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1788

강화군 석모도 상리암장 - 2022년 12월 11일(일)

석모도는 강화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2017년 7월에 석모대교가 개통된 이후로 석모도는 더이상 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된다. 연륙교로 김포시와 연결된 강화도 본섬이 더이상 섬이 아니듯, 연도교로 이어진 석모도 역시 이제는 육지와 다름이 없다. 20여 년 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에 딱 한 번 놀러와 본 기억이 아련하다. 배 위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던 체험도 그때 처음으로 해 보았던 추억이 떠오른다. 오늘은 아침 7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상리암장 입구인 '강화군 삼산면 상리 20번지' 주차장까지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석모도까지 거의 한나절이 걸렸던 예전에 비하면 교통이 편리해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석모대교를 지나자마자 우측 길로 접어드니 오똑한 바위산인 상주..

암빙벽등반 2022.12.12

북한산 칼바위 - 2022년 12월 10일(토)

경황 없이 보낸 12월 초순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11월 말일날 운명을 달리하신 장인어른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린 후 슬픈 마음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내 앞에 놓여진 일상을 분주하게 처리해야만 했다. 지난 2주간이 마치 이틀처럼 빠르게 흘렀다. 장례식을 치를 때부터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비로소 계절이 겨울임을 실감시켜 주었다. 모처럼 주말에 산에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오늘처럼 특별히 목적지를 정하는 것도 귀찮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곧바로 오를 수 있는 북한산이 있어서 감사했다. 칼바위 능선을 따라 산성주릉에 오른 후 구천계곡을 따라서 수유동으로 하산했다. 어느새 계곡엔 얼음이 얼어 있었다. 추운 겨울산에서도 양지바른 테라스에서 햇볕바라기 하면서 망중한을 보낸 그 순간이 소중했다. 모든..

국내트레킹 2022.12.12

강촌 유선대 암장 - 2022년 11월 27일(토)

조금 쌀쌀해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침 최저 기온이 영상에 머물고 있는 11월의 마지막 주말이다. 앞으로도 평균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햇살 좋은 주말이라면 암벽등반을 계속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 7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7월초에 등반한 후로 가보지 못했던 강촌의 유선대 암장으로 향한다. 익숙하고 양지바른 유선대 암벽에서 편안한 등반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어제는 암 투병 중이신 장인어른께서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는 바람에 하루종일 경황이 없었다. 밤 늦은 시간에야 병실이 나서 응급실을 통해 입원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심신이 피곤한 상태에서 약속된 등반에 나서는 기분이 마냥 좋을 수만 없는 노릇이다. 가평 부근의 경춘가도를 달리던 중 짙은 안개가 주변 시야를 가려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만..

암빙벽등반 2022.11.28

월출산 연실봉 암장 - 2022년 11월 20일(일)

고창 할매바위에서의 등반을 마치고 자동차로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서 영암 월출산 천황사 입구의 민박집에 도착하니 주위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정성민 선생님을 비롯한 다섯 분의 광주 바자울산악회 회원님들이 음식점에서 서울에서 내려온 우리 여섯 명의 일행를 푸짐한 저녁식탁으로 환영해 주셨다. 닭가슴살 육회에서 황칠백숙까지 코스로 이어지는 남도식 닭한마리 요리는 세상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힘든 환상적인 맛을 자랑했다. 식사 후에는 밤하늘 별빛 아래에 타오르는 모닥불 주위로 모든 멤버가 모여들었다. 광주팀과 서울팀이 하나 되어 암장 개척기, 등반 후일담, 소소한 일상 이야기 등을 주고 받는 정겨움 가득한 시간이 흘러갔다. 간밤엔 찜질방이 부럽지 않은 민박집 온돌방에서 오랜만에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간단한 ..

고창 할매바위 - 2022년 11월 19일(토)

기범씨가 계획한 1박 2일의 남도 등반여행에 동참하기로 한다. 고창 할매바위 암장에서 첫째 날을 보내고, 월출산 아래의 숙소로 이동하여 1박한 후, 둘째 날은 광주 바자울산악회와 연합하여 최근에 개척된 연실봉 암장에서 등반하는 일정이다. 2년 전 한여름에 북상한 장마전선을 피해 "남쪽으로 튀어 보자"란 생각으로 결행했던 것과 비슷한 여정이다. 새벽 5시에 서울을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의 군산휴게소에서 조식을 해결하고 9시 무렵에 할매바위 암장에 도착했다. 예전에 비해 암장 주변이 말끔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드넓은 주차장에 간이 화장실과 세면대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새롭게 단장된 암장을 기념하는 의미인지 암벽에는 다음 주 일요일에 '제1회 고창 할매바위 전국 암벽등반대회'를 개최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

