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마음으로 산길을 오래 걷고 싶었다. 암벽등반을 위해서만 산을 찾던 그간의 단순한 패턴에서 좀 벗어나고 싶었다. 부담 없이 가벼운 짐과 가벼운 마음으로 호젓한 등산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상계역을 빠져 나온다. 불암산 둘레길로 접어들었는데 마스크를 착용한 채 산책나온 꽤 많은 시민들로 호젓한 산길의 정취를 누릴 수가 없다. 가능하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마스크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영신슬랩 우측의 오솔길로 꺽어든다. 길은 학도암 위의 한성대 암장으로 이어진다. 암장에서 운동하는 클라이머들을 잠시 구경하고 가파른 등로를 올라서서 전망 좋은 테라스에서 잠시 쉰 다음, 천보사를 거쳐 불암사까지 내려간다. 다시 석천암 방향의 슬랩을 힘겹게 올라서서 전망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