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날씨는 정말 좋다. 이는 적어도 이번 봄철엔 참인 명제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유난히 비가 자주 내렸던 올해 봄철의 변덕스런 일기를 감안하면 수요등반팀에겐 더없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수봉 남면의 여정길 앞에 도착한 우리들의 스몰토크엔 날씨 얘기가 빠질 수 없었다. '캐리(CARI, Climbing of All Routes in Insu-peak)' 프로젝트는 기범씨의 리딩으로 인수봉의 모든 루트를 등반해보자는 우리들의 약속이다. 오늘의 캐리 순서는 '거봉길'이다. 기범씨가 선등하고, 구선생님이 쎄컨, 내가 라스트로 올랐다. '짬뽕길' 바로 우측의 직상 크랙에 붙는 것으로 '거봉길' 첫 피치 등반이 시작된다. 크랙 구간은 손홀드가 듬직해서 오를만 했으나, 둘째 피치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