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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크로니-아미동-생공사-정상' (2020년 10월 2일(금))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를 감안하여 아침 7시 30분에 우이동을 출발한다. 도선사주차장은 이미 만원이다. 겨우 주차를 하고 추석연휴를 맞아 북한산을 찾은 산객들 틈에 끼어 어프로치를 끝낸 후, 인수봉 '크로니'길 앞에서 장비를 착용한다. 지방에서 올라오신 기범씨의 K 등산학교 강사와 동문들 9명이 이미 도착해서 등반 준비 중이다. 구면인 그분들과 우리팀이 연합하여 7명씩 두 조로 나누어 등반하기로 한다. 내가 속한 팀은 기범씨가 선등하고, 윤선씨, 은경, 기영형, 나, 그리고 평택에서 오신 주원님, 서산에서 오신 명학씨 순서로 오른다. '크로니'길 두 피치, '아미동'길로 두 피치를 끊은 후 '생공사'길로 정상에 도착했다. 마지막 피치를 등반 중일 때부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세찬 비는 아니..

암빙벽등반 2020.10.03

인수봉 남벽 - 2020년 9월 30일(수)

추석연휴의 시작일이자 9월의 마지막 날이다. 예년 같으면 복잡한 귀성 차량 행렬에 끼어 있어야 할 시간인데 북한산 속에 들어 있으니 기분은 좋다. 5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연휴를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서 보내기로 했다. 집안의 장남으로서 명절 때 고향에 가지 않았던 적이 거의 없었지만, 코로나 사태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고향집의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쓸쓸하지만, 한편으로는 귀성 인파에 섞여 붐비는 도로에서 장시간을 보내는 대신 인수봉 등반에 나설 수 있어서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이 교차하기도 한다. 인수봉 남벽에서 '하늘'길 3피치와 '빌라'길 주변의 슬랩 두 코스를 등반하고 평소보다 이른 시각에 하산했다. 지난 주말의 1박 2일 원정 등반으로 쌓인 피로를 풀 새도 없이 주..

암빙벽등반 2020.10.01

강촌 전망대 릿지 - 2020년 9월 27일(일)

어제는 처음 가본 용화산 새남바위에서 긴장감 넘치는 등반을 한 후에 소양강댐 아래의 춘천닭갈비촌에 자리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오늘은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하여 간단히 조식을 해결하고, 강촌의 북한강변에 있는 '전망대 가는 길' 릿지 등반에 나섰다. 금년 초에 개척되었다는 '전망대 가는 길' 릿지 코스는 꽤 인기가 높은 편인 것 같다. 우리는 하산길인 강선사에 내차를 주차해 놓고, 대섭이 차로 구 강촌역으로 이동하여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이른 아침이어서 우리가 첫 등반팀이 되었고, 곧이어 기범씨의 등산학교 제자분이 이끄는 팀을 비롯해 여러 팀들이 줄을 이었다. '전망대 가는 길'은 춘클릿지와 유사한 날카로운 암질의 바위에 전체적인 주변 분위기도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치 길이가 다소 짧은 ..

암빙벽등반 2020.09.28

용화산 새남바위 - 2020년 9월 26일(토)

애당초 주말에 1박 2일 일정의 설악산 등반을 계획했었다. 하지만 태풍으로 유실된 설악산 탐방로의 복구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허가 받은 암벽등반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통행금지 관리공단으로부터 받아야 했다. 할 수 없이 대안으로 대둔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단풍철에 가기로 하고,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서 가까운 춘천 인근의 용화산 새남바위와 강촌의 전망대 릿지를 다녀오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토요일 새벽 5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용화산 큰고개에 주차하고 20분 정도를 어프로치 하여 새남바위에 5명의 악우들이 첫 손님으로 도착했다. 인수봉과 비슷한 화강암으로 형성된 새남바위의 첫 인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웅장했다. 오래 전에 새남바위 위로 이어지는 일반 등산로를 따라서 산행했던 기억이 있는 ..

암빙벽등반 2020.09.28

인수봉 '크로니'길 - 2020년 9월 23일(수)

수요일의 인수봉 등반을 위해서 월요일과 화요일은 평소보다 두 배로 업무에 집중해야 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내게 주어진 강의 준비와 온라인강의 녹화를 위해 밀도 높은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보람있는 일이었지만, 그에 대한 보상처럼 주어지는 인수봉에서의 평일 등반은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다. 하루종일 흐린 날씨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서늘한 바람이 불었지만 한적한 인수봉에서 기범씨와 둘이서 줄을 묶고 '크로니'길을 등반하는 시간이 더없이 소중했다. 1970년도에 개척된 유서 깊은 '크로니'길은 예전부터 오르고 싶은 루트였지만 오늘에서야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인수봉 정상까지 크랙을 따라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등반선이 마음에 쏙 드는 '크로니'길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해준 기범씨에게 ..

