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연경암장은 몇 년만일까?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도통 가늠할 수가 없다. 하여 내 블로그의 기록을 뒤져본다. 허선생님과 함께 연경암장에서 처음 등반했던 때가 2014년 5월의 일이니 벌써 8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요새는 허선생님께서 암벽등반을 즐겨 하지 않는 듯하여 미리 연락을 하지 않고, 오늘 아침에 대둔산 숙소에서 출발하여 연경암장에 도착한 직후에야 전화를 걸었다. 다음 달이면 3년만에 다시 알프스트레킹에 나서는 터라 여러모로 분주하실 허선생님께 부담을 드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출국하기 전에 한 번은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교차했다. 하지만 대구까지 내려와서 연락을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통화가 잘 이루어져 우리팀이 등반을 마칠 무렵인 오후 4시 즈음에 허선생님 부부가 연경암장으로 오셔서 반갑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연경암장은 예전보다 주변이 깨끗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암벽 앞을 흐르는 동화천은 여전히 향수를 자극할만큼 평화롭고 아늑해 보였다. 굳이 등반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우리팀이 즐기기에 적당한 난이도의 재미 있는 루트들이 많아서 좋았다. 만약 내가 대구에 산다면 실내암장이나 헬스장에 다니는 대신 매일 연경암장에서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이 저절로 들만큼 암장 분위기가 마음에 쏙 들었다. 연경체육공원 주차장 옆의 인공폭포 뒷편에 조성된 인공암벽장도 자연암벽의 질감을 고스란히 살려 낸 루트들이 눈길을 끌었다. 2시간당 2천원이라는 이용료를 받기는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경험해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팀이 마지막 루트로 생각한 등반을 마치고 막 로프를 회수하고 있을 때를 맞추기라도 한 듯 허선생님과 장선생님이 연경암장에 도착하셨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오랜만에 만나는 것이라서 여느 때보다 한층 더 반가웠다. 팔공산 자락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 대접도 받고, 식후 산책과 커피타임도 가지면서 그간 쌓인 얘기를 나누다 보니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앞으로 있을 알프스 트레킹 시즌에 계획하신 프로그램을 건강하고 알차게 잘 마치고 오시길 응원하면서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우리는 허선생님 부부가 알프스에 다녀오신 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허선생님 부부의 진심어린 환대가 더해져 연경암장에서의 하루가 더욱 더 행복한 추억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https://blog.daum.net/gaussmt/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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