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안산-서울불꽃축제 : 2022년 10월 8일(토)

빌레이 2022. 10. 9. 15:32

산에 가지 않으면 후회할 게 뻔할 정도로 청명한 가을 아침이다. 24절기 중 17번째 절기인 한로(寒露)답게 차가워진 공기가 신선함을 더해 준다. 한글날의 대체공휴일까지 3일 간의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이지만 내일부터는 일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예보이다. 주중의 바빠진 업무로 인해 미처 암벽등반 약속을 잡지 못한 오늘은 산길을 오래 걸어 보기로 한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서 곧바로 칼바위 능선 끝자락을 타고 이어진 등산로에 접어든다. 아침 8시 즈음에 칼바위탐방안내소를 통과하여 중간에 한 번 쉬고 칼바위 정상의 테라스에서 커피타임을 갖는다. 저 멀리 용문산 너머의 가평 산군에 펼쳐진 운해가 이채롭다. 칼바위 정상에서 바라보는 삼각산과 도봉산의 봉우리들이 오늘 따라 유난히 선명하다. 산성주릉에 올라서서 보국문, 대성문, 대남문을 차례로 지나 문수봉 정상에서 또 한 번 장쾌한 조망을 맛본다.

 

문수봉 아래의 테라스에서 시원하게 뻗어 내려가는 비봉능선과 그 끝자락의 족두리봉 너머에서 가로로 굽이쳐 흐르는 한강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한가로운 점심시간을 보낸다. 한강과 여의도의 고층빌딩들을 보고 있노라니 문득 오늘 저녁에 있을 불꽃축제가 뇌리를 스친다. 즉흥적으로 하산 후에 인왕산이나 안산에 올라 불꽃놀이를 구경할 계획을 세운다. 불광사로 내려와서 막걸리 한 사발과 삼계탕을 먹고 다시금 둘레길을 걷다가 불광역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청에서 하차하여 안산 정상에 오른다. 예상과 달리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는 정상에서 내려와 한강변의 축제장이 정면으로 내려다 보이는 바위턱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한 후 인파에 섞여 독립문역으로 하산한다. 오랜 시간 동안 산에서 머물고 야간산행까지 길게 이어졌던 하루가 만족스럽다.   

 

▲ 칼바위탐방안내소를 08시 즈음에 통과했다. 집에서 여기까지 30분 정도가 걸린다.
▲ 첫 번째 쉼터에서 동북쪽으로 바라본 풍경. 저 멀리 용문산 너머로 펼쳐진 운해가 보였다.
▲ 칼바위 정상부의 테라스에서 커피타임을 가질 때까지 운해는 사라지지 않았다.
▲ 칼바위 정상에서의 조망도 유난히 선명했다.
▲ 문수봉 정상에서는 서해로 흘러드는 한강 하구가 선명히 보인다.
▲ 문수봉에서 뻗어 내려간 비봉능선의 기암들 너머에 가로로 뻗은 한강의 물줄기가 선명하다. 한강에서 펼쳐질 불꽃축제를 산에서 보고 싶어졌다.
▲ 문수봉 정상에서 바라본 삼각산과 도봉산의 봉우리들 또한 장관이다.
▲ 아주 오래 전에 올라다녔던 문수봉 아래의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었다. 현재는 산객들이 보이는 우측 봉우리에 문수봉 표지석이 있다.
▲ 문수봉에서 이어진 의상능선 상의 나한봉과 나월봉의 모습이다. 사진 우측 봉우리가 나한봉으로 문수봉과의 사이에 청수동암문이 있다.
▲ 비봉능선엔 기암들이 즐비하다.
▲ 문수봉에서 비봉능선으로 내려가는 암릉길도 참 오랜만이다.
▲ 문수봉에서 내려온 암릉길을 뒤돌아 본 모습. 백운대 오르는 등로보다 더 가파르고 스릴 있는 구간이다. 이 구간이 싫으면 청수동암문으로 우회하면 된다.
▲ 승가봉 직전의 석문도 통과한다. 거대한 촉스톤이 만든 석문이다.
▲ 가을 햇볕바라기를 하면서 한참을 쉬어간 곳이다. 사모바위와 비봉 정상부에 개미처럼 붙은 사람들이 보인다.
▲ 비봉을 지나면 향로봉과의 사이에 인수봉을 닮은 전망대 바위가 나온다.
▲ 향로봉 가는 길에 돌아서 보면 비봉 정상의 진흥왕순수비가 선명히 보인다.
▲ 향로봉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파노라마 뷰는 으뜸이다.
▲ 향로봉은 현재 정상만 개방하고, 릿지 등반은 금지한다. 예전엔 야등으로도 올라다녔던 스릴 만점의 릿지였는데...
▲ 족두리봉 전의 갈림길에서 불광사 방향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 불광사로 내려오는 길 중간의 바위 위에서 낮잠도 자고 풍경도 구경하면서 일부러 게으름을 피우면서 시간을 보냈다.
▲ 불광사로 내려와서 근처의 삼계탕집에서 막걸리를 곁들인 식사를 했다.
▲ 이른 저녁식사 후에 다시 둘레길을 조금 걷다가 불광역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서대문구청에서 내렸다.
▲ 서대문구청에서 바로 이어진 안산자락길을 거쳐서 안산 정상으로 향했다.
▲ 안산 정상의 봉수대로 향하는 중간에 석양은 지고 둥근 달이 떠올랐다. 돌아보니 오늘 걸었던 비봉능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 인왕산 우측으로 둥근 달이 떠올라 있었다. 오늘이 음력으로 13일이니 이틀 후가 보름이다.
▲ 안산에서 여의도와 한강이 잘 보일 거라는 것을 나만 알고 있는 건 아닐테니... 봉수대 주변의 명당자리는 이미 만석이었다.
▲ 보름달 같은 둥근 달을 보면서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시간이 견딜만 했다.
▲ 난생 처음으로 산에서 한강불꽃놀이를 구경했다. 7시 20분부터 8시 30분까지 펼쳐진 화려한 불꽃축제가 볼만했다.
▲ 불꽃놀이의 장관을 사진으로 담기엔 폰카의 화질은 너무나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