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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 유선대 암장 - 2022년 7월 2일(토)

7월의 첫 주말이다. 올해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주중 내내 내리던 장맛비는 어제부터 거짓말처럼 그쳤다. 좀처럼 올라오지 않은 몸상태 탓에 별다른 의욕이 발동하지 않았지만 모처럼 화창한 이번 주말마저 등반을 거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강촌의 유선대 암장으로 향한다. 애초엔 조비산 암장에 갈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집을 나서면서 켜놓은 라디오가 알려주는 교통 상황은 고속도로가 아침 일찍부터 피서 인파로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련 없이 강촌의 유선대 암장으로 오늘의 등반지를 결정한 것이다. 돌아가더라도 막히지 않는 경로를 택하자는 생각에 광릉수목원을 통과하여 4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서파나들목에서 가평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올라탔다. 길이 막히지 않은 국도는 드라이브 하는 기분이 절로 ..

암빙벽등반 2022.07.03

도봉산(우이능선-오봉-송추폭포) - 2022년 6월 25일(토)

아파트 리모델링 기간 동안 갑자기 악성림프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으신 장인어른을 다시 입주한 직후부터 우리집에 모시기로 했다. 치료 받을 병원도 가깝고 자식들 집 중에서는 당신께서 가장 맘 편히 투병 생활에 전념할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나마 새롭게 단장한 집에 모실 수 있게 되어 다행이지 싶지만, 연로하신 환자를 간호해야 하는 아내의 고충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마음이 무거운 한 주간이었다. 입주 후의 집안 정리도 끝날 줄 모르는 일이어서 이제 겨우 서재의 책 정리를 일단락 지었을 뿐이다. 이래저래 심신이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동안 나에게 남는 건 목과 허리의 통증이었다. 어제 오늘은 장마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장마철 특유의 습도 높고 불쾌지수 높은 날씨다. 목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좀처..

국내트레킹 2022.06.25

인수봉 '심우-취나드A-벗'길 - 2022년 6월 22일(수)

내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학사일정 상 공식적인 여름방학 시작일이 수요일인 오늘이다. 때마침 스케쥴이 비어 있어서 기범씨의 실전암벽반 교육에 게스트로 참여할 수 있었다. 방학이라고 해봐야 학기 중에 미뤄둘 수 밖에 없었던 연구과제와 세미나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지만, 당장은 1학기 성적처리까지 끝낸 홀가분한 기분을 잠시나마 만끽하고 싶었다. 아무튼 기분 좋은 방학이다. 인수봉 바윗길 전체가 한적한 평일에 등반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진 것을 커다란 행운으로 생각하면서 도선사주차장에 약속시간인 아침 7시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했다. 주말이면 새벽부터 주차할 곳을 찾느라 눈치싸움을 벌여야 하는 주차장이 널널해서 마음까지 평온해졌다. 백운대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의 윗쪽 데크에서 일행분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암빙벽등반 2022.06.22

북한산 칼바위-산성주릉-위문-영봉-육모정고개 (2022년 6월 19일(일))

차라리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퍼부었으면 좋겠다싶게 하루종일 잔뜩 흐리기만한 날씨가 지속되었다. 집 근처의 둘레길에서 시작한 산행은 칼바위능선에 올라선 후 구름 속에 잠겨서 시야가 답답한 칼바위 정상을 지나 산성주릉을 따라 이어졌다. 용암문 직전의 대피소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고 주말의 산객들로 붐비는 구간인 용암문부터 위문, 백운산장, 하루재까지는 쉼 없이 진행하다가 영봉 정상에서야 비로소 한가한 휴식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팔부능선에서는 안개비가 날리고 습도 높은 후텁지근한 날씨 탓인지 영봉 정상에서 영접한 아이스바는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겨울에만 사용하던 보온병 속에 얼음과 함께 채워서 가져온 아이스바는 냉동실에서 갓 꺼낸 듯 단단했다. 상장능선을 따라 육모정 고개에서 우이동으로 천천히 하산했다. 엄..

국내트레킹 2022.06.19

인수A 변형 루트 - 2022년 6월 12일(일)

한낮의 또약볕을 피하면서 부담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고독길 등반을 염두에 두고 인수봉 동벽 맨 우측의 출발점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반 경이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나 벌써부터 고독길은 만원 상태였다. 휴일의 인수봉은 언제나처럼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었다. 취나드B길 출발점에도 모 등산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으나 앞 팀과의 사이가 잠깐 빈 틈을 타서 오아시스까지 올랐다. 취나드B길로 갈까 생각했으나 역시나 여러 명이 우리 앞에 등반 중이었다. 인수A길은 비어 있는 듯하여 변형 루트로 정상까지 재빠르게 올랐다. 인수봉 정상도 모 산악회의 회갑기념 등반 모임 장소로 점령되어 있었다. 플래카드가 정상 바위를 휘감고 있었고 회원들은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팀이 조용..

암빙벽등반 2022.06.13

서울둘레길 5코스(관악산-호암산 둘레길) - 2022년 6월 11일(토)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석수역까지 이어지는 13km 거리의 서울둘레길 5코스를 걸어보기로 한다. 4주째로 접어드는 호텔 생활로 인해 일상의 리듬이 깨진 요즘엔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오후에 소나기 예보도 있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암벽등반은 오늘 쉬기로 했다. 그 대안으로 오랜만에 용산의 호텔에서 가까운 관악산의 숲길을 편한 마음으로 걷고 싶었던 것이다. 관악산에서 삼성산과 호암산 둘레길이 차례로 연결된 서울둘레길 5코스의 완만한 숲길을 여섯 시간 가까이 쉬엄쉬엄 걸었다. 벌써 한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였으나 울창한 녹음이 짙어져 그늘진 숲길은 생각보다 시원하고 상쾌했다. 걷는 동안 코로나 걱정일랑 전혀 없었던 2019년 2월에 서울둘레길 4코스를 수서역에서 출발하여 오늘의 출발지인 사당역에 도착하는 1..

옥천 부소담악 - 2022년 6월 5일(일)

어제에 이어 대둔산 암벽 등반을 계획했었는데,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가 살짝 변해서 비가 예상보다 일찍 내린 것이다. 할 수 없이 관광 모드로 전환하여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 충북 옥천의 부소담악을 구경하기로 했다. 잠시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는 틈을 타서 대청호가 품고 있는 절경지인 부소담악을 샅샅이 둘러볼 수 있었다. 예상보다 길게 뻗어 있는 부소담악 끝까지 다녀오는 암릉길은 등반지에 접근하는 것 못지 않게 즐겁고 가슴 설레이는 길이었다. 부소담악 주변은 최근에 TV의 한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까닭인지 생각보다 많은 방문객들과 낚시인들로 혼잡을 이루고 있었다.

대둔산 솔봉이길 - 2022년 6월 4일(토)

돌아오는 월요일 현충일까지 3일 동안의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새벽 5시 30분에 만난 일행이 출발했는데도 서울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는 벌써부터 정체 현상을 빚고 있었다. 대둔산 케이블카 운행 첫 시간인 9시에 맞추려는 계획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0시 20분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다소 힘들었던 어프로치를 끝내고 솔봉이길 출발점에 도착한 시각은 11시 즈음이다. 내심으로는 양파A길과 B길을 이어서 등반하고 싶었으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부산에서 오신 팀이 우리 바로 앞에서 양파A길로 접어들고 있어서 솔봉이길로 목적지를 바꾸기로 했다. 우리들 외에는 주변에 아무도 없는 고요한 솔봉이길에서 차분하게 등반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대둔산의 바윗길과 빼어난 절경은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와 이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