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울산바위 우벽의 '문리대길' 등반을 마친 후 장비를 좌벽의 '안다미로' 출발점 부근에 데포시켜 놓았다. 오늘은 자일을 메지 않으니 어프로치가 한결 더 가벼웠다. 바윗길 '안다미로'는 크랙 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루트였다. 총 6피치 중 4피치 초반부의 슬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구간이 다양한 형태의 크랙들로 이루어져 있다. 2피치의 오버행 크랙은 개념도 상의 난이도인 5.10c보다 훨씬 더 어렵게 느껴졌고, 3피치의 크랙도 밸런스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최고 난이도인 5.11a로 표기되어 있는 5피치의 일자로 뻗어내린 크랙은 후반부가 크럭스였다. 중반부까지는 그런대로 양호한 손홀드 덕에 잘 올랐으나 후반부는 내 실력으로 도저히 돌파할 수 없었다. 우측으로 돌아서 겨우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