암빙벽등반 2020.09.24

불곡산 독립봉 암장 - 2020년 9월 20일(일)

양주시 불곡산의 독립봉 암장을 다시 찾았다. 올해 들어 벌써 네 번째이다. 등반 루트가 많은 하드프리 암장은 시간 날 때마다 자주 가서 익숙해지면 그 만큼 등반 실력도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다. 오늘은 실내암장에서 함께 운동하던 윤선씨와 지선씨가 새로이 합류했다. 7시 20분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윤선씨를 만난 후, 은경, 기범씨, 지선씨를 차례로 픽업하여 내차에 5명이 동승한 후 양주의 부흥사 앞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인 만큼 오늘은 우리가 독립봉 암장의 첫 손님이 되었다. 전망 좋은 베이스캠프는 맞은 편 공원묘지의 햇살이 부러울 정도로 거의 하루종일 음지였다. 양지바른 슬랩에서 햇볕을 쬐고 먼저 몸을 워밍업 시킨 후에 그늘진 벽에 붙으니 한결 나았다. 어제 인수봉 등반의 피곤함을 핑계 삼아 휴식을 취하..

암빙벽등반 2020.09.21

인수봉 '의대'길 - 2020년 9월 19일(토)

아침 저녁으로 쌀쌀함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서 어느새 완전한 가을이 되었다. 인수봉 동면의 '심우'길을 시작으로 올해 봄부터 차례차례 이어오고 있는 캐리(CARI, Climbing of All Routes in Insu-peak)의 오늘 순서는 '의대'길이다. 별점 네 개로 인기가 높은 바윗길인 이 루트를 정체 없이 등반하기 위하여 평소보다 30분 빠른 7시 반 경에 우이동을 출발한다. 기범씨의 차로 5명의 악우들이 도선사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공간을 찾던 중 때마침 바로 앞에서 빠지는 차가 있어서 운 좋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올해는 인수봉에 올 때마다 주차운이 제법 좋은 듯하다.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을날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어프로치를 끝내고, '취나드B'길 출발점 우측..

암빙벽등반 2020.09.21

인수봉 '하늘'길 - 2020년 9월 13일(일)

토요일인 어제는 하루종일 지리하게 이슬비가 내렸다. 애당초 기상청의 일기예보 상에 비는 없었다. 하지만 금요일 저녁 시간부터 간헐적으로 뿌리기 시작한 비는 토요일 내내 멈출 듯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해본 일기예보는 시시각각 달라져서 날씨 중계방송으로 변해버렸다. 오전 10시 경에 만난 5명의 악우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도선사주차장까지 올라갔으나 비는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계획했던 인수봉 등반은 포기하고, 우이동 카페에서 담소를 나눈 후에 막국수집에서 점심을 먹고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둘레길을 조금 걷다가 집으로 돌아왔으나 찝찝한 기분은 가시지 않았다. 하룻밤 사이에 날씨가 확연히 달라졌다. 오늘 아침은 푸른 하늘이 유난히 반갑고 아름다웠다. 새벽..

암빙벽등반 2020.09.14

불암산-수락산 산행 - 2020년 9월 6일(일)

차분한 마음으로 산길을 오래 걷고 싶었다. 암벽등반을 위해서만 산을 찾던 그간의 단순한 패턴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다. 부담 없이 가벼운 짐과 가벼운 마음으로 호젓한 등산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상계역을 빠져 나온다. 불암산 둘레길로 접어들었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산책나온 꽤 많은 시민들로 호젓한 산길의 정취를 누릴 수가 없다.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영신슬랩 우측의 오솔길로 꺽어든다. 길은 학도암 위의 한성대 암장으로 이어진다. 암장에서 운동하는 클라이머들을 잠시 구경하고 가파른 등로를 올라서서 전망 좋은 테라스에서 잠시 쉰 다음, 천보사를 거쳐 불암사까지 내려간다. 다시 석천암 방향의 슬랩을 힘겹게 올라서서 전망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국내트레킹 2020.09.06

인수봉 '취나드B-양지'길 - 2020년 9월 5일(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직후인 어제부터 여름철 무더위는 사라지고 바야흐로 등반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연이은 10호 태풍 하이선이 다음 주 월요일 즈음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라고 하니 무작정 초가을의 시원함을 반길 수만은 없는 심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현재의 답답한 상황 속에서 두 태풍 사이에 낀 주말의 날씨 걱정을 덜었다는 것에 조금은 위안을 삼는다. 우이동에서 아침 8시에 만난 6명의 악우들이 기범씨의 승합차에 타고 도선사주차장에 도착한 순간 미리 약속이나 된 것처럼 때마침 우리 바로 앞에서 자리를 뜨는 차가 있었다. 공사로 인해 가뜩이나 좁아진 도선사주차장에서 그야말로 재수 좋게 주차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암빙벽등반 2020.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