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바위맛을 보지 못했다. 3월 첫 주에 간현암장을 다녀온 후로 오늘에서야 비로소 자연 암벽에서 등반할 수 있는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나에겐 안과수술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고, 악우의 집안에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여 암벽등반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서로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란 문구를 상기시켜 주면서 힘든 시간을 잘 견뎌온 듯하다.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인생사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나이가 들었다는 징표인지도 모를 일이다. 수술 후 망가진 몸은 둔하고 단련되지 않은 손가락 끝은 따가웠지만 다시금 바위에 붙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즐거웠고 감사했다. 황량했던 나목들이 어느덧 찬란한 신록의 새옷으로 갈아입고 푸르른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