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처럼 화창하고 포근한 날씨 속에서 등반을 즐기려는 이들로 조비산 암장은 이른 시간부터 붐볐다. 당연히 예상했던 일이지만 자연암벽에서의 북적대는 분위기는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따스한 우측 안쪽 벽의 쉬운 루트들에 먼저 매달린다. 역시나 오버행 구간에서는 지구력이 많이 부족해진 걸 실감한다. 그래도 5개 루트는 채우고 점심을 먹자는 마음가짐으로 몸풀이 등반을 이어간다. 점심 후엔 동굴 우벽에서 두 루트를 등반한 후, 모처럼 아무도 없는 좌벽으로 이동했다. '쌍용1(5.10c)' 루트의 난이도를 5.10a로 잘못 알고 올랐다가 두세 차례의 행도깅 끝에 가까스로 줄을 걸 수 있었다. 톱로핑 방식으로 다시 올라보니 역시나 5.10c 난이도가 맞는 듯했다. 내친김에 바로 왼쪽의 '첫나들이(5.10d)' 루트도 톱로핑 방식으로 올라보았다. 어려운 루트에 도전하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엉겹결에 두 루트에 매달리고 보니 그런대로 보람찬 등반을 즐겼다는 만족감이 차올랐다.
몸상태가 한창 좋았던 때보다 5kg 이상 불어난 체중 탓에 오버행이 많은 하드프리 암장에서의 등반이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슬랩이나 크랙이 주를 이루는 멀티피치 등반에 더 끌리는 건 나의 둔해진 몸상태와 무관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한다면, 몸과 마음이 균형감을 잃어 자칫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빨리 인정하고, 올바르고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시금 나를 담금질하여 예전의 가볍고 단단한 몸을 되찾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잘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여러 핑계거리가 있겠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일상 속에서 생각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지혜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삶의 자세임을 깊이 새기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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