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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에 생각하는 고향의 봄

"나의 살던 고향은"으로 시작하는 동요인 노랫말은 딱 이맘 때의 고향 마을 풍경을 회상하면서 지은 것일 게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주변의 요즘 풍광과 크게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어릴 때엔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내가 살았던 고향 마을이 아름답다고 느낄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때가 그리워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지금 사는 곳이 내 고향이다"란 말처럼 지금 살고 있는 거처에 만족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먹은지 오래다. 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는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이 곳이 나에게는 새로운 고향집이라는 생각이 더욱 더 뚜렷해지곤 한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새로운..

나의 이야기 2022.04.17

다시 돌아온 캠퍼스의 봄날 - 2022년 4월 11일(월), 14일(목)

다행스럽게도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이다. 자칫하면 사회적거리두기가 익숙해져서 다른 이들과의 교감이나 친밀감 따위는 옛날의 추억거리로만 남을 뻔 하였다. 적당한 거리두기가 편한 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네 삶이란 게 감성을 무시하면서 기계적인 목적지향적 측면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캠퍼스에 봄꽃이 만발한 이번 주부터는 비로소 대학에 활기가 넘치는 듯한 분위기다. 학생들이 하나 둘 등교하여 어느새 캠퍼스는 젊음이 넘치는 생동감으로 충만하다. 이제는 대학촌이 사람 사는 동네로 다시 태어난 듯한 모습에 흐뭇해 하면서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화창한 봄볕이 정말 좋았던 월요일 점심 시간엔 캠퍼스 주변을 나홀로 산책했다. 개나리와 벚꽃이 만발한 캠퍼..

나의 이야기 2022.04.15

서울 남산 벚꽃길 산책 - 2022년 4월 10일(일)

집안에서 머물기엔 너무 화창한 봄날씨를 견디지 못하고 점심 직후에 아내와 함께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아파트 단지 안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벚꽃놀이는 충분하다 싶었지만, 나온 김에 즉흥적으로 남산에 가보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내려 남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2번 시내버스로 갈아탔다. 언제부턴가 오르막길을 힘겨워 하는 아내를 위해서 천천히 내려오면서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산책코스를 생각해낸 것이었다. 화려하게 만개한 벚꽃이 이어진 남산 순환로를 따라 정상에서 필동으로 내려오는 2시간 남짓의 도보여행은 아내도 즐겁게 동행할 수 있었기에 더욱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국내트레킹 2022.04.10

Swissway to Heaven - Full movie

스위스 태생의 유쾌한 클라이머인 세드릭 라샤(Cedric Lachat)와 그의 동료 클라이머들이 스위스 알프스의 유명한 거벽들을 차례로 등반하는 다큐멘터리 영상이다. 스위스에 속하는 알프스의 대표적인 거벽이라 할 수 있는 아이거(Eiger), 개스트로센(Gastlosen), 웬덴스퇴크(Wendenstöcke), 라우터부룬넨(Lauterbrunnen), 래티콘(Rätikon)에서 펼쳐지는 고난도 멀티피치 클라이밍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영상이 시종일관 두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전통적인 마운티니어링부터 현대적인 스포츠 클라이밍 기술까지 아우르는 이야기를 초등자들로부터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https://youtu.be/knxL3pPf1Gs

강촌 유선대 암장 - 2022년 4월 9일(토)

기다렸다는 듯 하루 사이에 일제히 벚꽃과 목련꽃이 만개한 하루였다. 아침나절 강촌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주었던 강선사 주차장 앞의 목련꽃은 등반을 마치고 돌아온 늦은 오후 시간엔 한층 더 화려하고 풍성해져 있었다. 이른 아침엔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던 아파트 단지 안의 벚꽃 가로수들도 집으로 귀환한 저녁 시간엔 그야말로 환한 꽃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한낮의 온도가 23도까지 올랐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유선대 암장 주변의 숲은 시각적으로 아직까지는 완연한 봄은 아닌 듯했지만, 따사로운 햇볕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은 봄이 무르익고 있다는 걸 체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앞으로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워질 날들이 기대되는 대자연 속에서 좋아하는 등반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

