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과 수락산 봄비산행 - 2023년 4월 15일(토)

전국적으로 봄비가 예보된 토요일 아침이다. 주말산행을 거르기 싫어서 오랜만에 우중산행 준비를 하고 나가보기로 한다.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자락길 아래의 철쭉동산을 잠시 둘러본다. 오늘부터 보름 동안 불암산철쭉제가 진행된다고 한다. 튜울립을 비롯한 다양한 봄꽃들로 장식된 정원과 축제장 주변을 잠시 구경한 후, 차분히 내리기 시작하는 봄비 속에 우산을 받쳐들고 불암산둘레길을 따라 덕릉고개 방향으로 걷는다. 당고개역이 내려다보이는 철쭉동산 위의 팔각정에 걸터앉아 봄비를 마주하고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맛이 일품이다. 이곳의 철쭉동산은 축제장보다 오히려 더 화려하게 피어 있다.

 

철쭉꽃이 만개한 덕릉고개의 생태이동통로를 지나 수락산둘레길로 접어든 후 동막골 체육공원 위의 팔각정에서 점심시간을 가진다. 우중산행 중에 만나는 정자는 비를 피할 수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둘레길을 걷는 중에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한다. 학림사 진입로를 만나 둘레길을 빠져나와 오르막길을 택한다. 능선길까지 오른 후 귀임봉까지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로 하산길을 잡는다. 간만에 밟아본 귀임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설악산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수락산 정상부를 감싸고 시시각각 변하는 운무를 감상하는 눈맛이 시원스럽다. 최근에 완성된 무장애탐방로인 수락산자락길을 따라서 수락산입구의 전철역으로 내려선다. 어제는 고려산의 진달래꽃, 오늘은 불암과 수락의 철쭉꽃을 원없이 감상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만 없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는 호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