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소흘국민체육센터 실내암벽장 - 2022년 2월 6일(일)

언제부턴가 명절연휴가 힘들다. 귀향의 설레임이 사라진지는 오래 전 일이다. 이번 설날연휴도 예외는 아니어서 적잖이 힘겨웠다. 과식, 과음, 과로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는 귀경 직후의 장염으로 이어졌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을 앓고 있던 3일 내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입원한 환자처럼 집안에서만 보내야 했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어렵게 예약한 일요일 오후의 포천 실내암벽장 등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기운을 차리고 서서히 몸을 움직여 보기로 했다.

 

집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포천시 소흘읍에 새롭게 개장한 실내암벽장 리드월(Lead climbing wall)은 국민체육센터 체육관 내부의 한쪽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다. 배드민턴 코트 옆에 있어서 그런지 이곳에서의 리드 클라이밍은 토요일과 일요일만 이용 가능하다. 우리는 포천도시공사 통합예약시스템에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25명 한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예약했었다. 이제 겨우 몸을 가눌 수 있는 상태인지라 가장 쉬운 루트에서 몇 차례 오르내리는 것으로 첫 맛을 보았다는 데 의의를 둔 등반이었다. 실내라지만 전혀 난방이 되지 않아 쉬는 시간에 추위를 견뎌야 하는 환경은 아쉬웠다. 암장관리자의 친절하고 세심한 배려는 다른 곳과 달리 인상적이었다. 그리 넓지 않은 인공암벽이었지만, 몸상태가 회복된다면 한번쯤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