경주 출장 - 2022년 11월 17일~18일

지난 여름의 등반여행 때 울산에서 영덕으로 이동하던 중 도로 표지판에서 불국사를 발견하고 즉흥적으로 경주를 둘러보게 되었다. 그때는 이른 아침 토함산에 오른 후 석굴암과 불국사를 관광하고 곧바로 등반지인 영덕 블루로드 해벽으로 이동했었다. 학회 참석차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에 머문 이번 출장길에서는 첨성대와 황리단길 인근을 둘러볼 수 있었다. 오래 전 학창시절의 수학여행 왔을 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경주는 아니었다. 요즘 학생들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는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석양 무렵에 첨성대와 월성을 산책하고, 황리단길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으로 먹었던 맛깔난 이태리 음식 맛과 불국사 아래의 숙소 근처에 근사하게 지어진 한옥 카페에서의 티타임이 특별히 기억에 남다.

국내여행기 2022.11.21

용인 조비산 암장 - 2022년 11월 13일(일)

어제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에 모처럼 촉촉한 가을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그간 여러 가지 사정이 얽혀서 등반다운 등반 한 번 제대로 못 하고 이번 가을 시즌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 하여 열심을 내 보는 수 밖에 다른 왕도는 없다. 맑은 날씨가 아닐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암벽에 대한 감각이나마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조비산 등반에 나서기로 했다. 새벽에 비는 그쳤으나 흐리고 스산한 늦가을 날씨는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기범씨와 민경씨가 마침 일정이 맞아 함께 등반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등반이 꽤나 고팠던지 몸상태는 별로였어도 나름 열심히 등반에 집중할 수 있었던 하루가 보람찼다. ======================================..

암빙벽등반 2022.11.14

제천 청풍호의 물안개 - 2022년 11월 5일(토)

옥순대교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펜션 바깥의 해 뜨기 전 온도는 영하 4도였다.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들이 모두 하얀 서리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펜션 사장님에 의하면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서리가 내렸다고 한다. 차가운 냉기를 뚫고 밖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호수 위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근래에 보기드문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옥순대교를 건너 가서 가은산 등산로 초입의 팔각정에 올랐다. 아름답게 펼쳐진 물안개를 원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동이 트기 직전까지 이어진 물안개의 향연은 다시 보기 힘든 귀한 풍광이었다.

풍경사진 2022.11.06

단양 구담봉 - 2022년 11월 5일(토)

청풍호반의 절경 한가운데 자리한 숙소에서 좋은 음식, 좋은 술, 좋은 사람들이 어우러져 매우 즐거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호수 위에 피어 오른 물안개의 몽환적인 풍경으로 시작한 오늘은 구담봉과 옥순봉에 다녀온 후 점심을 먹고 일찍 귀가하는 일정이다. 단양8경에 속하는 구담봉과 옥순봉은 아주 오래 전에 청풍호 유람선 위의 먼발치에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절경을 감상했던 기억이 있다. 언젠가 두 봉우리로 가는 산길이 개통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후로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옥순봉과 구담봉이 갈라지는 삼거리까지는 그야말로 산책하기 좋은 유순한 길이었으나, 구담봉 정상까지 이르는 등산로는 매우 가파른 계단길의 연속이었다. 애초엔 옥순봉까지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시간 관계 상..

국내트레킹 2022.11.06

제천 자드락길 6코스(괴곡성벽길) - 2022년 11월 4일(금)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다녀온 때는 내가 두 번째 안식년을 보내고 있던 2017년 11월이었다. 꿈만 같던 그 시절로부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해발고도 4130미터에 자리한 ABC(Annapurna Base Camp)까지 이어진 트레일을 8박 9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함께 걸었던 당시 멤버들의 모임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들이 모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만남이 자유롭지 못 했던 코로나 공백기 이후 처음으로 여행을 떠나온 오늘 모임의 숙소는 옥순대교와 옥순봉 출렁다리 사이에 절묘하게 자리를 잡은 펜션이었다. 주위를 둘러싼 청풍호반의 수려한 풍광 하나만으로도 펜션은 더없이 좋은 휴식 공간이자 추억 속에 길이 남을 장소였다. 요즘 틈틈이 보고 있는 책 안에는..

국내트레킹 2022.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