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봄꽃 산행 - 2021년 4월 2일(금)

빌레이 2021. 4. 2. 20:31

아침부터 몸이 축 늘어진다. 무엇을 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서 오늘 하루는 쉬기로 한다. 학기초부터 별다른 여유 시간 없이 달려온 탓에 좀 지친 모양이다. 집안에 가만히 있으면 갑갑할 듯하여 간단히 여장을 꾸려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온다. 어제까지 해야할 강의녹화는 모두 마쳤고, 오늘은 다행히 특별한 일정이 없다.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온다고 하니 금요일인 오늘 산에 갈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란 생각에서 피곤한 몸인데도 밖에 나선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사전투표 첫날이니 정릉천변의 동사무소에서 투표하고 보국문을 향해서 북한산에 들기로 한다.

 

정릉계곡을 따라서 보국문으로 이어지는 등로 주변엔 노랑제비꽃들이 한창이다. 가끔가다가 흰색과 보라색 제비꽃도 보인다. 산성길에서 칼바위 능선으로 내려올까 하다가 성벽에 핀 진달래를 보고 진달래능선으로 하산길을 정하기로 한다. 절정은 지났으나 여전히 어여쁜 진달래꽃이 신록과 함께 반겨준다. 평소와 달리 산행하는 내내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아서 더이상 길게 걷지 않고 이른 시간에 귀가한다. 아무래도 몸살감기 기운이 있는 듯하여 집에서 푹 쉬기로 한다. 비록 마스크를 써야 하는 피곤한 산행이었지만, 발 아래에서 환하게 반겨주던 제비꽃들의 앙증맞은 모습이 눈에 선하여 마음만은 한층 더 밝아진 듯하다.     

 

▲ 진달래능선으로 하산하던 중 바라본 인수봉. 북한산의 바윗길은 4월 11일까지 봄철 해빙기 출입금지 기간 중이다.  
▲ 동사무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가끔 산책로로 이용하는 정릉천을 통해서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까지 접근했다.
▲ 정릉천변의 벚꽃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 정릉탐방안내소를 통과하면 나타나는 정릉계곡엔 봄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 맑은 계곡물과 작은 폭포가 있어서 더욱 싱그러운 정릉계곡이다.
▲ 산 중턱 이후부터는 등로 주변에 노랑제비꽃 무리들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 돌틈 사이에 피어난 작은 들꽃은 보면 볼수록 어여쁘다.
▲ 큰 나무 뿌리 밑에서도 환하게 잘 자라는 들꽃의 생명력이...  
▲ 가끔 가다가 흰제비꽃도 보인다.
▲ 제법 높은 8부 능선 상의 약수터인데도 물이 풍부하다.
▲ 노랑제비꽃은 가파른 돌계단 틈새에 있어서 그런지 지친 나그네의 눈길을 사로잡게 된다.
▲ 발 아래 길가에서 묵묵히 피어나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노랑제비꽃 같은 정치인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 흰제비꽃은 노랑제비꽃과는 또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제비꽃 하면 보라빛 꽃잎이 연상되는데... 오늘은 분홍빛으로 보인 꽃을 보았다. 
▲ 흰제비꽃과 남산제비꽃의 꽃잎은 모두 흰색인데... 이것은 흰제비꽃으로 보인다. 남산제비꽃의 이파리는 쑥처럼 깊게 갈라진다고...
▲ 보국문이 먼 발치로 보이기 직전의 된비알까지 노랑제비꽃은 계속 피어 있었다.
▲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은 몸상태 때문인지 보국문에 이르는 산길이 평소보다 길게 느껴졌다.
▲ 칼바위 능선 갈림길에서 만난 진달래꽃이 진달래능선으로 내려가라고 알려주는 듯하여 나도 몰래 그쪽으로 발길이 이어졌다.
▲ 진달래능선은 그 이름에 걸맞게 등로 주변에 진달래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 진달래능선에서는 만경대와 인수봉이 잘 보인다.
▲ 고도를 낮출수록 진달래꽃은 줄어들고 신록이 올라오고 있었다.
▲ 진달래꽃에서도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 진달래능선 하단부에서는 북한산 너머 도봉산의 오봉과 신선대, 자운봉, 만장봉, 선인봉 등도 잘 보인다. 
▲ 얼마 안 있으면 숲은 연초록 빛깔의 신록으로 물들 것이다. 
▲ 마지막 절정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꽃 너머로 삼각산 정상부의 암릉지대인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 진달래능선에서 백화사로 내려오는 길가엔 인위적으로 조성해 놓은 진달래 꽃밭이 있다.
▲ 백화사로 하산하는 길 막바지엔 산벚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 둘레길로 내려와 봄꽃 만발한 벤치에 앉아서 지친 몸을 쉬었다. 
▲ 마음 같아선 둘레길을 계속 걷고 싶었으나,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냉골에서 시내로 내려가 가오리역에서 경전철에 몸을 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