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장사익과 친구들' 효 콘서트 - 2024년 5월 21일(화)

빌레이 2024. 5. 24. 09:32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주최한 효 콘서트에 자랑스런 아들을 앞세우고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우수 직원으로 선정된 사원들과 부모들을 초청한 행사였다. 가정의 달인 5월 중 21일은 둘이 하나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이라고 한다. 아들의 직장인 하나은행의 명칭을 담은 이번 효 콘서트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도 모두 하나가 된다는 뜻을 지닌 "하나·같이"였다. 날짜 선정에서부터 초청 가수까지 여러모로 정성스럽게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답게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 세상에서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 뻔한 사실을 깨닫고 확인하는 순간은 상대적으로 드물지 싶다. 돌이켜 보면 부모로서 고마울 정도로 독립심이 강해서 스스로 자기 앞길을 잘 헤쳐나갔던 대견한 아들이다. 오늘의 효 콘서트는 그런 아들을 더욱 더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여길 수 있었던 특별한 순간이었다.

 

올림픽공원역에서 콘서트 장소인 올림픽홀을 찾아가는 발걸음부터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났다. 오래 전 아들이 4살이고 딸이 첫 돌을 막 지났을 무렵에 대전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잠실에서 5년 정도를 살았었다. 당시에 우리 가족의 가장 빈번한 나들이 장소가 바로 올림픽공원이었던 것이다. 공원 내의 드넓은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던 그 시절은 내 인생에서 경제적으로 힘들고 미래가 불안했던 시기였지만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기에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었던 참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장미축제가 열리고 있는 공원 한켠을 지나서 회사에서 제공한 푸드트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고 콘서트를 관람했다. 혼을 담아 노래하는 가수 장사익은 75세의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가창력으로 청중들을 감동시켰다. 국악기와 양악기가 어우러진 '친구들'의 연주 또한 일품이었다. 효를 주제로 한 행사 순서에서는 눈물바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들로부터 효도를 받는다는 의미의 효 콘서트였지만, 공연 내내 돌아가신 아버님과 장인, 장모님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별 기대 없이 아들의 회사에서 준비한 행사이니 구경이나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한 콘서트가 이렇듯 진한 여운을 남길 줄은 미처 몰랐다. 우리 부부에게 이런 자식을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