암빙벽등반 2022.04.10

PONCIONE D'ALNASCA - LEAP OF FAITH

스위스 남부지방으로 이태리어권역인 티치노(Ticino)주에 숨어 있는 알프스의 거벽을 등반하는 스펙터클한 영상이 볼만하다. 5백 미터가 넘는 수직의 화강암 절벽에 개척한 고난도 멀티피치 루트를 자유등반 방식으로 완등에 성공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미가 돋보인다. 중간 이후부터 물길을 트래버스하여 수 차례의 추락 후에 다이노 동작으로 다음 홀드를 잡는 장면과 이후의 크럭스 구간을 돌파하는 장면들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https://youtu.be/PbOyZuf0dis

거인암장 - 2022년 4월 2일(토)

어제는 실내암장에 새롭게 셋팅된 루트에서 수 차례의 도전에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오버행 루프 구간을 처음으로 돌파하여 완등하는 기쁨을 누렸다. 오늘은 운 좋게도 우리팀이 사람 많을줄 알았던 거인암장의 첫 손님이 되었다. 암장에 도착했을 때 우리보다 먼저 온 팀이 한 팀도 없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우리 뒤로 서너 팀이 속속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으나, 처음으로 1암장의 명당자리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등반할 수 있었다. 먼저 1암장의 1번 루트인 '보리심(5.10b)'를 등반한 후 그동안 올라보지 못한 루트에 도전해보고 싶었으나, 단체로 온 팀이 1암장을 순식간에 점령하는 바람에 2암장으로 이동했다. 윤길수 선생님이 글루인 볼트로 새롭게 개척하신 루트에서 몸을 푼 후에 '대현(5.10b)'..

암빙벽등반 2022.04.03

양평 봄나들이 - 2022년 4월 1일(금)

올봄의 봄꽃 개화시기는 예년보다 열흘 정도 늦다고 한다. 유난히 길었던 지난 겨울의 그림자를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심정은 봄꽃을 바라는 조바심으로 변했다. 모처럼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는 4월의 첫 날에 아내와 둘이서 양평 산수유마을과 소나기마을로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산수유마을은 남한강 가까이에 자리하고, 소나기마을의 시냇물은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두물머리를 기점으로 팔당호에서 만나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양평은 서울 근교에서 드라이브 코스로는 으뜸이다. 오똑한 봉우리가 인상적인 추읍산이 동네 뒷산인 개군면 내리마을 전체가 노오란 산수유꽃으로 물들어 있었다. "살구꽃 피는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란 싯구를 패러디 한 "산수유꽃 피는 동네는 어디나 고향 같다"라는 표현..

국내여행기 2022.04.03

거인암장 - 2022년 3월 27일(일)

토요등반과 달리 일요일은 다음 날 출근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등반을 위해 멀리 가는 게 꺼려진다. 요새는 어디를 갈까 망설여질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암장이 집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인 파주의 거인암장이다. 지난 주에도 이곳에서 등반했었기 때문에 연이어 간다는 게 약간은 꺼려졌으나, 등반 루트를 달리하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겠지 싶은 생각이었다. 오늘 거인암장엔 어느 때보다 많은 클라이머들로 붐볐으나 개의치 않고 우리들만의 등반을 즐길 수 있었다. 지난 주에 윤길수 선생님께서 보수하신 2암장의 루트들을 먼저 등반해 보았다. 맨 우측의 '성주(5.10b)'와 '성봉(5.10c)'은 로프 꺽임이 없고 한결 자연스러운 루트로 재탄생한 듯했다. 특히나 '성봉' 루트는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

암빙벽등반 2022.03.28

봄비 개인 날 오후의 산책 - 2022년 3월 26일(토)

어젯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제법 많은 양의 봄비가 내렸다. 제주도에선 물난리를 걱정할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한다. 다행히 서울에 내린 봄비는 그야말로 봄비다운 봄비였다. 점심 후에 집을 나서서 오패산 데크길, 우이천변길, 초안산 능선길을 연결하여 꽤나 먼 거리를 돌아서 다시 우이천변길로 접어들어 수유동에서 오늘의 도보여행을 마쳤다. 매화와 산수유꽃은 대부분 피어났고, 진달래꽃은 꽃봉오리를 머금은 상태였다. 개나리꽃과 수양버들도 제 색깔로 갈아입을 준비를 이미 끝낸 모양새였다. 배나무 과수원이 있던 자리에 새롭게 들어선 초안산의 하늘꽃정원에 꽃들이 만발하고 우이천변에 벚꽃이 만개할 즈음에 다시 한 번 이 코스를 걸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트레킹 202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