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으로 예정된 일출 산행에 참가할 사람이 없어 가족 모두 데려가기로 하였다.
어젯밤에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애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게 했다.
나와 아내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새벽 네시에 모두 기상...
간단히 단장하고 내 차를 이용해 상계동 불암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 시각이 다섯시 반.
시작부터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영인이는 잠이 덜 깬 탓인지 힘겨워 한다.
올해 중학생이 되는 아들 지우는 헤드램프 착용한 것이 재미 있는지 의젓하게 잘 간다.
아들과 나는 새벽 체질이고, 아내와 딸은 아침까지 비몽사몽하는 체질이다.
그래선지 지우는 잘 따라오는데 아내와 영인이는 뒤로 처진다.
원래 계획대로 지우만 데려올 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나 다를까 한 40분쯤 올랐는데 영인이가 더 이상 못가겠다고 한다. 배가 아프단다.
눈이 다져진 등산로가 미끄럽기도 하고, 내려올 일도 걱정이어서 되돌아 가기로 결정했다.
일출을 보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산에 오른다.
벌써 내려오는 우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다.
여러명 올라가는 일행 중에서 엉뚱이 아우를 만났다. 무척 반가웠다.
세이클럽 홈피에 어제 답글을 올렸는데 내가 미처 체크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무튼 반갑게 새해 인사 나누고 나는 아래로, 엉뚱이 아우는 산 위로 향했다.
단단히 준비해서 왔는데 조금은 허탈했다. 영인이도 미안해 하면서 많이 참으려 했다고 한다.
산 좋아 하는 아빠 때문에 애들이 생고생 한다 싶어 헛웃음이 났다.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는 억울했다. 양수리에 가서 일출을 보기로 마음 먹었다.
정약용 생가 앞 팔당호반에서 새해 아침을 맞이했다. 날씨가 흐려서 해는 떠오르지 않았다.
새해 다짐으로 정약용 선생처럼 훌륭한 학자가 될 것을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겼다.
호수처럼 넓고 맑은 몸과 마음을 우리 가족에게 주실 것을 기도드렸다.
정약용 생가에서 조금 더 가면 양수리 두물머리가 나온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합수 지점인 이곳에서는 주민들의 새해 일출 행사가 있었던 것 같다.
커다란 느티나무 앞 제단에 음식이 차려진 것으로 보아 당산제 비슷한 것이 있었던 모양이다.
참 운치있는 조망을 갖고 있는 두물머리에서 우리 가족은 산책도 하고,
썰매도 타면서 재미있게 놀았다.
상당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집에 돌아온 시간이 오전 10시쯤이다.
캐빈은 가족과 함께 아차산에 갔는데 광진구청에서 준비한 행사가 성대하게 처러졌단다.
두물머리에서 놀 때는 하나도 아프지 않은 영인이를 보면서
아무래도 내가 여우 같은 딸에게 속았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ㅎㅎㅎ
Happy, Happy, Happy New Year !!!
1. 일출을 보러 온 차량들... 정약용 생가 앞 팔당호반.
2. 호수는 얼어있어서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3. 올해는 중학생이 되는 지우... 건강하게 커다오.
4. 팔당호 얼음 위에서... 아들녀석이 찍어준 컷.
5. 두물머리에서 본 남한강...
6. 두물머리 느티나무... 당산제가 있었던 듯...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 먹고...
7. 두물머리에서 본 북한강... 나룻배가 한가롭게 노를 젓고 있다. 이른 시각에...
8. 많은 사람들이 새해 아침을 여기에서 맞이했다... 우리 식구.
9. 아무래도 나를 속인 것 같은 여우 같은 딸...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지만...
10. 참 오랜만에 타보는 썰매...
11. 언제 아팠냐는 듯 썰매타는 것이 좋기만한 영인...
12. 개띠인 아들 놈을 태우고 타려니 땀이 절로 나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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