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수락산 송년산행 - 2019년 12월 28일

빌레이 2019. 12. 28. 19:51

또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어제가 음력으로 쇠는 내 생일이었으니 공식적으로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 이제는 연말이 되어도 별다른 감흥은 없다. 새로운 직장으로 옮기시느라 분주했던 기영형을 오랜만에 만났다. 당고개역에서 버스를 타고 청학리의 마당바위부터 소풍길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오른다. 그동안 밀린 얘기 나누느라 오늘이 2019년의 마지막 토요일이란 것도 의식하지 못한다. 내원암장 위의 능선길을 천천히 걷다가 하얀 눈이 남아 있는 헬기장 부근의 아지트에서 점심을 먹고 기영형이 보지 못했다는 기차바위를 구경한다. 눈이 얼어 있어서 미끄러운 기차바위로 내려가지 않고 정상을 향해 돌아선다.


수락산 정상인 주봉을 넘고 주능선을 따라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응달진 곳은 많이 미끄러워 주의를 요한다. 코끼리 바위 앞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수락산의 바위 군상들을 일별한 후 도솔봉에서 귀임봉으로 이어지는 편안한 능선길을 따라서 하산길에 접어든다. 귀임봉 직전에서 좌측으로 갈라지는 익숙한 길을 따라서 내려오면 당고개역에서 가까운 인공암벽장이다. 드라이툴링을 즐기고 있는 클라이머들을 잠시 구경한 후 전철역으로 향한다. 기영형과 둘이서 담소 나누며 수락산 산길을 다섯 시간 넘게 편안히 걸었다. 오늘의 산행처럼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날들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