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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결혼식

지난 주 토요일, 10월 29일에 아들의 결혼식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예식장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던 오전 10시 반 즈음에 집안의 휴대폰들이 일제히 비상 경고음을 울렸다. 충북 괴산군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안전 안내 문자였다. 긴장감 속에 잠시 TV 방송을 지켜보니 우려할 만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듯했다. 결혼식이 취소되는 건 아닌지 순간적으로 아찔했지만 그나마 다행이지 싶었다. 늦은 오후 시간인 4시 40분부터 예정된 결혼식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피로연까지 모든 절차가 사소한 문제 하나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다. 내 입장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가족행사인 아들의 결혼식을 잘 감당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신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손길에 다시금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올리..

나의 이야기 2022.11.03

남양주시 철마산 단풍 - 2022년 10월 15일(토)

지하철 4호선의 종점이 진접역까지 확장된 이후로는 처음으로 당고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를 통과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속하는 오남역에서 하차하여 오남저수지까지 1시간 여를 걸어서 이동했다. 도로변을 따라 이어지는 보도를 걸어야 하는 이 구간은 오남역 3번 출구에서 연계되는 버스를 이용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남저수지에서 복두산을 통해 천마지맥에 이르는 익숙한 등산로는 언제든 걷기 좋은 오솔길이다. 간간히 피어난 단풍을 구경하면서 철마산 정상에 올랐다. 천마지맥길 주변은 단풍과 함께 가을이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철마산에서 내마산으로 가는 길 중간에 점심을 먹고 광릉내의 신창아파트로 하산하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왔다. 4킬로미터 가까이 길게 이어진 하산로의 초반부는 ..

국내트레킹 2022.10.18

북한산 산성주릉의 단풍 - 2022년 10월 14일(금)

틈만 나면 산길을 걷고 싶은 가을날이다. 금요일 오후 시간에 짬을 내어 익숙한 칼바위 능선길에 들었다. 칼바위 정상에서 산성주릉에 올라 대동문 방향으로 걸었다. 성벽길 주변에서 간간히 꽃처럼 피어난 단풍을 만날 수 있었고, 동장대 주변의 억새는 가을의 서정을 일깨워 주었다. 내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50K/100K'라는 산악마라톤(Ultra Trail Running) 대회가 진행된다는 표식이 보였다. 100 킬로미터에 이르는 전체 코스를 내 구미와 체력에 맞게 몇 구간으로 나누어 천천히 완주해 보는 것도 새로운 재미가 있겠지 싶었다. 용암문에서 도선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는 것으로 산성길을 벗어났다. 명산인 북한산이 곁에 있어서 산행하기 더없이 좋은 가을날 오후를 만족스럽게 보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

국내트레킹 2022.10.18

북한산-안산-서울불꽃축제 : 2022년 10월 8일(토)

산에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게 뻔할 정도로 청명한 가을 아침이다.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인 한로(寒露)답게 차가워진 공기가 신선함을 더해 준다. 한글날의 대체공휴일까지 3일 간의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지만 내일부터는 일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예보이다. 주중의 바빠진 업무로 인해 미처 암벽등반 약속을 잡지 못한 오늘은 산길을 오래 걸어 보기로 한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서 곧바로 칼바위 능선 끝자락을 타고 이어진 등산로에 접어든다. 아침 8시 즈음에 칼바위탐방안내소를 통과하여 중간에 한 번 쉬고 칼바위 정상의 테라스에서 커피타임을 갖는다. 저 멀리 용문산 너머의 가평 산군에 펼쳐진 운해가 이채롭다. 칼바위 정상에서 바라보는 삼각산과 도봉산의 봉우리들이 오늘 따라 유난히 선명하다. 산성주릉에 올라서서 보..

국내트레킹 2022.10.09

불암산과 수락산 둘레길 우중 산행 - 2022년 10월 3일(개천절)

시월의 서막을 알린 3일 간의 황금연휴 중 절반은 비가 내렸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는 개천절인 오늘 아침부터는 차분히 강수량을 늘려 나갔다. 집안에 들어 앉아 연휴의 남은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기가 아까웠다. 이른 아침에 간단히 행장을 꾸려 불암산으로 향했다. 제법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바람은 잠잠해서 우산 쓰고 둘레길을 걷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비를 피하면서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둘레길 중간에 심심찮게 있었다. 정자에 앉아 빗줄기 구경하면서 커피와 차를 마셨던 순간들이 소중했다. 점심 무렵엔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불암산과 수락산 둘레길을 따라 도봉산 입구까지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중간에 하산했다. 빗소리 들으며 천천히 우산 쓰고 걸었던 4시간 즈음의 우중 산행을 ..

