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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여심바위 - 2025년 3월 15일(토)

지난 주말에 가기로 하고 날씨 탓에 실천하지 못 했던 원주의 여심바위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왔다. 종일토록 흐릴 거라는 일기예보 때문에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의외로 햇살이 좋아서 충분히 봄날을 만끽할 수 있었다. 처음에 응달진 루트에 매달렸을 때만 해도 바위가 차가워서 손이 시려울 정도였으나, 두어 차례 오르내린 후에는 괜찮아졌다. 암장 주변을 흘러가는 강물의 반짝이는 윤슬이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비록 둔한 몸짓으로 만족스러울 만큼의 등반은 아니었지만 '봄길'을 유유자적 걷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암빙벽등반 2025.03.16

강마을 봄나들이 - 2025년 3월 14일(금)

오늘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국제 수학의 날(International Day of Mathematics, IDM)'이다. 원주율 파이(π, pi)의 근사값인 3.14에서 유래한 날짜인 것이다. 젊은 친구들에겐 화이트 데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날이지만, 수학을 전공한 우리 부부에겐 수학의 날로 기념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아무려면 어떤가? 수학의 날에 수학자들은 쉬어야 한다는 논리와 화창한 날씨를 핑계 삼아 아내와 함께 모처럼 봄마중을 나가보기로 한다. 오랜만에 팔당호반의 다산유적지와 양수리 일대를 돌아보는 드라이브 코스를 다녀오기로 한다.  아직 눈에 띄는 봄풍경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꽃망울이 영글어 가는 산수유와 갯버들을 보면서 봄이 무르익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양지바른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나의 이야기 2025.03.16

[서울둘레길 2.0] 20코스(북한산 강북) ~ 21코스(북한산 도봉) - 2025년 3월 9일(일)

개강 첫 주의 분주함과 쌓인 피로로 마냥 쉬고만 싶은 일요일 아침이다. 창밖을 밝게 비추는 햇살이 집안에서 늘어지게 쉬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아내와 상의하여 마지막으로 남겨 놓은 서울둘레길 20코스와 21코스를 해치우고 완주 인증서도 받아보기로 한다. 우리집 바로 뒤의 북한산둘레길과 겹치는 서울둘레길 20코스는 아내와 내가 수십 차례는 걸었던 구간이니 새로울 것은 없으나, 우이동의 솔밭공원부터 걸어보기로 한다. 인근의 백운시장에서 꽈배기와 팥도너스, 떡 등의 간식거리도 산다. 혈당 높이는 음식이라고 의식적으로 피했던 것들이라서 그런지 쉬어가던 참에 먹은 간식이 곱절은 맛깔스럽다. 서울둘레길 21코스 도봉산 구간의 둘레길은 휴일 봄날을 즐기려는 단체 나들이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시장통을 방불..

파주 웅담리 암장 - 2025년 3월 8일(토)

이틀 전의 팔목 통증으로 인해 주말등반을 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정형외과에서 주사 치료를 받은 것이 효과가 좋았다. 어제부터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어졌다. 원래는 원주의 여심바위에 가고싶었는데, 그쪽 일기가 내 몸상태만큼이나 고르지 않은 듯하여 집에서 가까운 파주의 암장을 가기로 했다. 개강을 하자마자 봇물 터지듯 쏟아진 업무 탓에 암장 운동을 할 겨를이 없었던 만큼 등반이 잘 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쉬운 루트라도 매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함으로 다가온 하루였다. 무엇보다 등반 중에도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할 정도로 밝고 화사했던 봄볕이 더없이 좋은 치유의 선물이었다.

암빙벽등반 2025.03.09

[서울둘레길 2.0] 16코스(봉산·앵봉산) ~ 17코스(북한산 은평) - 2025년 3월 7일(금)

어제는 왼쪽 손목이 아파서 고생한 하루였다. 정형외과에서 석회가 끼어 통증을 유발한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주사 치료를 받고 하룻밤 자고 나니 그런대로 움직일만 했다. 마침 강의가 없는 날이니 서울둘레길을 걸으며 컨디션을 회복해 보자는 마음이 동했다. 아내와 함께 지하철 6호선을 타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하차하여 지난 주에 걸었던 15코스의 후반부에 속한는 불광천 구간부터 걷기를 시작했다. 16코스에 접어들며서부터 봉산과 앵봉산의 긴 능선이 이어지는 산길이 좋았다. 17코스가 연결되는 구파발역에서 잠시 알바를 한 후에 은평뉴타운을 가로지르는 구파발천변길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에 다시 진입할 수 있었다. 그 이후 구간은 익숙한 북한산둘레길 구름정원길 코스여서 길 찾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루종일 대기질..

