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거인암장 '거인길' 등반 - 2021년 11월 14일(일)

빌레이 2021. 11. 15. 11:55

토요일인 어제보다 한결 온화해진 날씨였다. 집에서 가깝고 익숙한 거인암장에서 가볍게 오름짓을 즐기기로 했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바빠진 업무 탓에 제대로 된 운동을 못한 터라 몸이 무거웠다. 조용한 2암장에서 여러 차례 몸풀이 등반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몸에 활기가 돋는 듯했다. 거인암장에 온 이후 처음으로 멀티피치 등반에 나섰다. 2암장과 3암장 사이의 '거인길' 4피치를 올랐다. 첫 피치는 루프를 통과하는 게 크럭스였다. 등반거리가 30미터를 훌쩍 넘긴 3피치는 자일 꺽임이 심해서 고생스러웠다. 중간 볼트에서 슬링을 길게 연결해야 했는데, 처음 오르는 루트이고 등반 흔적도 거의 찾을 수가 없어서 등반선을 읽어 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4피치 정상에서의 풍광은 시원스러웠다. 갈색으로 변해가는 자연 속에 유난히 파란 잔디가 깔려 있는 골프장 풍경이 특히나 이국적이었다.

 

▲ 어느새 거인암장 주변의 나무들이 나목으로 변했다.
▲ 낙엽이 듬뿍 쌓인 까닭에 암벽 주변이 미끄러웠다.
▲ BD 째밍 장갑을 처음으로 시착해 보았다. 착용감이 부드럽기는 하나 그다지 튼튼한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었다.
▲ 우리팀 외에는 하루종일 아무도 오지 않았던 2암장에서 좌측의 쉬운 루트부터 차례대로 몸을 풀었다.
▲ 점심 후에는 멀티피치인 '거인길'을 오르기로 했다.
▲ 거인길 1피치는 난이도 5.10c로 단 피치 루트로도 등반성 높은 바윗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거인길 1피치 상단부의 오버행은 루프처럼 각이 쎄다. 손홀드가 좋아서 과감하게 힘을 한번 쓰고 올라설 수 있었다.
▲ 거인길 1피치 확보점부터는 서서히 전망이 트인다.
▲ 거인길 2피치는 쉽게 오를 수 있는 난이도이다.
▲ 거인길 2피치 확보점이다.
▲ 거인길 3피치 출발점은 2피치 확보점에서 좌측으로 조금 트래버스 해서 첫 볼트가 보이는 지점이다.
▲ 거인암장의 단 피치 루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반 흔적이 거의 없어서 볼트를 찾기가 힘겨웠다.
▲ 거인길 3피치는 특히나 낙석에 주의해야 한다. 내가 등반할 때도 벽돌 크기의 낙석이 있었다.
▲ 거인길 3피치는 홀드가 양호해서 등반이 어렵지는 않지만 줄 꺽임이 심해서 고생했다.
▲ 등반 루트가 우측으로 진행하다가 중간에서 좌측으로 심하게 꺽여서 선등하는 동안 줄을 당기는 것이 힘들었다. 개념도 상에는 두 개의 루트가 있는 듯한데, 다음에 다시 확인해 봐야 하겠다.
▲ 거인길 3피치의 등반거리는 40미터 정도로 꽤 길었다.
▲ 거인길 3피치 확보점에서 4피치를 출발하기 직전이다.
▲ 거인길 4피치를 오르고 있다.
▲ 거인길 4피치는 전 구간이 깨끗하게 잘 보인다.
▲ 룰루랄라 즐겁게 오를 수 있었던 4피치였다.
▲ 거인길 4피치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 거인길 4피치 종착점이다.
▲ 거인길 4피치 정상엔 멋들어진 노송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거인암장의 절벽 너머로 타이거CC 골프장의 양잔디가 펼쳐져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했다. 골프장 너머로 파평산 정상부가 보인다.
▲ 거인길 등반을 마치고 하강하여 남은 시간 동안 좀 더 운동하기로 했다. '대현(5.10b)'을 오르고 있다.
▲ 'JK(5.10d)'를 오르는 것을 마지막으로 보람찬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