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ty(5.10d)' 루트 완등을 염두에 두고 유선대 암장에 왔으나, 몸이 너무 무거워 정작 'Empty'엔 붙어보지도 못했다. 지난 한 주간의 과로가 쌓인 탓이다. 그래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암장에서 프로젝트의 부담 없이 매달린 등반은 언제나처럼 즐거웠다. '통천문' 루트 좌측의 '하늘문' 두 피치를 통해 정상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올라본 '하늘문'은 충분히 재미 있고 등반성 좋은 바윗길이었다. 아직 크럭스에서의 홀드와 동작이 확실치 않은 'Empty' 루트는 여전히 뇌리에 숙제로 남은 상태여서 개운치는 않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선대 암장에 다시 와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으니 이 또한 싫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느새 신록이 가득 들어찬 암장은 다가올 여름철 등반을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