포천 운악산 - 2025년 3월 1일(토)

3월의 첫날인 삼일절이다.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오늘부터 대체공휴일로 지정된 월요일까지 3일 동안의 연휴가 이어진다. 개강 직전에 맞이한 황금 연휴인 것이다. 포근한 봄향기를 만끽할 수 있을만한 남녘으로 2박 3일 일정의 등반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작은 소망은 불순한 일기 탓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래도 서울을 탈출하고픈 욕망을 조금이나마 채워보기 위해 가까운 포천의 운악산을 찾기로 한다. 모든 시설이 깔끔하게 개선된 47번 국도변의 운악광장 주차장에 도착할 때까지 잔뜩 찌푸린 하늘이었다. 하지만 최고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돈다는 예보에 걸맞게 춥지 않은 기운 속에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행을 출발할 수 있었다. 제법 가파른 궁..

국내트레킹 2025.03.02

[서울둘레길 2.0] 13~14코스(안양천), 15코스(노을·하늘공원) - 2025년 2월 27일(목)

하늘은 청명했다. 봄바람은 시원했다. 어제의 황사로 인해 답답했던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 상태까지 좋아졌다. 포근한 봄날인데도 아지랑이 하나 없이 거칠 것 없는 시야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선물처럼 찾아온 하루였다. 개강 전 마지막으로 서울둘레길을 걷기엔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완벽한 날씨였다. 강북구의 우리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석수역까지 가는 길은 예상보다 멀었다. 서울시와 안양시가 경계를 이루는 석수역에서 걷기를 시작했다. 안양천을 통해 한강으로 합류하는 물길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3코스와 14코스를 아내와 함께 걷는 시간이 편안했다. 서울둘레길 15코스 시작점인 가양대교 남단에 도착해서 가던 길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피곤하긴 했지만 다음 번에 다시 한강을 건너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5년 2월 22일(토)

안온한 실내에서 바라본 창밖은 화창하기 그지 없으나 낮에도 쌀쌀한 영하의 기온이 계속 이어진 한주간이었다.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조바심과 봄은 아직 멀었다는 실망감 탓이었을까? 전반적으로 내 몸이 가라앉고 모든 일에 의욕이 동하지 않은 나날이 이어졌다. 주말 클라이머의 바이오리듬에 종속된 나의 생활 패턴은 이번 주말도 자연암벽에 붙고 싶다는 마음을 제일 먼저 일렁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추운 기운을 이겨낼 활기가 도무지 차오르지 않는다. 자연스런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면서 억울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스스로와 타협한다. 실내암장에서 부담 없이 몸을 움직여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인천 마전역에 있는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를 찾았다. 이번 겨울 들어 세 번째 방문이다. 별다른 기대감 없이 습관처럼..

암빙벽등반 2025.02.23

고군산군도(선유도) - 2024년 2월 16일(일)

새만금방조제가 완성된 후로 육로를 통해 들어갈 수 있는 고군산군도는 진즉부터 한번은 가고싶은 여행지로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전북 군산시의 유명한 관광지라서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긴 하지만 드라이브가 아닌 두 발로 걸어서 선유도 일대를 구경하고 싶었다. 어제는 흐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고창의 할매바위에서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빡세게 등반했다. 오늘까지 암벽등반을 계속해야할 의욕이 넘치지 않으니 이참에 고군산군도 트레킹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고창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로 올라가는 경로 상에 있는 군산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격이니 별다른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직선으로 쭉 뻗은 새만금방조제와 주탑이 인상적인 고군산대교를 지나서 무녀도와 선유도를 잇는..

국내트레킹 2025.02.17

고창 할매바위 - 2024년 2월 15일(토)

남도라서 서울보다는 좀 더 포근할줄 알았다. 하지만 흐린 날씨 속의 할매바위는 종일토록 쌀쌀하기 그지 없었다. 새벽 5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오전 10시 30분 무렵부터 할매바위 암벽에 붙을 수 있었다. 좌벽의 쉬운 루트를 오르는 것으로 몸을 풀어보는데, 처음엔 손을 호호 불면서 등반할 정도로 손이 시려웠다. 가끔씩 초크백에 담은 핫팩을 만지면서 올라야 했다. 오전에 6개 루트에서 부지런히 매달렸다. 추워서 등반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오랜만의 할매바위 나들이임에도 불구하고 등반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지는 않았다. 점심 직후엔 산책 삼아 처음으로 할매바위 정상을 다녀왔다. 북향의 주변 산하엔 아직까지 잔설이 남아 있었다. 오후에도 완력을 요하는 오버행 루트엔 붙지 않았다. 직벽 루트에서 네 차례 오..