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59

대둔산 구조대길 등반 - 2017년 5월 2일

징검다리 공휴일이 낀 주간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5월 첫 주이다. 월요일이 노동절, 수요일이 석가탄신일, 금요일이 어린이날인 것이다. 논문 작업과 연구과제 일정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된 등반을 다녀오지 못했던 나도 친구들과 시간을 맞추어 2박 3일 동안의 등반 여행을 계획한다. 암벽길이 상대적으로 한산할 듯한 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등반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보기로 한 것이다. 동갑내기 친구들 셋이서 대둔산, 천등산, 갈기산의 바윗길을 차례로 올라보기로 약속하고 화요일 새벽 5시 반에 서울을 빠져나간다. 지난 주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몸 생각할 겨를 없이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논문 작업과 제주도 출장의 후유증을 된통 앓았다. 감기약 신세를 지면서 근근히 버티다 어느 정도 회복의 ..

충북 영동군 천태산 - 2015년 10월 10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빗나갔다. 천등산과 대둔산에서 이틀 연속 암벽등반을 즐기고 싶었으나 비가 올 거라는 예보 때문에 우중 산행지로 생각해 두었던 곳이 영동군에 있는 천태산이다. 하지만 화창한 날씨 속에 대둔산 인근의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충북 영동을 향해 출발한다. 금산을 거쳐 금강변을 따라 달리는 길 풍경이 아름답다. 천태산은 대전에 살 때 주말 산행지로 몇 번 찾았던 곳으로 그 시절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마지막으로 오른 이후 15년 가까이 흐른 세월 동안에도 천태산과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변함 없이 나를 반겨준다. 전에는 가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옥새봉으로 올라서서 남고개로 내려선 후, 다시 D코스를 따라 천태산 정상에 오른다. 바윗길이 많아서 많은 산객들이 올라가는 루트로 이용하는 A코스를 따라..

대둔산 태고사와 낙조대 - 2015년 10월 9일

천등산 암벽등반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일찍 끝났다. 남은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 대둔산 워킹 산행에 나선다. 케이블카가 있는 전북 완주의 대둔산 관광단지 입구는 공휴일을 맞아 찾아든 인파로 만원이다. 혼잡한 이 지역을 피하여 배티재를 넘어 충남 논산 쪽의 태고사 들머리로 이동한다. 화려한 기암괴석의 전시장 같은 남쪽의 전북 지역과는 달리 북쪽의 대둔산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태고사와 낙조대로 이어지는 한적한 산길을 따라 산책하듯 걸어서 정상 능선에 도착한다. 천년 고찰인 태고사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가을 들녘이 평화롭게 보이는 그 풍경을 잊을 수가 없다. 낙조대에서 보는 육산의 대둔산 북쪽 사면은 남쪽인 돌산의 반전이다. 숲속의 맑은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이..

천등산 <어느 등반가의 꿈> 등반 - 2015년 10월 9일

금요일인 한글날 새벽 4시경에 집을 나선다. 나들이 하기 좋은 단풍철에 찾아온 3일간의 연휴에 교통정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른 시각에 서울을 빠져나가야 한다. 중간의 휴게소에서 토막잠으로 부족한 잠을 달래가면서 대둔산으로 향한다. 간밤엔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새로운 바윗길을 가게될 날의 전야는 자잘한 생각으로 잠을 설치기 일쑤다. 심야 시간에 생중계 된 쿠웨이트와 우리 국가대표팀 간의 월드컵 축구 예선 경기를 시청한 것도 잠 못드는 데에 한 몫을 했다. 추부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대둔산의 배티재를 넘는다. 기암괴석과 서서히 물들고 있는 단풍이 어우러진 수려한 풍광이 떠오르는 햇살을 받아 빛나는 얼굴로 우리를 반긴다. 언제봐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한폭의 동양화 같은 그 풍..

