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부터 비가 내릴 거라 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벚꽃을 비롯한 봄꽃들이 모두 떨어질 거라 했다. 비가 오기 전에 산행을 마치고 싶었다. 이른 아침인 7시에 집을 나섰다. 북한산보국문역에서부터 정릉천을 거슬러 올라갔다. 벚꽃은 아직까지 그 풍성함을 잃지 않고 있었고, 보국문을 향해 오르는 등로 주변은 노랑제비꽃이 주인공이었다. 기대하지 않던 햇빛까지 비춰주니 들꽃의 앙증맞은 자태는 더욱 어여쁘게 빛났다. 대동문에서 진달래능선으로 하산길을 잡았다. 3킬로미터가 넘는 길이의 능선길이 온통 분홍빛 꽃길이었다. 비 한방울 맞지 않고 노랑제비꽃과 진달래꽃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운 꽃잔치를 원없이 구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