국내트레킹 2022.10.03

북한산 약수릿지 - 2022년 10월 1일(토)

시월의 첫날이다. 개천절까지 이어진 3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공휴일이었던 국군의 날 행사를 TV로 시청하는 게 큰 볼거리 중 하나였던 시절도 있었다. 오늘은 크랙등반의 묘미를 한껏 즐길 수 있는 '시인 신동엽길'을 등반해서 오랜만에 백운대 정상을 밟아 보겠다는 희망을 품었었다. 하지만 계획했던 등반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대안으로 약수릿지와 염초릿지를 통해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정상 인증사진을 남기려는 산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 속에 섞이는 바람에 백운대 하산길의 정체 현상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등산하기 더 없이 좋은 가을날의 연휴 첫날인지라 북한산 등산로 전체가 만원인 듯했다. 이래저래 산에서 근래들어 사람 구경을 가장 많이 한 날이었다. 우이동에서 하산주를..

암빙벽등반 2022.10.02

설악산 소토왕골 암장 - 2022년 9월 25일(일)

소토왕골 암장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멀티피치 루트인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와 '산빛JK'를 경험해 보기로 한다. 2001년 개척 당시엔 인공등반 루트이던 것을 자유등반 루트로 재탄생 시킨 것이라고 한다. 지난 7월 초에 왔을 때엔 암벽이 젖어 있어서 오를 엄두도 못 냈었는데 오늘은 루트의 상태가 아주 좋아 보였다. 어제 다녀왔던 유선대 등반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고, 루트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루트부터 올랐다. 3피치까지만 오른 후에 하강하여 잠시 쉰 후에 다시 '산빛JK' 루트에 붙었다. 총 3피치로 구성된 이 루트는 끝까지 올라보고 싶었으나, 2피치의 오버행 턱을 넘어서면 빌레이어의 시야가 막히기 때문에 더이..

설악산 유선대 '이륙공천' - 2022년 9월 24일(토)

다음 주말부터는 개천절과 한글날이 포함된 3일 동안의 연휴가 2주 연속 찾아온다. 단풍철과 겹친 그 시기엔 설악산 일대가 많이 혼잡할 듯하여 금주에 등반을 가기로 결정한다. 새벽 4시 반에 서울을 출발하여 서울양양고속도로의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쉬어 간다. 동 트기 전의 새벽 공기가 차갑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한기가 느껴진다. 바깥 온도를 확인해 보니 영상 8도이다. 짐을 꾸릴 때 넣을까 말까 망설였던 폴라플리스 보온 자켓을 챙겨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여 유선대를 향해 어프로치를 시작할 무렵엔 해가 떠올라 서서히 기온이 상승한다. 신흥사에서 비선대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3킬로미터의 등로를 산책하듯 여유롭게 걷는다. 비선대에서 금강굴을 거쳐 마등령으로 향하는 가파른 돌계단은 ..

암빙벽등반 2022.09.26

용인 조비산 암장 - 2022년 9월 17일(토)

서울·경기 지역에 새벽 4시 이후로는 비가 오지 않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믿고 이른 아침에 용인의 조비산 암장으로 향한다. 중부고속도로의 동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하면서부터 예상치 않았던 비가 쏟아진다. 경기도 광주시 권역을 통과할 땐 장대비로 변하여 고속도로의 차량들이 비상 깜박이 등을 켜고 서행한다. 오늘 등반은 물 건너 갔다는 실망감을 안고 빗속을 지나는 동안 속으로는 플랜B를 고심했다. 그런데 이천시 지역으로 접어들 무렵부터 비는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다. 조식을 해결하기 위해 멈춘 마장휴게소 부근은 아예 비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주말 등반을 즐길 수 있겠다는 희망으로 기분은 긍정적 모드로 바뀐다. 양상추가 빠져서 맛 없는 햄버거를 먹었는데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다. 변덕스런 아침날씨 탓인지 조비..

암빙벽등반 2022.09.17

선인봉 남측길 - 2022년 9월 12일(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오랜만에 도봉산의 선인봉으로 향한다. 나주의 고향집을 다녀오는 길에 장시간의 운전으로 피곤이 쌓인 심신을 달래기 위해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남측길 등반에 나선다. 아침 8시 즈음에 도봉탐방안내소를 통과하여 1시간 30분 정도의 어프로치를 통해 남측길 출발점인 타이타닉 바위 앞의 공터에 도착한다. 사방으로 확 트인 멋진 조망을 즐기며 여유롭게 장비를 착용한 후 남측길 등반을 출발한다. 작년에 처음으로 등반했던 경험을 되살려 펜듈럼 구간과 침니를 가뿐하게 통과한다. 호랑이굴을 관통하여 선인봉 정상에 올라 한가로운 점심시간을 즐긴다. 오늘은 만장봉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하강하여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아담한 폭포 아래의 계곡물에서 탁족하는 순간 암벽화에 시달렸을 발이 치유되는..

암빙벽등반 2022.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