계족산 장동 산림욕장 - 2015년 5월 3일

계족산 장동 산림욕장은 대전에 거주하던 때에 자주 찾던 곳이다. 우리집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주말 나들이 장소로 애용했었다. 여름철에는 조그만 계곡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찾기에 적당했던 것이다. 1박 2일의 대둔산과 천등산 등반을 계획 했었으나 간밤에 제법 많은 비가 내린 까닭에 둘쨋날의 천등산 등반은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첫날의 만족스런 솔봉이길 등반이 길고 빡빡했기 때문에 등반 취소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계족산 황톳길로 최근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장동 산림욕장을 산우들과 함께 둘러보며 신선한 숲속에서 전날 등반의 피로를 날려본다. 옛생각이 새록새록 돋아나 아련한 향수까지 느껴지는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대둔산 솔봉이길 등반 - 2015년 5월 2일

대둔산에서 가장 길다는 솔봉이길 등반에 나선다. 작년의 양파길 등반 때 어프로치를 하면서 생각해둔 곳이다. 동심정 휴게소의 석축 앞에서 왼쪽으로 나있는 소로를 따라 올라가면 양파길과 솔봉이길 표지판이 나란히 박혀있다. 이곳을 지나 안부에 올라서서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올라가면 양파길이다. 계속 직진해서 능선 왼쪽 사면을 따라 내려가면 '솔향기 그윽한 일봉길' 동판이 보이고 그 아래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면 산죽이 우거진 솔봉이길 출발점이 나온다. 일봉길 동판을 지나서 우측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짧은 알바를 했으나 곧바로 솔봉이길 동판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들 앞에서 어프로치를 하던 팀과 같이 솔봉이길에 붙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은근히 걱정했으나 그들이 일봉길 동판 앞에 모여 있어서 다행이지 싶었다.   ..

천등산 초심길 등반 - 2014년 10월 4일

개천절이 낀 연휴라서 1박2일의 등반을 즐길 수 있으니 여유롭고 좋다. 양파길 등반을 마치고 대둔산장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햇반과 동결건조 미역국을 곁들여 끓인 죽으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아침 8시경에 산장을 나선다. 천등산 어느 등반가의 꿈길을 등반하고 싶었으나 이미 길을 알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처음처럼길을 등반하기로 한다. 양파길 등반에서 힘을 쏟은 몸 상태를 감안해서 내린 결단이다. 초심릿지라고도 부르는 처음처럼길은 작년 봄에 정신이 부부와 함께 올랐던 적이 있다. 그때는 아직 내 몸이 준비되기 전이어서 그랬던지 후등인데도 상당히 힘겨워 했었던 기억이 있다. 신발을 벗고 건넜던 괴목동천에 누군가 평상으로 임시 다리를 연결해 놓았다. 덕분에 편하게 계곡을 건너서 초심길 출발점에 도착한..

대둔산 양파A길 등반 - 2014년 10월 3일

나들이 하기 좋은 호시절에 개천절이 금요일인 황금 연휴의 시작이다. 방송에서는 이번 연휴 때 강원도로 향하는 영동고속도로의 교통량이 대단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다. 단촐하게 남쪽의 대둔산에서 한적한 등반을 즐기기 위해 새벽 5시 반에 서울을 출발한다. 기송 형님과 은경이가 내차에 동승하여 1박2일의 오붓한 등반을 계획하고 길을 나선 것이다. 이른 시각인데도 중부고속도로 호법 분기점에서 강원도 방향의 정체가 눈에 들어온다. 설악산 바윗길도 초만원을 이룰 것이라 생각하면서 설악에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 본다. 음성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예약해둔 숙소인 대둔산장을 향해 달린다. 산장 옆마당에 주차하고 곧바로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오르기로 한다. 동심정 휴게소의 석축에서..

대둔산 구조대길 등반 - 2014년 5월 17일

대둔산 바윗길이 생각나 한 번은 다녀오고 싶었다. 자연 암벽에서 등반을 즐겨야 비로소 등반다운 등반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클라이밍을 같이 하는 이들 중 몇몇은 운동으로서의 클라이밍만을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 스포츠클라이밍은 자연 암벽에서 좀 더 어렵고 멋진 루트를 안전하게 등반하기 위한 트레이닝의 성격이 더 강하다. 그간 실내 암장에서 꾸준히 운동해오던 나의 몸 상태와 등반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곳도 인공 암벽이나 클라이밍 대회가 아닌 아름다운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암벽이다. 실전 격인 자연 암벽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즐길 수만 있다면 나의 스포츠클라이밍을 통한 훈련은 성공적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에 다녀온 대둔산 등반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보다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