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삼악산 눈꽃 산행 - 2005년 12월 23일

빌레이 2009. 5. 28. 17:18

    

 

목요일 밤에 노아님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번개 산행이다.

그간 시어머님의 입원으로 노아님의 활발한 몸과 마음이 답답하셨을 것이다.

이웃지간인 노아님과 써니님이 동지 팥죽을 나눠 먹다 번개 산행에 의기투합하셨단다.

지난 12월 4일, 나의 삼악산 산행 사진을 접한 후 그곳을 꼭 가보고 싶었다고 하신다. 

방학으로 시간 여유가 생긴 내가 같이 하기로 함으로써

써니님과 노아님, 가우스 셋이서 단촐하게 삼악산 등반에 나섰다.

밤 사이 내린 눈이 제법 쌓여 산하는 깨끗하게 포장되어 여행의 즐거움을 더했다.

 

아침 8시 조금 넘은 시각에 집을 나서서 의정부에서 두 분과 합류한 후

의암댐에 다다른 시각은 11시가 채 되지 않았다.

의암댐 매운탕집에 주차하고, 사장님께 등선폭포로 하산할 것을 알린 다음 산으로 출발...

가파른 바위길과 눈 쌓인 등산로가 우리 일행을 힘들게 했지만 기분은 한 없이 상쾌하다.

상원사에서 나는 스패치를 착용하고, 써니님은 아이젠과 비닐봉지로 발을 재단장했다.

써니님의 등산화는 방수가 되지 않는 리지화여서 조금 고생할 듯 싶었다.

다행히 차가운 겨울 바람은 불지 않았고 날씨는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았다.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오는 삼악산이지만 오르는 길에서 내려다 보는 의암호는 항상 시원하다.

등산하면서 내려다 보는 호수 경치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는 으뜸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나무에 소복히 내려 앉은 눈꽃과 깍아지른 절벽, 파란 하늘과 더욱 파란 호수...

이러한 절경은 짤츠부르그 주변의 알프스 호수 마을 짤츠카머쿠트에서 본 풍경에 비길만하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청호와 충주호 주변의 산들에서 비슷한 광경을 보았지만,

삼악산의 그 것 보다 좋지는 않다. 여러 모로 풍경이 살아 있는 산이 삼악산이다.

 

눈 쌓인 바위길이라 평소 보다 힘들었지만 정상에서 바라 보는 풍경은 더욱 장쾌하다.

하산길은 완만하지만 미끄럼에 대비해야 한다. 체인형 아이젠을 처음 착용해 보았는데 기대 이상이다.

착탈이 편리하고 균형이 잡혀서 편리하다. 지난 산행에서는 세 번이나 미끄러졌었는데,

이번에는 안전하고 여유 있게 하산할 수 있었다.

하산 길의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에 노아님이 급체를 하셨다.

다행히 매운탕집 사장님의 응급처치 덕택에 빨리 회복되신 것이 다행이었다.

써니님과 나는 노아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붕어찜을 맛있게 먹어치웠다.

노아님 입장에서는 조금은 야속했을 것이다. 음식값도 노아님이 내셨는데 말이다. ㅎㅎㅎ

 

삼악산에서 본 풍경만큼이나 청아하고 기분 좋은 번개 산행이었다.

같이 한 노아님과 써니님께 감사드린다.

다도연가 식구들과 함께 삼악산을 오를 수 있는 시간도 올 것으로 믿는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