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고창 할매바위 (2020년 8월 1일)

빌레이 2020. 8. 3. 09:01

남쪽으로 튀어라. 장마전선의 북상으로 중부지방엔 폭우가 내릴 거라는 주말의 일기예보를 보고 기범씨와 함께 등반지를 고민하던 중 내린 결정이다. 넘어질 때 쉬어간다는 말을 떠올리면서 이번 기회에 내 고향인 전라도의 바윗길을 다녀오기로 하고 여행계획을 짰다. 토요일 새벽 4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첫날은 전북 고창의 할매바위 등반 후 전남 나주에 있는 내 고향집으로 이동하여 숙박, 둘째날은 전남 영암의 월출산에서 등반하고 저녁에 귀경하는 일정이다. 기범, 은경, 대섭, 나, 이렇게 4명의 악우들이 함께 다녀온 이번 전라도 등반여행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날씨 덕택에 알찬 등반과 아름다운 추억만들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선운산과 함께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자연암장인 할매바위에서의 등반은 첫 경험의 설레임이 더해져 더욱 뜻깊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1. 전북 고창군 아산면 계산리에 위치한 할매바위는 도로변에 주차하고 논둑길을 잠시만 걸으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 우리가 1등으로 도착해서 나무그늘이 있는 좋은 자리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3. 할매바위 안쪽에는 동굴에서 시작하는 고난도 루트들이 있었지만 그간 내린 비 때문에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다.
4. 동굴 옆으로는 폭포처럼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5. 동굴 옆에는 암벽에 글씨를 새겨놓은 곳도 있었다.
6. 할매바위에서의 첫 오름을 준비하는 동안 마음이 살짝 설렜다.
7. 쉬운 코스인 '추억만들기' 루트를 오르는 것으로부터 이번 전라도 등반여행의 테이프를 끊기로 한다.
8. 오랜만의 선등과 할매바위 첫 경험이라는 긴장감을 떨치지 못한 채 대섭이의 확보를 믿고 출발한다.
9. 잘 잡히는 손홀드가 많아서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10. 쉬운 길이지만 밤잠을 설치고 새벽길을 운전해서 온 피로감은 남아서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11. 할매바위 좌측벽은 비교적 쉬운 루트들이어서 몸풀기 등반에 적합하다.
12. 기범씨가 살짝 오버행으로 시작되는 중앙벽을 오르고 있다.
13. 톱로핑으로 '범칙금' 루트를 오르고 있다. 루트 상단의 구멍 속에 박쥐들이 있었다.
14. 기범씨는 금요일 밤 늦게까지 근무하고 잠을 거의 못 잔 상태인데도 열클이다.
15. 점심 후에는 시원한 나무그늘 밑에서 짧은 낮잠을 즐겼다.
16. 힘이 거의 소진될 때까지 열클한 후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 오후 3시 즈음에 철수했다.
17. 도축장이 가까이 있어서 신선한 생고기를 구하기 쉬운 나주의 고향집에서 동생이 사놓은 육사시미를 배불리 먹었다.
18. 고향집에서의 석식 후 마을 주변을 산책했다. 나도 잘 모르는 시설물들이 많이 생겨났다.
19. 내 고향동네도 많이 현대화 되었다. 대나무숲을 제거한 후 소나무 세 그루가 돋보이게 된 우리집이 멀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