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장맛비가 시원하게 내렸다.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많은 비가 내렸지만 아침에는 그쳤다.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 둘레길을 따라 걷는다. 발길 닿는 대로 화랑대역 방향으로 이어진 서울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간밤에 내린 비로 불암산의 작은 계곡들에서도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다. 공릉동 부근에서 천변으로 이어진 둘레길을 걷는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었던 모양인지 천변의 풀들이 물결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 황새와 오리들도 먹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신내동에서 양원역까지 도로가의 인도로 이어진 서울둘레길 구간은 생략해도 좋을 듯하다. 그다지 걷기 좋은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중랑 캠핑장부터는 다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진다. 캠핑장의 바람 잘 통하는 언덕 위에 자리잡은 데크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아름드리 참나무들이 하늘을 가리운 그 쉼터는 시골 마을 느티나무 아래의 동각 같이 시원하다. 출발지였던 불암산도 아득히 보인다. 망우산으로 이어진 서울둘레길을 따라 걷다가 깔딱고개 아래의 쉼터에서 연주하는 분들의 노래를 감상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의 널다란 데크는 자연 속에 자리한 최고의 무대가 된다. 그분들의 연주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이다. 격조 높은 산속의 작은 음악회를 감상한 기분이 상쾌하다. 한강의 물줄기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능선길을 걷다가 용마산과 아차산 갈림길에서 용마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용마산 정상의 조망도 그 어느 때보다 쾌청하다. 비 온 직후의 깨끗함이 내 눈 속에 그대로 전해져 온다. 한강이 답답해 할 것 같은 콘크리트 빌딩 숲인 서울 시가지의 모습도 시야가 선명하니 봐줄만 하다. 용마폭포공원으로 내려와서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새로 생긴 인공암벽장도 구경한다. 기회가 닿으면 한 번 붙어봐도 좋을 듯하다. 내일부터는 다시 장맛비가 시작된다는 예보다. 다행히 비를 참아준 주말 하루 동안 여유로운 마음 속에 서울둘레길을 마음껏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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