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인수A 변형 루트 - 2022년 6월 12일(일)

빌레이 2022. 6. 13. 14:41

한낮의 또약볕을 피하면서 부담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고독길 등반을 염두에 두고 인수봉 동벽 맨 우측의 출발점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8시 반 경이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고 생각했으나 벌써부터 고독길은 만원 상태였다. 휴일의 인수봉은 언제나처럼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었다. 취나드B길 출발점에도 모 등산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으나 앞 팀과의 사이가 잠깐 빈 틈을 타서 오아시스까지 올랐다. 취나드B길로 갈까 생각했으나 역시나 여러 명이 우리 앞에 등반 중이었다. 인수A길은 비어 있는 듯하여 변형 루트로 정상까지 재빠르게 올랐다. 인수봉 정상도 모 산악회의 회갑기념 등반 모임 장소로 점령되어 있었다. 플래카드가 정상 바위를 휘감고 있었고 회원들은 자리를 뜰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팀이 조용히 쉴 틈은 없어서 일찍 하강하기로 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휴일의 인수봉 등반은 아무래도 내 스타일은 아닌 듯하다.

    

▲ 이른 아침부터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인수봉이 빛나고 있었다.
▲ 고독길 등반을 포기하고 취나드B길 첫 피치를 통해서 오아시스까지 올랐다.
▲ 우측의 취나드B길에도 이미 두 팀이 우리 앞에서 등반 중이었으나, 인수A길은 비어 있었다.
▲ 인수A길은 비어 있어서 오늘은 이 길로 오르기로 했다.
▲ 크랙을 따라 곧게 이어지는 인수A길을 벗어나 우측의 변형 루트로 올랐다.
▲ 모 등산학교 팀이 우리와 같이 첫 피치 확보점에 있었으나, 양보해 주신 덕에 숫자가 적은 우리가 먼저 재빨리 오르기로 했다.
▲ 3피치를 등반 중이다. 궁형길과 인덕길 중간 확보점에서 횡단하여 슬랩을 따라 올랐다.
▲ 3피치 등반선이다. 트래버스 이후에 좌측의 덧장바위 크랙을 아래로 지긋히 내려잡고 올랐다.
▲ 4피치 슬랩을 등반하는 중이다. 이 구간은 우측 사선으로 진행했다.
▲ 우리팀 뒤를 따르는 등산학교팀의 선등자가 트래버스 직전의 궁형길 확보점에 있는 모습이 보인다.
▲ 5피치의 디에드르형 크랙을 좌측으로 넘어서면 인수A길의 마지막 확보점이 보인다.
▲ 휴일의 인수봉 바윗길은 항상 만원사례를 이룬다. 대슬랩에 붙어 있는 클라이머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 고독길에서 올라오신 분들의 양보로 영자크랙도 우리팀이 먼저 올랐다.
▲ 인수봉 정상에서 바라본 만경대와 백운대에도 산객들이 많았다.
▲ 인수봉 정상에서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일찍 하강해야 했다.
▲ 여유 없이 등반하는 바람에 비교적 이른 시간인 오전 11시 반 즈음에 하강했다.
▲ 인수봉 남벽 아래의 그늘진 쉼터에서 한참을 쉬다가 느릿느릿 하산했다. 오늘도 부상 당한 클라이머가 있어서 우리 바로 위에 구조 헬기가 떴다. 항상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다.
▲ 오늘 인수봉 주변엔 하얀 산목련(함박꽃)과 산딸나무꽃이 만개해 있었다. 사진은 산악구조대 인근에 피어 있던 산딸나무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