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번 학기 강의를 마쳤습니다.
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보고 채점과 평가의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한 고비를 넘긴 것이지요. 내일 세미나 때문에 산에 가지 못하니 찾아서 챙겨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 홀로 도봉 주능선을 종주했습니다.
오랜만에 혼자 걷는 산길이 조금은 어색했습니다.
예전엔 혼자 아무 때나 잘도 다녔었는데 말입니다.
다도연가와 같이 한 산행이 좋고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평일이라지만 도봉 주능선에 등산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원도봉 매표소를 지나 원효사를 거쳐 포대능선 시작점에 이르기까지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습니다.
포대능선을 타는 동안에도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중간 중간 아기자기 바위도 타보고 햇볕 바라기도 하면서 여유있게 즐겼습니다.
서리가 내려 앉아 응달의 바위는 많이 미끄러웠습니다.
신선대에 이르니 등산객이 좀 보이더군요.
신선대에서 뜀바위, 칼바위 등을 지나 우이암에 도착했습니다.
우이암 근처의 테라스에서 따스한 햇볕을 쬐며 한참을 빈둥거렸습니다.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여기 저기 전화도 했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에겐 미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저만 노는 것 같아서...
우이암 매표소에 도착하니 3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5시간이 넘는 길이의 산길을
걸어왔던 셈입니다. 트레킹 코스로 아주 좋은 루트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홀로 한 학기의 강의를 반성하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정립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도봉 주능선을 종주했다는 뿌듯함도 간직하게 된 뜻 깊은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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