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비봉능선 - 2005년 11월 5일

빌레이 2009. 5. 28. 17:08
늦가을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였습니다.
그동안 꼭 가보고 싶었던 비봉능선 산행... 역시나 좋았습니다.
다도연가와 함께하는 산행은 늘 포근합니다.
따오기님, 노아님, 들꽃편지님, 일하님, 그리고 일하님의 조카분,
캐빈과 가우스의 시골친구 백유순님, 그리고 캐빈과 가우스.
이렇게 여덟명이 함께한 참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삼각산의 남쪽 부분에 멋드러지게 자리한 비봉능선의 등산로는
아기자기 리지에 더 없이 좋은 축복의 길이었습니다.
등산 초입부터 위험하지 않은 슬랩이 이제는 정겹기까지 합니다.
족두리봉의 수많은 사람들, 그 틈에서 우리 일행은 빙 둘러 앉을 수 있었습니다.
수건돌리기 대형으로 앉아서 정담 나누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족두리봉을 지나 올려본 비봉능선의 개미 같은 사람들이 일렬로
걷는 모습은 하늘과 맞닿은 길이어서 아름다움을 더했습니다.
비봉능선에 본격적으로 올라채는 경사 높은 바위도 모두 무사히 잘 넘고,
아래에서 올려 보았던 하늘길도 상쾌하게 건넜습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삼각산의 웅장한 자태가 병풍처럼 펼쳐진 자리에서
폼 잡고 똑같은 사진찍기도 정겨웠습니다.
 
비봉능선에서 조망하는 삼각산의 웅장함은
월출산 구름다리 주위의 병풍과 설악의 화채능선을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신라의 진흥왕순수비가 있던 자리의 봉우리도 모두 거뜬히 올랐습니다.
하강하는 길의 흔들리던 바위와 전신으로 바위 사이를 버티면서
내려오는 길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아늑한 바위턱에서의 점심은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지요.
막걸리와 노아님이 준비한 홍어의 맛이란 각별한 것이었습니다.
들꽃편지님과 써니님께서 정성스레 준비해오신 음식들도 좋았습니다.
점심 후에 개인적 사정 때문에 회원님들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했어야 했는데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사모바위부터 승가봉을 지나 문수봉까지의 길도 참 재밌었습니다.
속도를 내느라고 어느 때보다 숨이 차올랐지만 모든 바위들이
오르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친근했습니다.
문수봉에서 대남문, 대성문, 보국문을 거쳐 칼바위능선에 올랐습니다.
전망을 즐길 여유도 없이 뛰다시피 하산했습니다.
그리하여 시간에 늦지않게 행사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의 저라면 약속시간을 맞출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도연가를 통해서 단련된 체력과 내공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처음 나오신 일하님의 조카분은 젊음이 좋다는 것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캐빈과 저의 중학동창 백유순님도 처음 같이한 사람답지 않게
아주 산을 잘 탔습니다. 바위길의 새로운 경험이 소중할 것입니다.
써니님은 저와는 처음으로 같이한 산행이었는데
마치 오래된 누나처럼 친근하고 편했습니다.
앞으로 자주 같이해서 많은 얘기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일하님은 따님 같이 자연스런 조카분과의 산행이 시종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들꽃님은 이제 다도의 주인장처럼 여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노아님은 항상 그렇듯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노아님의 그런 매력은 아무나 가지지 못하는 소중한 것입니다.
따오기형은 함께한 회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만족한 모습이었습니다.
산지기 캐빈은 이제 여유로움까지 갖춘 편안함으로
우리 다도연가를 잘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비봉능선길의 훌륭함과 마음 따뜻한 다도 식구들,
거기에 포근한 날씨까지... 참 행복하고 알찬 하루였습니다.
 
God bless you. You are all the best climbers.
Thanks a l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