으로 쏟아..

암빙벽등반 2024.02.18

영월 동강과 서강 - 2024년 2월 17일(토)

어제는 환상적인 태백산 눈꽃 산행을 기분 좋게 마친 후, 원래 약속된 숙소인 태백에 있는 이상무님 지인분의 쎄컨드 하우스로 이동하던 중 네비게이션이 엉뚱하게 영월의 비슷한 지명으로 안내하는 바람에 동강변의 숙소에 여장을 풀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뜻하지 않게 잡은 동강변의 숙소는 여러모로 훌륭했다. 간밤엔 내년 2월에 예정된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와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비롯한 알쓸신잡 얘기들로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영월군 동쪽과 서쪽을 흐르는 동강과 서강 하류를 구경할 수 있었다. 아침 산책길에선 숙소 주변을 휘돌아 흐르는 동강변을 거닐었다. 맛깔난 다슬기해장국으로 아점을 해결한 후에는 서강변에 위치한 한반도지형을 둘러보았다. 주천강, 평창강, 동강이 서로 다른 곳에서 발원하여 남한강으로..

국내여행기 2024.02.17

태백산 눈꽃 산행 - 2024년 2월 16일(금)

안사장님의 차에 동승하여 아침 7시 30분에 동서울을 출발했다. 제천휴게소를 지나 강원도에 접어들자 주변 경치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태백산 유일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2차선 도로에서 바라본 풍광은 북유럽의 어느 숲을 옮겨다 놓은 듯 다분히 이국적이다. 하루 전 내린 눈과 밤새 얼어붙은 상고대가 보여주는 순백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이 길을 달리는 드라이브만으로도 이번 여행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받은 듯했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일행들이 모여 태백산의 품에 들었다. 박사장님 내외분, 뷰티박, 안사장님, 나, 이렇게 5명이 오늘의 산행에 동참했다. 이상무님은 저녁 때 숙소에서 합류하기로 하셨다. 해발고도가 920m인 유일사 주차장을 출발하여 태백사와 유일사를 거쳐 장군봉 정상(1,567m)과 천제단을 ..

국내트레킹 202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