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설악산 등반여행 5 : 울산바위 '문리대'길] - 2020년 8월 17일(월)

빌레이 2020. 8. 22. 20:45

울산바위는 화강암의 거대한 성채다. 하나의 바위로 불리기엔 너무나 웅장하다. 설악산에서 떼어내어 하나의 독립적인 바위산으로 대우해 주어야만 그 훌륭한 풍모에 어울릴 듯하다. 울산바위에서 가장 고전적인 루트로 알려진 '문리대'길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 흔들바위 위부터는 제법 가파른 산길이어서 비지땀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장비를 착용하는데 주위에 날파리 같은 벌레들이 우리를 귀찮게 한다. 인호씨는 펄쩍펄쩍 뛸 정도로 벌레가 유독 인호씨에게만 몰린다. 개미처럼 따끔거리게 피부를 물어뜯는 벌레들도 젊은 피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살짝 놀려준다. 벌레들 때문에라도 빨리 지면을 떠나서 벽에 붙어야 할 지경이다.

 

이기범 선생의 '문리대'길 등반에 관한 브리핑이 있은 후에 곧바로 출발한다. 내가 쎄컨이고, 치득씨, 세령씨, 인호씨 순서로 오른다. 크랙과 슬랩이 섞여 있는 재미난 루트를 신속하게 등반하고 정상에 모여서 한참 동안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곰바위가 절벽 건너편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문리대'길 정상은 대청봉부터 동해바다까지 외설악의 빼어난 풍광을 그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훌륭한 조망터이다. 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벗 삼아 점심을 나눠 먹는 순간이 더없는 행복이다. '비너스'길 방향으로 30미터 하강 두 번과 60미터 하강 두 번으로 땅을 밟는 것으로 등반을 마무리 한다. 다음 날도 울산바위에 오기로 하고 '안다미로'길 근처에 자일을 데포시켜 놓고 하산한다.     

 

1. '문리대'길 정상에서 절벽 건너편에 있는 곰바위와 뽀뽀하는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2. 계조암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물을 보충했다. 불자인 세령씨는 안전등반을 기원하는 듯...
3. 계조암 부근의 암반 위에 놓여진 불상이 보기 좋아서...
4.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인호씨와 치득씨도 목을 축인다.
5. 언제봐도 우람한 울산바위의 자태는 한 마디로 형언할 말이 부족하다.
6. 이기범 선생의 확보로 나와 치득씨가 '문리대'길 첫 피치를 등반 중이다.
7. '문리대'길 전체 피치 중에서 가장 힘겨웠던 벙어리 크랙 구간을 세령씨가 등반 중이다.
8. 벙어리 크랙을 지나면 슬랩이 시작되고 다시 직상 크랙을 올라서면 모두가 쉴만하 테라스가 나온다.
9. '문리대'길 후반부에서 후등자 확보 중인 치득씨의 모습. 여기에서 고정자일을 잡고 잠시 내려서면 확보점이 나온다.
10. 이제 말 안 해도 자기가 할 일을 척척 해내는 독수리 5형제라서 신속한 등반이 가능했다.
11. 등반을 마치고 정상에 모여서 자유로운 시간을 즐겨본다.
12. 울산바위 전망대 방향으로 고래바위가 보인다.
13. 곰바위는 몸체까지 영락없는 곰 한마리의 형상이다.
14. 움푹 팬인 웅덩이를 보고 있는 인호씨 너머로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15. 정상 조망은 거칠 것이 없어서 황철봉의 너덜지대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16. '문리대'길 정상에서 곰바위가 있는 맞은편 사이엔 깍아지른 벼랑이 버티고 있다.
17. 곰바위 앞에서 4명의 사나이들이 인증사진을 남긴다.
18. K등산학교 암벽1반 1조는 모든 면에서 1등이란 뜻으로...ㅎㅎ.
19. 만족스런 등반 후엔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20. 햇빛 속이지만 시원했던 정상을 떠나 하강을 시작한다.
22. 하강은 30미터 2번, 60미터 2번 '비너스'길 방향으로. 땅에 내려오니 후끈 달아오른 공기가...
23. 모두들 반바지로 갈아입고 하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